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브플렉스의 신작게임 '드라고나'를 보고 있으면 '모두가 예라고 말할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어느 광고 문구가 떠오른다. 모두가 대작 MMORPG '테라'와의 정면승부를 피하고 있는 마당에 오는 20일 사전 시범 서비스를 결정했으니 말이다.
도대체 왜 '테라'와의 정면 승부를 선택했을까? 라이브플렉스 이재범 사업 본부장은 "테라와는 다른 매력으로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테라와 드라고나가 2011년을 열어제친 MMORPG로 기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사실 테라라는 대작이 고민이 안된다는 것은 거짓말입니다. 신경도 쓰이고 걱정도 됩니다. 하지만 테라와 드라고나는 MMORPG라는 장르만 같을 뿐 나머지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테라는 논타겟팅이라는 새로운 시도로 주목을 받았고 대기업이 서비스하는 만큼 홍보나 마케팅도 우리와는 규모가 다릅니다. 드라고나는 30대 이상의 성인을 타겟으로 하는 익숙하면서도 조금은 새로운 MMORPG입니다. 우리 게임만의 장점이 있고 분명히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왜 하필 1월에 오픈을 하느냐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 오히려 12월초나 2월 중순이 '테라'와의 정면승부를 피할 수 있는 좋은 시기라는 말들도 많다. 이에 대해 이재범 본부장은 "누구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선보일 시기가 됐기 때문에 오픈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게임을 오픈할때 시기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것 저런 것 다 따지다보면 게임에 담기는 콘텐츠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테라 때문에 시기를 미루다보면 시간이 남아서 기획 내용과 틀어지는 다른 내용을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콘텐츠가 추가되다보면 처음 우리가 원했던 방향과 틀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굳이 피하기보다는 같이 부딪혀보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2011년에 나온 두개의 쌍두마차 MMORPG가 되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같이 좋은 성적표를 받았으면 하고 사실 내부적으로 어느 정도 자신감도 있습니다."
그런 자신감 때문일까. 이재범 본부장은 빨리 '드라고나'를 시장에 선보이고 싶다고 말한다. 그동안 퍼블리싱 사업을 통해 '천존협객전', '그랜드판타지아'를 선보이면서 운영과 마케팅에 대한 노하우로 쌓았다. 내부 개발작품을 선보이는 것이 처음인만큼 꼭 성공시켜서 라이브플렉스라는 회사를 확실히 게임업체로 각인시키겠다는 것이 이재범 본부장의 생각이다.
"종종 주변 분들이 게임의 완성도는 어느 정도 높였느냐고 물어보시곤 합니다. 그런데 온라인게임에 완성은 사실 없는 것이죠. 지금은 3년동안 준비한 게임을 다듬고 버그를 최소화하는 단계를 거치고 있습니다. 이제 게임을 서비스하면서 게이머들과의 소통을 통해 게임을 완성시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오픈을 하면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던 게이머들의 니즈가 발생하니 얼마나 발빠르게 대처해서 사용자들을 만족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빨리 오픈하고 싶습니다. 기대 반, 설레임 반, 걱정 반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게이머들이나 업계 관계자들에게 '드라고나'라는 게임에 대해 물으면 주로 두가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한다. 하나는 라이브플렉스가 핵심 시스템으로 밀고 있는 '드라고나'의 빙의 시스템이고 나머지 하나는 홍보모델 아오이 소라다. 오픈을 앞두고 있는 만큼 이 두가지에 대한 설명을 빼놓을 수는 없었다.
"드라고나라는 게임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빙의입니다. 빙의가 가장 핵심이죠. 게이머들에게 빙의를 경험시키기 위해 초반을 쉽게 이끌어주고 부분빙의를 경험시킵니다. 이후 성장을 통해 전신 빙의를 경험하게 해주고 궁극적으로는 이를 통한 길드, 커뮤니티, 사용자간 대전이 펼쳐지죠. 모든 것은 빙의로 시작해서 빙의로 끝납니다."
"아오이 소라의 경우에는 이번 론칭때는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미 지난번에 찍어둔 사진들이 많기 때문에 그 사진들을 활용하는 정도에서 그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오이 소라가 한국을 찾았을때 상당히 좋아했습니다. 연말에 회사에 엽서까지 보낼만큼 관심이 많습니다. 나중에 활용할 기회가 된다면 그때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최근 MMORPG를 서비스하는 업체들의 화두 중 하나는 바로 오토다. 요즘에는 워낙 막강한 기능을 탑재한 오토들을 게임업체가 스스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처음 오토 시스템을 도입한 '무림외전'부터 최근의 '불멸온라인'까지 자동사냥 시스템을 도입하느냐 도입하지 않느냐는 MMORPG를 서비스하는, 특히 중소 서비스업체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사결정 요소가 됐다. 이재범 본부장은 "오토는 제공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오토는 단호하게 대처하려고 합니다. 성인 사용자층이 많다보니 짬짬이 즐기는 경우가 많은데 오토가 많으면 게임을 하기 싫어집니다. 게이머로서의 경험이기도 한데 자동사냥 시스템을 탑재하면 주요 사냥터는 오토 게이머들이 바글바글해서 사냥하기가 어렵습니다. 게임을 열심히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물론 반대 급부 의견도 있겠죠. 하지만 저는 득보다는 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동사냥을 사용하는 게이머보다 사용하지 않는 게이머가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다수에게 사랑받는 게임이 되기 위해 그런 시스템은 절대 없고, 불법 오토도 단호히 대처하겠습니다."
'드라고나'는 오는 20일부터 게이머들에게 전격 공개된다. 이재범 본부장은 '테라'처럼 시작부터 관심을 집중받지는 못할지라도 꾸준히 게이머들에게 알려져 오래도록 사랑받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한다.
"목표는 사실 무척 높습니다. 5만명 정도는 들어와야 하지 않나라고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제 스스로 정해둔 허들 점들을 넘을때마다 목표를 재설정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오픈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오픈에 집중할 것입니다. 사용자분들이 실망하시지 않게할 준비는 어느 정도 됐다고 봅니다.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테라같이 초반부터 큰 게임이되는 것도 좋은 일이겠지만 초반에는 약하더라도 게이머들에게 꾸준하게 사랑받아서 대작, 유명한게임 반열에 오르는 것도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작이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아닙니까. 테라, 리니지, 아이온 사례는 분명 부러운 사례지만 우리가 잘 준비하고 사용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신경쓰고 가려운부분을 잘 긁어주면 후자와 같은 형태의 게임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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