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과 PC방이 ‘서든어택’ 요금제를 놓고 대립하고 있다. CJ넷마블로부터 ‘서든어택’ 사업권을 넘겨받은 넥슨이 오는 9월 1일부터 요금제를 기존 정액제에서 정량제로 변경한다고 발표하자, PC방 업주들이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25일 PC방협동조합 최승재 이사장은 “넥슨이 고객인 PC방 업주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서든어택’ 요금제를 정액제에서 정량제로 바꾸려고 하고 있다”며 “이는 우월적 지휘를 이용한 폭력으로 조합은 정량제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 불매운동이 실패로 돌아간 것을 아는 조합측은 이번에는 정치권을 이용해 넥슨을 압박하겠다는 입장이다. 중소기업청 산하 소상공인협회에 소속된 조합은 24일 국회의원들을 만나 PC방 업계의 어려움을 전달했으며, 국회의원들은 문화부로 관련 내용을 문의하기도 했다.
최 이사장은 “넥슨이 PC방 업주들의 여론을 수렴했다고는 하나 그 방식이 객관적이지도 못했고, 표본마저도 의심스럽다”며, “서든어택 정액제를 폐지하는 것은 수익을 극대화 하려는 술수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넥슨을 비난했다.
갈등은 넥슨이 CJ넷마블로부터 ‘서든어택’ 서비스권을 이관하면서 시작됐다. CJ넷마블은 PC방에 IP 한 대당 한 달에 15만 6000원을 부과하는 정액 요금제를 실시해 왔다. 하지만 서비스권을 이관 받은 넥슨이 9월 1일부터 정액제에서 정량제로 요금제를 변경할 뜻을 내비치면서 PC방 업주들의 반발을 샀다.
정액제는 이용량과 상관없이 정해진 비용만 내면 되지만 정량제는 사용한만큼 요금을 내야 한다. PC방에서 인기가 많은 ‘서든어택’은 사용량이 많으므로 그만큼 과금이 더 될 것이라는 게 조합측 주장이다.
최 이사장은 “넥슨은 자사 상품이 통합 정량제이기 때문에 ‘서든어택’도 여기에 묶어 정량제로 판매한다고 말하지만, ‘던전앤파이터’(던파)의 경우 정액제로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며, “만약 넥슨이 PC방을 동반자로 생각한다면 ‘던파’처럼 ‘서든어택’도 정액제 상품을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넥슨의 입장은 다르다. 쓴 만큼 비용을 부과하는 정량제야 말로 합리적인 요금제이며, 소규모 PC방 업주들에게 오히려 이익이 된다는 주장이다. 또한 ‘던파’는 넥슨에 서비스권이 이관되기 전에도 단일 정액요금제를 사용해 왔기에 혼란을 줄이기 위해 그 정책을 유지했지만, ‘서든어택’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넥슨 관계자는 “CJ넷마블의 PC방 ‘서든어택’의 요금제는 넷마블 게임들을 묶어 판매하는 방식의 통합 정액 요금제였다”며, “사업권한을 넘겨받은 후 ‘서든어택’만 별도로 넷마블에서 분리가 되었기에 새롭게 요금제를 검토할 필요성이 있어 업주 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 정량제를 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또 이 관계자는 “정량 요금제는 사용한만큼 내는 합리적인 요금제로, 이를 통해 대다수의 중소형 매장의 경우 요금부담이 완화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며, “특히 비수기와 성수기간 사용시간의 차이가 많은 상황에서 정액제보다 정량제 요금제가 합리적일 수 밖에 없고 또한 매장 환경에 따라 영업을 잠시 중단할 경우 시간이 소진되지 않고 과금도 되지 않기 때문에 업주의 부담이 줄어든다”고 덧붙였다.
정량제로 대형 PC방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상용화 이후 1년간 매월 각 PC방별 서든어택 유료 사용량을 집계하여, 요금 추가 부담 정도에 따라 최대 70%의 페이백 혜택을 제공할 예정”이라며, “이는 시간당 과금 단가가 200원 이하 수준으로 낮춰지는 효과로, PC방 점유율 상위 10개 게임 중 가장 저렴한 수준이며 이와 함께 VIP 매장을 별도로 추가 선정하여 특별한 Gift를 제공해드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이 요금제로 대립한 것은 지난 2005년 6월 이후 두 번째. 당시 넥슨이 통합 정량 요금제를 도입하자 PC방 업주들은 넥슨 본사로 몰려가 항의시위를 벌였고 불매 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