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와 대리인 그래텍이 한국의 대표적인 케이블 게임 채널인 온게임넷과 MBC게임에 모두 소송을 제기하면서 파문이 예상되는 가운데 방송중지가처분신청이 아니라 소송을 먼저 제기한 이유에 대해 궁금증이 일고 있다.
블리자드는 3일 온게임네트워크(이하 온게임넷)을 대상으로 스타크래프트에 대한 저작권 침해 및 무단 사용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 1일 케이블 게임 방송사인 MBC게임에 지난달 28일 이와 같은 내용으로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힌 뒤 두 번째다.
통상적으로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침해 소송을 제기할 경우 기본적으로는 피해 구제를 위해 가처분 소송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지만 블리자드는 온게임넷과 MBC게임에 가처분 신청을 하지 않고 곧바로 소송을 제기했다.
블리자드가 법정으로 바로 가겠다고 선포한 이유에 대해 그동안 온게임넷이나 MBC게임과의 관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온게임넷과 MBC게임은 지난 10년 동안 스타크래프트 관련 리그를 방송으로 제작, 중계해왔다. 블리자드의 라인업에 스타크래프트 밖에 없는 상황에서 한국이 e스포츠라는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 패키지가 국내에서 600만장 이상 팔리는데 기여했기 때문. 리그가 흥행되는 동안 블리자드는 온게임넷이나 MBC게임에 지적재산권을 요구한 적이 없었기에 방송중지가처분신청을 먼저 낼 경우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블리자드는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개인리그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아무런 불만의 의견을 내지 않았다. 2004년 한국을 방문한 블리자드의 고위 관계자 빌로퍼는 "게임을 만든 것은 개발자이지만 경기 내용을 통해 선수들이 업그레이드시켜 만족스럽다"고 말하는 등 리그 흥행이 블리자드가 스타크래프트를 판매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발언을 한 적도 있다.
개인리그와 프로리그에 대해 지적재산권을 요구하지 않던 블리자드는 2007년 한국e스포츠협회가 중계권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자 뒤늦게 지적재산권을 요구하고 나섰고 관련 협상을 진행하다 2010년초 협상의 여지가 없다고 먼저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일반적으로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경우 소송에 대한 압박이 의미가 없어질 수 있고 향후 재판에서도 불리한 요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가처분신청을 하지 않고 소송에 들어간 것에 대해 블리자드측은 "법률변호사 자문을 받아서 진행했다"라는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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