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이지는 '정통' MMORPG입니다."
'아키에이지'를 한 줄로 소개해 달라고 질문에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사진)는 이렇게 답했다. 뭔가 대단한 답변을 기대한 기자는 맥이 풀렸다. 맞는 말이지만 흔한 말이다.
그런데 송 대표의 이 답변에 대한 의미는 '정통'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지는 송 대표의 설명.
"'정통'이라는 단어를 넣은 이유는 MMORPG의 본래 취지, 즉 여러 사람이 모여서 가상 세계 속에서 역할을 하자는 취지에 맞게 '아키에이지'가 개발됐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아키에이지'를 현실 세계에서 있을 법한 것은 다 구현되도록 만들고 있죠. 단순히 싸움질만 하는 게임이 아니라 게이머들이 현실과 또 다른 생활을 '아키에이지' 속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했고, 그런 환경이 제대로 구축된 게임이 정통 MMORPG라고 생각합니다.
듣다 보니 설득력이 있다. 실제로 '아키에이지' 속에는 '노동력'이라는 개념이 존재한다. 인력시장처럼 다른 캐릭터의 노동력을 돈이나 다른 대가를 지불해야지만 집이나 배를 완성시킬 수 있다. 재료를 모으는 과정과 건축물들이 완성돼 가는 과정도 사실감이 높다. 함포 사격을 받은 집이 불이 붙고 무너져 내리는 묘사도 이목을 사로잡는다.
송 대표가 고민하고 있는 것은 공성전이다. '리니지'를 통해 보여줬던 공성전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실제로 성벽이 무너지고 그곳을 통해 성을 침투하는 공성전을 계획하고 있다. 이번 지스타 시연버전에서 각종 공성무기가 등장하는 것도 그것 때문이다.
외에도 많은 것들을 고민하고 있다고 했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할 단계는 아니라고 했다. 테스트 횟수도 마찬가지. 중요한 것은 언제 내놓는냐가 아닌 어떻게 내놓느냐다. 게이머들의 반응을 철저히 살핀 후 게임을 공개하겠다고 했다. 물론 그에 맞는 개발속도도 '아키에이지' 오픈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송재경이란 이름이 갖는 무게감은 '아키에이지' 부스에 많은 개발자들을 불러모았다.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도 친히 부스를 찾아 송 대표와 담소를 나눴고, 기자가 부스를 방문했을 때는 블리자드 수석 그래픽 디자이너가 '아키에이지'를 시연 중이었다. 또한 송 대표를 알아보고 사인을 받아가는 관람객들도 있었다.
지스타 참관 소감을 묻는 질문에는 '재미있다'고 답했다. 12년이 넘도록 인기를 누리는 '리니지'를 만든 장본인이지만 지스타 참가는 처음이다. 많은 이들이 주목한 '블레이드앤소울', '테라', '디아블로3'에 관심이 관심 깊게 보고 있다고 했다.
장난스러운 유머로, 그렇지만 되새겨 볼 만한 의미를 담는 화법을 구사하는 송 대표가 '아키에이지'로 MMORPG의 새로운 장을 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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