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이 서비스하고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한 차세대 MMORPG '테라'가 11일 공개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4년동안 약 4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완성된 '테라'는 개발 단계부터 숱한 화제를 만들어 왔다.
데일리게임은 2007년 '테라'를 개발한 블루홀스튜디오의 설립을 비롯해 엔씨소프트와의 민사소송, NHN과의 퍼블리싱 계약 체결, 북미 법인 설립, 미국계 회사의 투자 유치 등 '테라'가 완성되기까지 걸어온 길을 낱낱이 파헤쳐 봤다.
◆프로젝트 S1, 개발 착수
2007년 엔씨소프트에서 '리니지3' 개발팀장을 맡고 있던 P실장은 경영진과의 마찰로 인해 퇴사를 결심한다. 이후 팀내 핵심개발자들과 함께 새로운 개발사를 설립, 블루홀스튜디오라는 명칭으로 새로운 게임 게발에 착수했다.
이듬해 8월 블루홀스튜디오는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테라'의 프로젝트명 '프로젝트 S1'의 스크린샷 등을 공개하며 '테라'의 일부분을 공개했다. 당시 블루홀스튜디오가 공개한 '프로젝트 S1'의 스크린샷은 기존 게임에서 접할 수 없었던 수준 높은 그래픽 퀄리티로 게이머들을 설레게했다. 또 엔씨소프트의 주축을 담당하던 핵심 개발진들이 만들었다는 이유만으로 차세대 MMORPG 게임으로 불리웠다.
공개 당시 블루홀스튜디오에 따르면 '프로젝트 S1'은 현실 세계와 흡사한 게임을 만들기위해 MMORPG 최초로 논타깃팅(Non-targeting) 전투 방식을 실현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 前 리니지3 개발자들을 상대로 65억원 민사소송
2008년 엔씨소프트가 블루홀스튜디오로 집단 이직한 '리니지3' 핵심 개발자 P실장을 비롯한 개발진들을 상대로 65억원 규모의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골자는 '리니지3' 정보 유출과 프로젝트 중단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이후 2010년 1월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3부는 엔씨소프트가 P실장 등 11명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유출 등 손해배상 민사소송과 손해배상 청구소송(사건번호 2008가합76346)에 대해 박씨와 핵심 개발진 3인, 소속회사 등이 연대해 엔씨소프트에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의 형사 재판 결과 등을 종합해 볼 때 영업비밀 침해가 인정되며 집단 이직으로 인한 손해 배상 청구는 박씨 등 3명과 소속회사에 대해서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블루홀스튜디오가 개발 중인 '프로젝트 S1'이 소송 건으로 인해 중단되지는 않았다. 2011년 현재까지도 블루홀스튜디오와 엔씨소프트와의 민사소송건은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 S1, NHN과 퍼블리싱 계약 체결 및 정식 명칭 확정
개발 초기 단계부터 엔씨소프트와의 마찰로 난항을 겪었던 블루홀스튜디오는 2008년 NHN과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며 날개를 달았다. 당시 NHN과 블루홀스튜디오는 퍼블리싱 논의 과정에서 파트너사로 협력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는 등의 입장을 표명하기도 해 개발 단계부터 NHN과 블루홀스튜디오의 합작이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하기도 했다.
2009년 1월 퍼블리셔인 NHN은 '한게임 인비테이셔널 2009'를 통해 '프로젝트 S1'의 공식 명칭이 '테라'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NHN에 따르면 '테라'는 유배된 세계, 아르보레아'의 약어로 아르보레아는 고대 그리스 지명에서 차용된 게임 내 세계의 이름이다.
이 날 행사에서 블루홀스튜디오는 김강석 대표는 "테라는 제작기간 3년, 개발비용 320억 원이 투입되는 MMORPG로 사실감 있는 논타깃팅 전투방식과 한 차원 높은 그래픽 수준을 구현한 블록버스터급 대작"이라고 설명했다.
