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은 2008년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 개발업체인 네오플은 인수했다. 당시 ‘던파’는 국내에서 인기 있는 RPG였지만 중국은 막 진출한 상황이었다. 김정주 대표는 네오플 인수에 환율을 포함해 약 4000억원 가량을 투자했지만 인수가격이 높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네오플 인수는 1년 만에 다른 평가를 받았다. 중국에서 ‘던파’가 국민게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엄청난 로열티 수입을 넥슨에 안긴 것이다. 2009년부터 지금까지 ‘던파’는 평균 1000억원 연매출을 올렸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내년이면 네오플 인수가를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을 정도다.
김정주 대표의 성공적인 두 번째 M&A는 엔도어즈 인수다. 엔도어즈는 이후 ‘불멸온라인’으로 매출이 껑충 뛰면서 넥슨 사업의 한 축을 맡고 있다. 무엇보다 엔도어즈 인수에서 주목할 점은 상업성을 갖춘 김태곤 상무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정상원 부사장의 이탈로 개발자들을 아우를 수 있는 CTO급 인사가 필요했다. 자체 개발한 게임들이 번번히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것이 개발력을 집중시키지 못한 결과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를 엔도어즈 인수함으로써 추가 매출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개발력까지 흡수하게 됐다.
마지막으로는 제이씨를 들 수 있다. 온라인게임 개발업체였던 제이씨는 넥슨이 인수했을 시점에 사내 동아리에서 만든 스마트폰게임 ‘룰더스카이’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 게임은 월매출이 약 40억원에 근접하는 히트작이 됐다.
이 같은 사례를 아는 게임업계는 김정주 대표가 넥슨지분을 인수한 것이 ‘블소’ 흥행에 영향을 줄 것이라 믿고 있다. 물론 인수 시점에 우연적으로 대박이 터진 경우가 많지만, 이것 또한 시장을 읽을 수 있는 눈이라는 평가다.
만약 ‘블소’가 국내뿐 아니라 중국에서 성공한다면, 김정주 대표는 탁월한 M&A 감각을 다시금 입증하는 셈이다. ‘블소’는 오는 6월 21일 국내 서비스가 시작되며, 중국에서는 8월 비공개테스트가 진행된다. 김정주 대표가 다시금 ‘미다스의 손’인지를 입증하는 것은 올해 중으로 판가름 날 것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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