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1월11일, 데일리게임이 창간한 이후 수많은 게임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져갔습니다. 저마다 자신만의 장점을 내세워 게이머들에게 어필하려 했지만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는 게임은 불과 10개도 채 되지 않는 수준입니다.
이제는 예전처럼 1등부터 10등까지가 모두 행복한 시대가 아니란 소리죠. 각 장르별 1위, 최소한 2위까지는 올라서야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르별 경쟁도 무척 치열합니다.
데일리게임은 지난 2년동안 새롭게 등장한 신작 게임들 가운데 장르를 대표할 수 있을 정도로 성공한 게임들을 정리했습니다. 장르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크게 MMORPG, 슈팅게임(FPS, TPS 등 포함), MORPG, 스포츠, 그리고 시뮬레이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꾸준한 인기 장르 MMORPG=아이온
MMORPG라는 장르는 지난 1997년 '바람의나라'가 처음 등장한 이후 꾸준하게 사랑을 받고 있는 장르입니다. 대표작만 해도 '리니지', '라그나로크', '뮤' 등 내노라하는 작품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죠.
공교롭게도 데일리게임의 창간일인 2008년 11월11일. 한국 MMORPG 역사에 한 획을 그을 게임이 등장했습니다. 첫 등장 이후 지금까지 줄곧 PC방 점유율 순위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바로 그 게임. '아이온'입니다.
'아이온'은 데일리게임과 생일이 같습니다. '아이온'이 오픈을 하루만 더 일찍 했어도 기자는 지금 머리를 싸매고 고심했을 것입니다. '아이온'이 순위에서 빠진다면 과연 MMORPG 대표작을 무엇으로 선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이겠죠.
그만큼 지난 2년간 '아이온'은 MMORPG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습니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리니지2'에 이어 '아이온'까지 대히트시키면서 명실상부한 MMORPG 명가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고 엄청난 매출을 기록했으며 주가도 2만원대에서 25만원대로 10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아이온'의 누적 매출액만 무려 4583억원에 달합니다.
누구도 MMORPG의 대표작이 '아이온'임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나마 명함을 내밀 수 있을만한 게임으로는 '세븐소울즈'나 '아르고' 정도가 있겠으나 '아이온' 앞에서 과연 명함을 꺼낼수나 있을지 궁금하네요.
◆통쾌한 손맛은 역시 슈팅게임=버블파이터
슈팅게임은 주로 남성들에게 각광받는 장르입니다. FPS게임으로 대표되는 슈팅게임은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아바', '카운터스트라이크온라인' 등의 게임들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다른 후발주자들에게 빈틈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서든-스포-아바-카스'의 벽이 너무 높아서일까요? 지난 2년간 주목받을만한 슈팅게임은 찾아보기 힘듭니다. 특히 밀리터리 FPS 슈팅게임 같은 경우는 시장에 나온 게임들이 대부분 실패했습니다. 내년에 등장할 게임들이 더 기대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넥슨의 '버블파이터'는 남성들의 전유물로 느껴졌던 슈팅게임 시장에서 의미있는 성적표를 거둔 게임입니다. '버블파이터'는 귀엽고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물총으로 싸우는 슈팅게임이죠. 넥슨의 대표 캐릭터인 다오, 배찌 등이 등장합니다.
'버블파이터'는 슈팅게임은 어렵고 잔인하고 힘들다는 편견을 제대로 깨준 게임입니다. 지금도 동시 접속자 수 1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저연령층 게이머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슈팅게임에서는 이례적으로 여성 사용자의 비중이 높습니다. 10대 20대 사용자 분포를 보면 여성 사용자가 40%에 달합니다. 기존 FPS게임들의 여성 사용자 비율인 20%보다 두배나 많은 수치죠.
PC방 점유율 순위도 상위권입니다. 게임트릭스 기준 꾸준히 30위권을 유지하고 있죠. 넥슨도 좀비모드 등의 꾸준한 업데이트로 회사의 대표게임으로 성장시키고 있습니다.
'버블파이터' 외에도 '배틀필드온라인','어나더데이', '메탈레이지' 등의 슈팅게임들이 명함을 내밀수도 있겠지만 모두 서비스 초반에만 반짝 흥행했을뿐 그 여세를 몰아가지 못했습니다.
◆게임을 통한 대리만족 스포츠게임=프로야구매니저
스포츠게임은 온라인으로 성공할 수 없다는 속설이 있던 장르지만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농구게임 '프리스타일'의 흥행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은 장르입니다. 이후 축구, 야구 등 인기 스포츠는 온라인게임으로도 큰 흥행을 거두며 게임업계의 쏠쏠한 매출원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온라인 스포츠게임의 경우 선점한 게임이 있으면 후발주자가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스포츠의 팬들이 게임으로 몰려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죠.