MMORPG 최초의 전투 방식으로 칭송받던 '논타겟팅'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도 이어졌다. 논타겟팅 이란 말 그대로 대상을 정하지 않고 공격하는 시스템으로 지금까지의 MMORPG에서는 대상을 먼저 정하고 공격하는 타겟팅 방식을 사용하다 보니 리얼리티가 다소 떨어졌다. 그러나 '테라'의 논타겟팅 방식 도입으로 게이머들은 전투의 현실감과 재미를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논타깃팅은 현재 프리타겟팅으로 명칭이 변경됐다.
◆테라, 신규 클래스 공개 및 1차 비공개테스트 실시
2009년 6월 NHN은 '테라'의 기존 티저사이트를 개편, 신규 클래스 궁수와 정령사의 정보를 공개하며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또한 '테라'의 첫 비공개테스트를 감행, 이틀간 200명이라는 소수 테스터 인원을 앞세워 검증에 나섰다.
당시 '테라'는 블록버스터 게임이라는 기대작임에도 불구하고, 적은 테스터 모집으로 인해 이용자들에게 원성을 듣기도 했다. 또 테스트 기간도 한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테스트 계정이 거래되는 기현상도 발견할 수 있었다.
◆블루홀스튜디오 북미 법인 설립, '테라' 일본 퍼블리싱 계약
블루홀스튜디오는 2009년 9월 북미 현지 법인을 통해 '테라'의 북미 티저사이트를 오픈하고 북미 시장에 대한 서비스 계획을 밝혔다. 또 NHN 재팬과의 협의를 통해 '테라'의 일본 진출 계약을 체결했다.
블루홀스튜디오는 내 대부분 온라인 게임이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발판으로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에 비해 현재 개발 중인 프로젝트가 선진국형 프리미엄 시장인 일본에서 첫 발을 내디뎠다는 점에서 국내 온라인 게임 수출 시장에 새로운 지표를 제시한 흔치 않는 사례로 평가될 수 있으며 객단가가 높은 일본시장의 특성에 따라 수익성 제고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NHN재팬 모리카와 아키라대표는 "콘솔사용자가 대세인 일본시장에서 테라는 콘솔감을 주는 최초의 MMORPG가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조기 확보한만큼 테라를 통해 한게임재팬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블루홀스튜디오 김강석 대표는 "현지 시장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훌륭한 파트너를 통해 테라를 서비스하게 돼 기쁘다"며 " 일본 진출을 발판으로 전세계 게이머들이 만족할 수 있는 최고의 게임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차 비공개테스트, 지스타 2009 시연버전 공개
1차 비공개테스트 이후 한정된 인원과 기간으로 인해 이용자들에게 원성을 들었던 '테라'는 2009년 10월 3000명의 테스터를 대상으로 2차 비공개테스트를 진행한다. 또 콘텐츠 양도 20시간 이상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도록 늘렸다.
NHN은 2차 테스트를 통해 ‘여명의 정원’, ‘벨리카’ 등 게임 초반 지역을 집중 점검함과 더불어, 지난 1차 비공개테스트를 통해 수렴된 테스터들의 의견을 반영, 수정한 게임 콘텐츠를 재확인했다.
NHN 정욱 대표는 “지난 1차 비공개테스트가 논타겟팅 전투 조작에 대한 유저들의 적응력을 검증 받기 위함이었다면 이번 테스트는 본격적으로 전투의 재미를 확인하고자 한다”며 “이번 테스트에서도 테스터의 의견을 취합 후 개발에 반영해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2009년 11월, NHN은 지스타 2009를 통해 '테라'의 최신 시연버전을 공개하며 '점프' 기능 등을 추가한 신규 콘텐츠를 선보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블루홀스튜디오 180억원 투자 유치
2010년 1월 블루홀스튜디오는 케이넷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6개 투자사로 구성된 콘소시엄으로부터 180억원을 투자 유치했다. 2009년 초 미국계 벤처캐피탈 알토스벤처스로부터 투자받은 85억원까지 합하면 265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것이다.
