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중독에 빠져 딸 아이를 굶겨죽인 부부, 수억에 거래되는 게임 아이템, 리니지 현피 사건, 우주먹튀 리차드 개리엇의 황당한 소송...'
2010년 게임업계는 많은 사고와 논란으로 다사다난했던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데일리게임은 창간 2주년을 맞아 올 한해 있었던 '황당' 사건을 모아 정리해 봤습니다. 아래와 같은 일들이 다시는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며 올해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리니지 현피 사건, 게임서 욕했다고 실제 싸움까지…
엔씨소프트가 서비스하는 '리니지'에서 게임 내 갈등을 빚던 이용자들끼리 싸움을 벌이는 황당한 내용입니다.
지난 9월 게임 내 존재하는 파티(혈맹)에서 지방(목포와 대구)간 다툼이 생겼습니다. 온라인게임에서 파티, 길드 활동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분들이라면 이 대목에서 혈맹 간 싸움쯤이야 한 번쯤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공감할 수 있으실겁니다.
하지만 게임 내 다툼에서 분을 삭히지 못한 40대 게이머는 자신의 지인 10여명을 이끌고 대구의 PC방을 찾아 싸움이 났던 혈맹원 게이머와 지인들을 협박, 구타하며 적잖은 충격을 줬습니다.
이로 인해 한때 누리꾼들은 "나이도 많은데 싸움박질이냐", "무슨 생각으로 찾아갔는지 모르겠다", "현실과 게임을 구분 못하는 것 같다"는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출처:SBS
◆생후 3개월 딸아이를 굶겨 죽인 '게임중독 부부'
부모가 죽으면 땅에 묻지만,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만큼 자식사랑은 전 세계를 아우러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말입니다.
그러나 지난 3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 발생했습니다. 인터넷 게임 중독에 빠진 부부가 생후 3개월 된 딸을 상습적으로 방치, 굶어 죽게 한 혐의로 경찰에 입건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피의자 부부는 갓 태어난 딸을 혼자 안방에 놔둔 채 여느 때처럼 인근의 PC방으로 향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인터넷 온라인게임에 빠져 PC방에 한번 가면 아이를 지하단칸방에 내버려 둔 채 최소 6시간에서 12시간씩 게임을 상습적으로 즐겼다고 합니다. 결국 아기는 우유를 먹지 못한 탓에 밤새 배를 곪아 가며 심하게 울어 댔지만 누구 하나 돌봐주는 사람이 없었고, 급기야 바싹 마르게 굶어 죽게 된 것이죠.
더욱 충격적이었던 것은 피의자가 몰두했던 게임이 사이버 공간에서 캐릭터를 자신의 딸처럼 키우는 내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자신의 딸을 돌보지 못해 숨지게 했단 사실입니다.
◆한 시간 더 게임하면 성적이 하락된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지역 내 초등학생 5천명을 대상으로 학업성취도와 컴퓨터게임시간, 가정환경 등을 고려한 조사에서 게임을 하루 한 시간 더하는 초등학생이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국어, 영어, 수학 성적이 2.38점(100점 만점 기준)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또 컴퓨터 게임에 빠지는 학생이 대부분 남학생이다 보니, 여학생들이 남녀 공학 학교에 진학하는 것을 선호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같은 결과가 사실이라면, 하루에 게임을 4시간 이상 하게되면 무려 10점 가까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게임을 오래하면 성적하락 등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은 사실이나, 2.38점이란 숫자로 단정 짓기엔 억지가 따르는 것 같습니다.
◆'우주 먹튀' 리차드 개리엇, 엔씨 상대로 330억 '승소'
리차드 개리엇은 '울티마' 시리즈를 제작해 온라인게임 업계에 전설적인 개발자로 꼽히는 인물로, 지난 2001년 엔씨소프트에 거액을 받고 합류했습니다.
리차드 개리엇은 엔씨소프트와 약 7년간 1500억원을 투자해 '타뷸라라사'를 개발했지만, 흥행에 참패했고 자신들은 스톡옵션 행사로 막대한 이득을 챙긴 뒤 우주여행을 떠나면서 '먹튀' 개발자라는 비난을 받았습니다.
이번 소송에서 리처드 개리엇은 회사가 자신을 일방적으로 해고하면서 주식 등의 금전적 손해를 입고, 자진 퇴사로 포장돼 90일 이내에 스톡옵션을 행사해야 했다는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이후 미국 텍사스주 연방법원은 엔씨소프트가 리처드 개리엇의 스톡옵션 행사기간을 해고가 아닌 사직의 경우로 인정해 손해를 끼쳤다며 2800만 달러(약 331억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합니다.
결국 엔씨소프트는 관련 사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항소 또는 법적 조치를 통해 맞대응 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스톡옵션과 고액 연봉으로 한국에서 많은 돈을 벌어들인 리차드 개리엇. 아까운 우리 외화만 낭비한 것 같아 가슴이 아픕니다.