실제로 축구게임은 '피파온라인2', 농구게임은 '프리스타일', 야구게임은 '마구마구'와 '슬러거' 정도밖에 흥행작이 없습니다. 야구게임 가운데 흥행작이 두개라는 것도 의외지만 또다른 야구게임 '프로야구매니저'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는 것도 이해하기 힘드네요.
'프로야구매니저'는 월매출 15억원 정도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현재까지 약 100억원 정도를 엔트리브소프트에 안겨준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야구게임들이 직접 치고, 달리는 게임이라면 '프로야구매니저'는 전략을 짜는 게임입니다. 게이머가 직접 치고 달리지 않고 선수들을 기용하고 타선을 짜고 전략을 세우는 것이 전부입니다. 즉 구단주가 돼서 팀을 관리하는 방식의 게임이죠.
프로야구매니저의 흥행요소는 바로 '관리'에 있습니다. 직접 콘트롤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가 진행되면 인공지능 시뮬레이션을 통해 게임이 진행됩니다. 자동으로 진행되는 동안 사용자들은 다른 게임을 할 수 있습니다. 게이머들은 '프로야구매니저'를 즐기면서 다른 온라인 야구게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슬러거' 혹은 '마구마구'와 함께 하는 야구게임으로 '프로야구매니저'를 많이 인식하고 있습니다.
◆'스타' 하나로 인기 장르 10년 시뮬레이션=스타크래프트2
시뮬레이션 장르는 '스타크래프트'라는 이름 하나만으로 설명이 가능한 장르입니다. 10년 동안 국내 게임 시장의 핵심으로 군림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로 인해 더이상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를 모르는 사람은 없겠죠.
덕분에 지난 2년간 출시된 게임 가운데 대표적인 시뮬레이션 게임을 고르는 것도 무척 쉬웠습니다. 고민할 것도 없이 '스타크래프트'의 후속작 '스타크래프트2'를 꼽으면 그만이니까요.
'스타크래프트2'는 전작에 비해 훨씬 진일보한 그래픽과 변화된 스킬, 특화된 종족 특성 등으로 일찌감치 최대 기대작으로 꼽혀왔습니다.
물론 지금은 기대만큼 큰 파장을 일으키지 못하고 PC방 점유율 순위 10위(다른 게임이라면 대박이라고 추켜세웠겠지만 스타크래프트 후속작에게 10위는 초라한 순위임이 분명합니다) 주변을 맴돌고 있지만 다른 시뮬레이션 게임들에 비하면 월등히 좋은 순위입니다.
'스타크래프트2'를 제외한 시뮬레이션 장르 게임으로 '컴퍼니오브히어로즈온라인', '아발론', '로코' 등이 있지만 모두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네요.
◆지난 2년간 게임 업계 화두는 MORPG=마비노기영웅전
지난 2년간 게임업계의 화두는 MORPG였습니다. MMORPG는 '아이온'의 독주태세였고 FPS게임도 '서든-스포-아바-카스'의 4강 구도가 너무 심하게 굳어졌기 때문입니다.
MORPG는 '던전앤파이터'의 엄청난 흥행으로 각광받는 장르로 등장했고 많은 게임들이 '던파'를 대신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며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MORPG를 내놓는 게임업체들의 면면도 화려했죠. 넥슨, NHN 등 메이저 업체들이 게임을 연속해서 내놨습니다.
그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게임은 넥슨의 '마비노기영웅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비노기영웅전'은 '마비노기'를 개발했던 데브캣스튜디오의 야심작으로 개발기간만 4년이 투입된 대작입니다.
지난 1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마비노기영웅전'은 최고 동시 접속자 수 5만명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며 혜성같이 시장에 등장했습니다. 상용화 이후에도 꾸준히 사용자들의 접속이 이어져 넥슨의 매출에도 상당부분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비노기영웅전'의 인기가 시들해질때쯤, 넥슨은 XE라는 대규모 업데이트로 다시 한번 사용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서비스 10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비노기영웅전'은 PC방 점유율 순위 30위권을 지키고 있는 인기 게임입니다. 올해 강력한 게임대상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고 하네요.
'마비노기영웅전' 외에도 'C9', '드래곤네스트' 등의 경쟁자들이 있지만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느냐는 부분에서 '마비노기영웅전'을 따라잡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만약 이번 게임대상을 '마비노기영웅전'이 받는다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MORPG가 대상을 거머쥐게 되네요. 이제는 MORPG도 당당한 인기 장르로 자리매김했다는 증거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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