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회사에서 한 과(부서)의 업무나 직원을 감독하는 직책 또는 직책을 맡고 있는 책임자를 '과장(課長)'이라 한다. 글자 그대로 과의 책임자를 뜻하는 말이다. 직원이나 회사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다른 말로 팀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과장이란 직책은 사원, 대리를 거쳐 일정 경력과 업무력을 바탕으로 승진하는 케이스가 일반적이다. 간혹 중간 과정없이 경력과 능력을 인정 받아 과장으로 회사 생활을 하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에는 동종업계 출신이거나, 관련 업무 등을 통한 유경험자들이 대부분이다. 데일리게임이 만난 퍼블리싱 사업팀 나승균(31) 과장도 동종업계에게 능력을 인정받아 과장으로 합류한 케이스다. 그는 "업무에서 직책과 책임감은 일맥상통하는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안녕하십니까. 넥슨 퍼블리싱 사업부에서 마케팅 및 기업 홍보 등을 담당하고 있는 나승균 과장입니다. 어느덧 게임업계 경력만 9년이 다 되가네요. 넥슨과 함께한지는 2년6개월이라는 시간이 흐른 것 같습니다."
나승균 과장이 처음 직장생활을 시작한 나이는 22살. 업계 경력만 9년차를 넘겼다. 나승균 과장은 작은 개발사에서 개발과 사업 PM 등의 업무를 거치며, 2008년 넥슨에 합류했다. 그가 맡은 직업은 사업 PM으로 개발사와 향후 방향성 등을 협의하고 마케팅과 게임의 전반적인 로드맵을 그리는 것이 주업무다.
"직업 특성상 마케팅을 하는 것이 주업무이긴 하나 최근에는 여러방면으로 다양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사업 PM을 담당하기 전에는 작은 개발사에서 게임 개발에도 직접 참여했습니다. 당시 '요리조리1호점'이란 게임을 개발하며 시간가는 줄 모르고 지냈죠. 지금도 야근을 많이 하는 편이지만 개발자로 있을 때는 낮과 밤을 구분 없이 살았던 것 같네요."
나승균 과장의 고민은 마케팅 진행 중에 예산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고 한다. 나 과장은 올 초 넥슨의 인기 게임에 유명 연예인을 연계한 프로모션을 진행했었다. 그러나 턱 없이 부족한 예산과 단계적인 벽에 부딪치며, 기획 자체를 전면 수정하는 과정을 겪었다고 한다.
"마케팅이란 것이 생각대로만 흘러간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지난 연예인 사건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기획들이 진행 도중에 수정되는 경우가 상당합니다. 하지만 업무 특성상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것이니 감수하고 진행해야죠.
나승균 과장은 올해 초 분당에서 역삼동으로 거처를 옮겼다. 반복되는 야근과 쌓여가는 업무로 출퇴근 시간도 줄이자는 것이 그가 찾을 수 있는 해답이었다고 한다. 나 과장은 자신이 맡은 업무 뿐만아니라 일에 대한 욕심이 상당했다. 그는 "앞으로도 향후 몇년 간은 게임업계에 근무할 생각입니다. 게임을 좋아해서 시작한 일이 어느덧 제 삶을 변화시킨 것 같네요"라며 행복한 웃음을 지었다.
나승균 과장에게 지난 계단 인터뷰를 통해 만났던 윈디소프트 이유리 대리의 질문을 전달했다. 이유리 대리는 첫 질문으로 '근무시간 외에는 주로 어떤 일을 하는지'를 물었다. 돌아온 답변은 너무도 간단했다. 과장도 사람인지라 특별한 취미는 없다는 것. 허탈한 웃음만 나올 뿐이었다.
질문을 넘겼다. 과장이란 직책과 가장 가까운 사람은 대리다. 통상 대리들은 과장의 업무를 덜어주거나, 공통된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나 과장은 업무를 진행할 때 눈치 빠른 직원이 최고라 전한다. 일 잘하는 것은 기본 베이스로 눈치 빠른 사람이 일도 더 잘한다는 뜻이다.
"사소한 경우지만 식사를 하거나, 차를 탈 때 등 윗사람에게 기본적인 예절을 지키지 못하는 직원들이 수두룩합니다. 일일히 이야기 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런 직원들을 볼 때는 답답한 생각만 듭니다. 그렇다고 지적해주자니 오해 받을까봐 이야기도 못 꺼내겠고, 눈치 빠른 직원들이 스스로 판단하길 바랍니다."
넥슨의 경우 올해 3월부터 직급이 도입됐다. 형, 동생, 누나란 호칭으로 직원들간 친목을 중시했던 넥슨에서 사외 업무에 대한 불편함을 해소하고자 직급을 도입한 것이다. 나 과장에 따르면 불과 얼마 전까지만해도 형이라 부르던 동료들이 지금은 과장님이란 호칭을 사용해서 불편함도 따른다고 한다.
"사실 외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입장에서 직급이 없으면 상대방과의 소통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습니다. 그동안 'PM님' 등으로 불리다가 호칭이 생기고 나니 많은 것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사내에서는 저를 과장님이라 부르기보다 형, 동생으로 지내는 분들이 많습니다. 조직 문화도 중요하지만 함께 어울려서 고생하고 살아가는 공동체 속에서 직급을 앞세워 딱딱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나승균 과장은 어렸을 적부터 게임을 좋아하고 즐겨했다고 한다. 그는 커다란 틀을 가진 게임산업 속에서 자신이 직접 마케팅 업무를 진행하며 이슈화 시킨다는 사실이 행복 그 자체라고 말한다. 나 과장은 직책이 올라갈 수록 많은 업무가 할당되는 것도 당연하게 생각한다. 대기업의 경우 직급이 올라갈 수록 아랫사람에게 업무가 분산되기 마련이지만, 일반적인 회사의 경우 반비례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저에게 인사권이 주어진다면 앞서 이야기 드렸지만, 눈치 빠른 사람을 선호합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눈치는 많은 뜻이 포괄되어 있습니다. 또 어떤 상황이나 장소든 쉽게 적응하고 자신의 일을 스스로 찾아내는 인재라면 언제든지 환영입니다."
"반대로 상사의 눈치를 보는 직원들은 정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직원들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직원들의 특징이 자신의 일만 해내면 끝이라고 생각하고, 조직생활에 한 발짝 물러서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윗사람을 섬길 줄 알고, 조직문화에 적응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봅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나승균 과장에게 계단 인터뷰의 필수 질문 윗 상사(차장)에게 궁금한 질문을 물었다. 나 과장은 '항상 자리를 비우시는데 어디를 가시는지', '직책수당은 따로 있는지', '차장으로서 받는 스트레스', '사내에서 공유되는 비밀 사항은 얼마나 많은지' 등 다양한 질문을 꼽았다. 이러한 질문들은 다음 계단 인터뷰에서 만나게 될 모 차장에게 물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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