27일 서울 마포구 홍대 상상마당에서 열린 셧다운제에 반대하는 토론회에 참석한 이병찬 변호사는 셧다운제 법사위 통과에 힘을 실어준 게임이 범죄를 부추긴다는 시각에 반대되는 논리를 펼쳤다.
이 변호사는 게임이 원인으로 몰린 수많은 폐륜 사건을 언급하며 과연 게임이 이러한 범죄들을 일으켰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 펜실베니아대학교 로런스 셔먼 교수의 발표 자료를 언급하면서, 1993년부터 1990년대 말까지 미국에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이 퍼지면서 오히려 청소년 범죄가 과거보다 2/3로 줄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 법무부 요청으로 하버드 의과대학 로랜스 커트너 박사와 셰릴 올슨 박사가 2004년부터 2년에 걸쳐 1200명의 아동과 500명의 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디오 게임의 폭력성이 아동들에게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연구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번번히 국회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했던 셧다운제가 지난 4월 20일 법사위를 통과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지난해부터 발생한 폐륜 범죄로 여론이 움직였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는 이러한 부분을 부각시키며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을 막기 위해 셧다운제를 반드시 실시돼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 변호사가 제시한 자료들을 보면, ‘게임 중독이 범죄를 부추기고 이를 막기 위해 셧다운제가 필요하다’는 여가부의 논리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외에도 이병찬 변호사는 셧다운제의 헌법적 문제점을 지적했다. 셧다운제 자체가 청소년의 행복추구권의 일종인 ‘게임을 할 권리’과 ‘인격의 자유로운 발현권’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193년 5월 헌법재판소가 18세 미만자의 당구장 출입을 막은 체육시설 이용시행규칙이 청소년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해 위헌판결을 내린 것을 예를 들어, 셧다운제 역시 게임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게임과 관련된 직업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게임을 주요 대상으로 한 셧다운제는 온라인 게임업체의 평등권을 침해하고, 법 적용이 국내업체에 한정돼 국내 게임업체에만 피해를 준다고 지적했다. 또한 게임을 시키든 공부를 시키든 그러한 부분은 부모가 자녀를 훈육하는 방식은 부모의 교육권을 침해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는 ‘실효성, 위헌성 논란에 빠진 셧다운제에 대한 제언’이란 주제로 열렸으며, 이병찬 변호사와 김민규 아주대 교수, 김종득 게임 개발자, 청소년 ‘검은빛’이 패널로 참석했다. 또한 게임 과몰입에 빠진 자녀를 둔 김혜정 학부모도 참석해 주목을 끌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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