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업체 게임빌이 경쟁사 컴투스 인수 소식에 대한 충격이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업계 반응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 4일 게임빌이 컴투스 이영일 부사장 및 특수관계인 9인이 보유한 지분 21.37%를 7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SNS와 게임업계에서는 숱한 평가가 오갔다. 박지영·이영일 부부 경영인의 '엑시트'(exit) 여부는 물론 인수 배경 및 향방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의견들이 나왔다.

이 중 가장 '뜨거운 감자'는 박지영·이영일 부부의 '엑시트' 여부. 한 모바일게임 업체 대표는 "이건 부부 경영인의 엑시트로 봐야한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며 비판했다. 김정률 전 그라비티 회장, 허민 전 네오플 대표의 사례처럼 박지영 대표 내외 역시 게임업계를 떠난 사례로 남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론도 이어졌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지난 십수년간 모바일게임 업계를 일궈온 박지영 대표 내외의 이번 결정을 섣불리 폄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박지영 대표의 향후 거취가 아직 밝혀지지 않은만큼 현 시점에서 '엑시트' 여부를 확정짓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 대표 내외가 이후에도 회사 경영을 유지할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고 또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 700억원을 다시 게임업계에 재투자할 가능성 또한 남아있기 때문.

게임빌·컴투스가 각자 가꿔오던 글로벌 모바일 플랫폼들의 향방에 대한 의견도 있었다. 최종신 전 바른손크리에이티브 대표는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해외를 포함해 양사가 각각 추진하던 컴투스 허브와 게임빌 서클이 각자의 독자 노선을 가져가지 못하게 됐다는 점"이라며 "카카오 게임하기에 이어 개발사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개방 플랫폼으로 발전할 수 있는 역량있는 후보였기 때문"이라고 아쉬워 했다.

게임빌 서클과 컴투스 허브는 각각 2억8000만명, 4000만명에 이르는 회원을 보유 중인 모바일게임 플랫폼들로 이번 인수 이후 양사의 플랫폼이 단일화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이번 인수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각 역시 엇갈린다. 메리츠증권의 김동희 연구원은 "단기 실적 이슈보다는 전략의 방향성 관점에서 긍정적이다"며 "자체 확장보다는 규모있는 M&A가 국내외에서 빠른 시일 내에 시장 지위를 확보하는 방법"이라며 게임빌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유진투자증권의 박진영 연구원은 "경영진 교체로 인해 컴투스 핵심 개발 인력 이탈 가능성이 제기된다"며 "양사의 중장기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으나 실적 하락 우려를 단기간내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