이번 투자 유치로 블루홀스튜디오는 320억원이 투입된 대작 MMORPG '테라' 개발비 대부분을 조달했다. 아직 처녀작도 내놓지 않은 신생 게임업체가 이처럼 대규모 제작비 투자 유치에 성공한 경우는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블루홀스튜디오는 '테라'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리드 투자사인 케이넷인베스트먼트의 부경훈 이사는 "테라는 케이넷 문화콘텐츠펀드의 첫번째 투자"라며 "게임의 독창성과 경영자 리더십, 시장 가능성 등 비전과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2만명 대상 3차 비공개테스트 실시
2010년 2월 NHN과 블루홀스튜디오는 2만명을 대상으로 한 3차 비공개테스트 계획을 밝혔다.
열흘 동안 진행된 3차 비공개테스트는 게임 중반 콘텐츠, 케스타닉 남성, 휴먼 여성 등의 신규 캐릭터와 더욱 다양해진 클래스별 신규 스킬, 개선된 게임 조작 및 인터페이스 등 신규 추가 콘텐츠가 대거 추가됐다.
신규 콘텐츠 뿐 아니라, 지난 테스트를 통해 테스터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반영, 수정한 게임 초반 콘텐츠에 대해서도 재확인 작업을 진행하는 등 더욱 철저하게 게임에 대해 점검해, 게임 완성도를 높일 것이라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3차 테스트를 성황리에 마친 블루홀스튜디오는 이후 약 9개월 간 이용자들의 의견 등을 수렴한 개발 작업에 착수하며 지금의 '테라'를 완성시켰다.
◆E3, 게임스컴 2010, 지스타 2010 참가
블루홀스튜디오의 해외 진출 사업은 2010년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블루홀스튜디오는 자사 북미 법인 엔매스 엔터테인머트를 통해 세계 최대 게임박람회로 손꼽히는 'E3 엑스포 2010'에 참가. 키보드와 마우스 방식을 탈피한 콘트롤러 조작 시스템을 선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또 유럽 온라인게임 퍼블리셔인 프록스터 인터랙티브와 유럽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 진출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8월에는 독일 퀼른에서 개최된 '게임스컴 2010'에 참가해 유럽 게이머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11월에는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지스타 2010'에 '테라'의 시연버전을 출시해 수 많은 이용자들에게 호평을 받기도 했다. 블루홀스튜디오는 지스타를 통해 특별 제작된 던전을 선보여 '테라' 특유의 논타겟팅 시스템이 어우러진 파티 플레이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제공했다.
◆공개서비스 임박, 서버과부하 테스트 및 캐릭터 사전 선택 서비스 진행
11월 29일 NHN은 '테라'의 공개서비스를 앞두고 서버 부하 테스트를 실시한다. 4일간 실시된 서버과부하 테스트는 공개서비스 전 마지막 테스트로 6개 종족, 8개 클래스를 모두 체험할 수 있으며, 스킬의 효과를 개인별로 차별화할 수 있는 문장시스템, 신규 스킬, 연속공격기 등 3차 비공개테스트 이후 새로워진 컨텐츠가 공개됐다.
12월 30일 NHN은 원활한 게임 진행을 위한 방편으로 캐릭터 사전 선택 서비스를 진행한다. 캐릭터 사전 선택 서비스는 공개서비스에 앞서 플레이할 서버, 종족, 직업, 캐릭터 외형, 캐릭터명을 미리 결정할 수 있는 서비스다.
NHN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시작한 '테라' 캐릭터 및 서버 사전 선택 서비스에서 총 27개의 서버가 생성되고, 2만 1000여개의 길드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로 인해 NHN은 지난 8일 캐릭터 및 서버 사전 선택 서비스를 조기 종료했다고 밝혔다.
◆2011년 1월 11일, 대망의 공개서비스
NHN은 2011년 1월 11일 오전 6시를 기해 '테라'의 공개서비스를 시작했다. 4년이라는 개발기간 동안 숱한 화제를 몰고왔던 '테라'가 모습을 드러냈다. 공개서비스 전 업계를 비록한 수 많은 게이머들은 기대와 우려 속에 '테라'를 기다렸다. 이제 남은 것은 NHN의 운영과 이용자들을 위한 콘텐츠다.
jsher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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