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한국 지역 대리인인 그래텍이 온게임넷과 MBC게임에 소송 압박을 가하고 있다.
블리자드와 그래텍은 지난달 28일 MBC 플러스 미디어(이하 MBC게임)에 법적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3일 온게임네트워크(이하 온게임넷)에도 소송장을 보냈다고 발표했다. 소송을 통해 지적재산권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겠다는 것이 블리자드와 그래텍의 입장이지만 게임 방송사를 압박해 자신들의 요구 사항을 관철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블리자드와 그래텍은 지난 5월 블리자드가 생산한 게임에대한 한국의 e스포츠 대회 및 방송, 중계에 관한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게임 방송사에 대한 지재권 요구를 계속했고 온게임넷과는 협의를 통해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시즌2를 1억원에 방송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개시된 프로리그 10-11 시즌과 스타리그, MSL과 관련해서는 협상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데일리e스포츠가 확보한 내용증명에 따르면 그래텍은 게임방송사마다 1년에 방송권으로만 3억원을 받아내려한 것이 드러났다. 그래텍이 리그 개막 직전 보낸 내용증명을 보면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주최하는 스타크래프트 개인리그에 시즌별로 1억원씩을 요구했다. 해마다 평균 세 번의 리그가 운영되어 온 점을 미뤄보면 한 방송사마다 3억원을 내야만 스타크래프트 개인리그에 대한 권리를 주겠다는 뜻이다. 또 중계 방송의 부산물인 VOD 수익이나 기타 수입의 경우에도 5대5로 나눠가져야 한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블리자드의 한국측 대리인인 그래텍과 한국e스포츠협회와 방송사들은 협상 테이블에 7~8번이나 앉아 현안에 대한 격차를 좁히려 노력했다. 협회 협상단은 프로리그는 물론 스타리그, MSL을 포함해 1년에 3~5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제안하면서 합의를 이끌어내려 했지만 블리자드와 그래텍측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리그가 본격적으로 개막하고 난 뒤에도 미국에 한국 기자들을 초청, 소송을 걸겠다는 의지를 밝혔고 10월말 법원에 소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블리자드와 그래텍은 게임 방송사에게 무리한 내용을 담은 내용증명을 보낸 뒤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통해 2차 압박을 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e스포츠 업계 관계자는 "방송사를 장악하지 못하면 블리자드와 그래텍이 함께 꾸리고 있는 스타크래프트2 리그의 흥행이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소송을 통해 자기들의 뜻을 관철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MBC게임은 지난 5일 블리자드가 보낸 저작권 침해 중지 소송장을 받았고 법무 법인과 함께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thenam@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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