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게임 시장이 최근 달라지고 있다. 불법 블랙마켓의 활성화로 시장성이 저평가되던 중국 시장이 최근 오픈마켓의 재편, 전자결제 수단이 단일화되면서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시장으로 탈바꿈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업체가 중국 스마트폰게임 시장에서 성과를 내려면 한시라도 빨리 시장에 진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열린 '중국 모바일게임 세미나'에서는 중국 스마트폰게임 시장의 환경과 전망, 진출 전략 등이 상세히 소개됐다. 중국의 스마트폰 이용자는 약 6억 명으로 이중 게임 이용자는 2억8700만 명이다. 국내 전체 인구인 5000만 명보다 6배 많은 중국인들이 스마트폰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이야기다.
발표자로 나선 김두일 네오윈게임즈 대표는 "중국 스마트폰게임 이용자는 연간 100% 이상 늘어나고 있다"며 "성장률도 웹게임, 온라인게임을 뛰어넘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지난 2000년대 초부터 중국에서 게임 사업을 전개한 현지 전문가.
◆불법 오픈마켓 재편, 전자결제 수단 단일화됐다
음지에 머물렀던 중국 스마트폰게임 시장이 각광받기 시작한 데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우후죽순 난립하던 불법 오픈마켓들이 재편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중국에서도 애플의 앱스토어와 수많은 안드로이드 OS 기반 오픈마켓들이 존재한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중국도 구글 안드로이드 오픈마켓이 90%를 점유하고 있다. 단 구글 플레이는 없으며 이동통신사, 스마트폰 제조사, 인터넷 포털이 운영하는 형태로 구분된다.
여기서 인터넷 포털 업체들이 운영하는 '제 3자 마켓'들이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이른바 블랙마켓으로 불리우는 불법 오픈마켓들도 이에 해당된다. 줄잡아 수백 개에 이르던 이들 제 3자 마켓은 최근 인수, 기업합병 등 과정을 거쳐 10여 개 정도로 압축됐다는 것이 전문가의 설명이다. 중국 전문 미디어 두두차이나의 김선우 대표는 "마켓이 재편되면 콘텐츠를 공급하는 개발사 입장에서 마케팅 및 CS 과정이 한결 수월해진다"며 "중국 오픈마켓이 안정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자결제 수단 알리페이가 중국에서 대중화되면서 이를 차용한 안드로이드 기반 오픈마켓이 크게 늘어났다는 점도 주목된다. 중국 스마트폰게임 시장의 앱결제수단이 점차 단일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저조하던 오픈마켓 결제율이 늘어나면서 업체들이 의미있는 매출을 거두기 시작했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전에 중국에 진출한 국내 업체는 수백 개에 달하는 오픈마켓들의 각기 다른 앱결제 방식을 일일히 대응해야 했지만 지금은 그런 문제가 대부분 해소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복잡한 앱결제 과정 때문에 기대 매출이 낮게 평가되던 이동통신사 오픈마켓들도 지난 5월 17일 인앱결제 시스템을 공동 도입키로 결정하면서 앱결제율이 대폭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텐센트 위챗 파급력 클 듯…'반 텐센트' 동맹도 결성
중국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이 곧 게임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사실도 중국 스마트폰게임 시장 전망을 밝게 한다. 앞서 지난 해 7월 론칭한 카카오톡 게임하기가 국내 스마트폰게임 시장을 재편했듯 가입자 3억3000만 명을 보유한 위챗이 게임하기를 서비스할 경우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압도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6월 중 텐센트가 위챗에 게임 서비스를 탑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두일 대표는 "올해 위챗 게임 서비스가 출시된다면 최대 40% 수준까지 현지 시장을 점유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위챗의 시장 점유 속도보다 중국 스마트폰게임 시장의 성장 속도가 훨씬 빠른만큼 텐센트와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간 경쟁은 여전히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텐센트의 위챗이 시장을 독식할까 우려한 기존 오픈마켓 사업자들이 '반 텐센트' 동맹을 형성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360, 91, 추콩 등 가입자 2억 명 이상을 보유한 메이저급 현지 오픈마켓 사업자들은 최근 각사가 보유한 이용자풀을 하나로 모으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적으로는 텐센트에 뒤지지만 세 사업자가 모이면 위챗만큼의 파급력이 생길 것이라는 계산에 따른 것이다.
김두일 대표는 "한국 게임은 여전히 중국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중국에 진출할 뜻이 있는 업체라면 가급적 빠르게 시장에 도전하길 권한다. 중국 스마트폰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어 국내에서 현지 시장을 완벽히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한 "국내 대형 업체라면 중국 업체들과 동등하게 협상할 수 있지만 중소 업체의 경우 불리한 계약 조건에 당하기 쉽다"며 "중국 시장에 경험이 많은 협력사와 함께 가는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