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는 게임 흥행과 상관없이 퍼블리셔가 개발업체게 지불해야 하는 일종의 계약금. MG 금액은 퍼블리셔가 게임의 흥행 실패에 따른 책임을 어느 정도 질 것인가를 정하는 수단이다.
따라서 MG가 높으면 높을수록 퍼블리셔에게는 부담이다. 퍼블리셔는 마케팅비와 운영비도 지출해야 하기때문이다. 게임이 흥행하면 상관없지만 실패하면 손실폭이 커질 수 밖에 없다. 게임이 실패한 책임을 전적으로 퍼블리셔에게만 돌릴 수 없기 때문에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MG 금액을 줄이려고 한다.
퍼블리셔가 로열티를 7대 3으로 3년간 계약했다고 가정했을 때, 만약 MG 300억원을 EA가 요구한다면 국내 업체 입장에서는 MG를 만회하기 위해서 매년 100억원씩, 매달 약 10억원을 매출을 더 올려야 한다.
해당 게임이 어느 정도 가치를 가질 지는 산정하기 어렵지만 퍼블리셔 입장에서는 3년 동안 매달 10억원의 손실을 기본으로 하는 것이다. ‘피파2’의 국내 최고 분기 매출은 약 270억원. 산술적으로 매달 90억원을 벌어들이고 있고, 이 가운데 적어도 30억원이 로열티로 지불된다.
'피파3'가 비슷한 실적을 올릴 것이라고 가정하면 90억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EA가 챙기는 셈이다. 마케팅 비용은 물론 서버 회선 등 하드웨어 비용, 운영 비용 등은 모두 국내 퍼블리셔에게 떠넘긴 채 말이다.
통상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한 총비용은 전체 매출의 50% 안팎이다. MG가 300억원대가 되면 국내 퍼블리셔는 매출불리기에만 유리할 뿐 실익을 챙기기 어렵다는 계산이 나올 수 밖에 없다. ‘피파3’가 전작보다 더 흥행하는 것 말고는 별다른 타개책이 없다.
이 때문에 그동안 국내에서 서비스된 대작 게임이라 하더라도 MG 최고금액이 100억원을 넘은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최근 외신보도도 EA가 ‘피파’라는 IP를 무기로 국내 게임업체들로부터 '현금 땡기기'에 나섰다는 해석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실적이 악화된 EA가 ‘피파3’로 한 몫 단단히 잡으려는 심산이라는 분석이다. 부담할 능력이 있는 회사와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배짱’을 부리고 있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협상 파트너를 기존 네오위즈게임즈뿐아니라 엔씨와 넥슨까지 끌였다면 적어도 MG 300억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며 "EA가 손해를 안 보겠다는 차원을 넘어선 것”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퍼블리셔들도 엄청 부담이 되는 조건이지만 ‘피파3’라는 타이틀이 너무 매력적이어서 고민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EA와 협상 테이블에 앉아있는 엔씨, 넥슨 등은 모두 사실 확인을 거부했다. MG와 관련해 EA측은 “협상과 관련된 내용은 비밀유지계약이 돼 있기 때문에 공개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외국계 회사가 유명 IP를 앞세워 국내 업체들을 ‘줄 세운’ 경우는 과거에도 있었다. 비벤디는 ‘워크래프트3’ 확장팩을 원본 유통사인 한빛소프트에 주지 않고 손오공과 계약했고, 이로 인해 손오공은 막대한 피해를 입은 바 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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