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전해진 '4대 중독예방 관련 법률 공청회 계획'을 살펴보면 남경필 협회장은 오는 31일 국회 의원회관 제2 세미나실에서 열릴 공청회에서 황우여 원내대표와 신의진 의원과 함께 나란히 축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K-IDEA는 "(남경필 협회장이)게임업계를 대변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게임업계는 남경필 협회장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아주길 바라고 있다.
남경필 협회장이 '축사'를 맡는 쪽으로 한 걸음 물러남에 따라 공청회에서 게임산업계의 입장을 대변할 토론자는 현재 전무해졌다. '친' 게임 토론자로 이수명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장과 최승재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협동조합 이사장,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3인이 참여할 예정이나 산업계의 목소리를 오롯이 전달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와 PC방, 학계를 대변하는 토론자가 공청회에 참석하는데 반해 정작 가장 중요한 게임산업 종사자는 누락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
반면 공청회에 참석할 '반' 게임 토론자의 진용은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최근 게임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작업을 추진 중인 최영현 보건복지부 보건복지의료실장을 비롯한 보건복지부 인사 두 명이 참석하고, 이들과 공조 중인 정신의학과 교수 두 명도 함께 한다. 토론회를 이끌 좌장 또한 김경희 정신간호사회 회장과 기선완 인천성모병원 정신과 교수로 새누리가 추진 중인 '중독법'에 학계 논리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열린 토론회에서 "우리 아이들이 게임 때문에 죽어가고 있어요"라는 망언만 남기고 홀연히 자리를 비운 김민선 아이건강국민연대 사무국장도 이번 공청회에 참여한다. 단순히 숫자만 비교해봐도 '친' 게임 토론자가 밀린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새누리는 이번 공청회 이후 '중독법' 추진을 위해 매진한다는 계획이다.
남경필 협회장은 5선 중진 의원으로 올초 취임 당시 정부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추진하는 게임 규제를 막는 방파제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아왔다. 게임산업에 대한 정부 여당의 인식을 개선하고 규제 대신 진흥책을 추진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남경필 협회장은 이후 소극적인 행보를 지속하고, 업계 향방을 가를 이번 공청회조차 방관하는 모습을 보이자 게임업계는 극렬히 반발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정부 여당이 게임을 4대 중독에 포함시키려는 지금 이때가 바로 남경필 협회장이 전력투구해야할 시점"이라며 "지금까지의 소극적인 행보는 버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업계 의견을 대변해 주시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데일리게임 문영수 기자 mj@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