◆게임 운영자의 '막말' 논란
한빛소프트가 서비스하는 '미소스'에 재미있는 운영자가 등장한 사례입니다.
지난 7월 첫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미소스'는 캐릭터 육성 및 아이템 수집 등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한 '디아블로2'와 흡사하다는 이유만으로 공개 전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첫 테스트 당시에도 4천여명이 몰릴 정도로 많은 이용자들이 관심을 가졌습니다.
문제는 서비스에 돌입한 시점부터 발생했습니다. '미소스'의 운영자로 알려진 '빛과 소금'이 자유게시판에서 이용자들에게 '막말(?)'을 했다는 것이었죠. 일반적으로 게임 운영자들은 이용자들과 직간접적인 소통 등을 통해 불만사항을 접수하고, 이에 대응하는 것이 주업무입니다. 하지만 이 운영자는 자신의 생각과 감정 등을 토대로 이용자 의견에 맞대응을 펼친 것입니다.
한 예로 자유게시판에서 이용자들이 개발에 관련된 문제를 지적하자, 운영자는 '게임개발이 원래 그렇다'는 식의 발언 등을 일삼으며 이용자들을 무시하고 무례한 발언을 하기 일쑤였습니다.
결국 다른 매체에서 이를 바로 잡기위해 운영자의 진정성을 논했지만, '미소스' 운영자는 이후에도 쭉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게임 중독, 엔씨소프트 300만달러 손해배상 소송
지난 8월 미국 하와이에 사는 크랙 스몰우드가 엔씨소프트를 상대로 '리니지2'의 중독성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겪고 있다며 하와이 연방법원에 300만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크랙 스몰우드는 법원에 제출한 소장을 통해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리니지2'를 2만여시간 이용했다"며 "그 결과 옷 갈아입기, 목욕,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대화나 만남을 스스로 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게임상에 게임과몰입을 방지하는 문구나 심하게 중독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처음부터 게임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소송을 걸었습니다.
'리니지2'에는 게임 이용 1시간마다 휴식을 권고하는 문구를 띄우고 있지만 이 외 별다른 경고 문구 등은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에는 2006년부터 이 같은 경고 문구를 도입해 과몰입을 예방한다고 합니다.
게임 중독으로 인한 소송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번 소송건에 대해 미국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궁금해집니다.
◆게임 아이템 가격이 '억'대!?
온라인게임의 아이템 가격이 1억원을 넘어섰다는 소식입니다.
엔씨소프트가 서비스하는 '리니지'에는 아이템의 성능을 강화하는 강화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비단 강화 시스템은 '리니지'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지만, 이용자 수가 많다보니 강화 확률도 극히 낮은 편입니다.
화제가 된 아이템은 '진명황의 집행검'으로 '리니지'를 하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꿈꾼다는 최고의 무기입니다. 또 전체 서버에서 140여개 밖에 존재하지 않아 희귀템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이 만큼 '진명황의 집행검'은 제작 방법이 복잡하고 난이도도 최고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강화를 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고가의 거래가가 형성된 아이템이라고 합니다. 특히 '진명황의 집행검'의 경우 +1 강화 때부터 실패할 확룔이 있기 때문에 이용자들 사이에서 '꿈의 무기'로 분류 됩니다.
강화되지 않은 '진명황의 집행검'은 아이템 중개사이트를 통해 약 2500만원에 거래됩니다. 이번에 공개된 아이템은 무려 +4강화까지 성공시켜 1억2천만원을 호가하는 가격에 거래 됐다고 합니다.
이 같은 상황을 전해들은 누리꾼들은 "+5강화만큼은 하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을 것 같다", "계정에 보험을 들어야 한다",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나온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황당한 캐시아웃 행태
몇 년간 몸을 담았던 회사가 하루 아침에 문을 닫는다면 기분이 어떨까요?
지난 6월 위메이드가 조이맥스 경영권 인수를 위한 MOU가 체결됐다는 소식이 발표됐습니다. 조이맥스에 근무하던 직원들은 갑작스런 매각 결정에 몸둘바를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를 뿐이었죠. 믿고 의지했던 CEO에 대한 서운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한빛소프트와 네오플이 매각 됐을 때도 같았습니다. 무엇보다 같이 고생했던 직원들에 대한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이 본인의 이익만을 위한 행동은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 마련입니다.
직원들의 열정과 노력이 없었다면 회사가 성장을 거둘 수 있었을까요. 이러한 부분을 외면하고 캐시아웃을 통해 이익만을 추구하는 모습은 씁쓸하기 그지 없습니다. 또 매각한 회사가 성장은 커녕 퇴보만 한다면 이를 바라보는 심정은 더 참담할 수 밖에 없을 것 입니다.
jsher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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