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e스포츠 팬들의 마음은 '스타크래프트'에 있었다.
스타크래프트과 스타크래프트2의 각 대회의 결승전이 열렸던 지난 29일 관람객 수가 공개됐다. 각 주최사 발표기준으로 스타크래프트 대회인 온게임넷 박카스 스타리그 결승전에는 8000여명의 관중이 몰렸고, 스타크래프트2 대회에는 3000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두 대회의 결과는 온게임넷 스타리그의 압승. 온게임넷은 결승전을 광주광역시에서 개최했는데도 관객 8000명을 동원했다. 광주 염주체육관의 최대 수용인원인 1만2000명을 거의 채웠다. 특히 결승전 무대 뒤편을 관람석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경우 체육관 전체를 '스타크래프트' 리그 관람객으로 꽉 채운 것이나 다름없다.
이같은 수치는 '스타크래프트2'가 출시되기 전인 지난 2008년 3월 온게임넷이 같은 장소에서 열었던 스타크래프트 리그 결승전의 관람객 숫자와 큰 차이가 없다. 당시에도 8000여명이 경기장을 찾찼다. '스타크래프트2' 대회가 미친 영향이 전혀 없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9일 '스타크래프트2' 리그 결승전이 치러진 잠실 학생체육관. 3000명의 관람객이 결승을 관람했다.
'스타크래프트2' 리그도 당초 우려보다는 많은 수의 관객을 끌어 모았다. 장소가 서울이었던 점과 그래텍이 컴퓨터 등 고가의 경품을 내걸어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동안 '스타크래프트2' 리그를 관람한 관람객 수나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던 이번 리그 개막전과 비교하면 3000명이라는 숫자는 큰 발전이다. 리그 관람객 수가 단 1명 뿐이거나 개막전에는 넓은 장충체육관에 500명 정도만 앉아있는 진풍경을 연출해왔기 때문이다.
한편 '스타크래프트2' 리그가 e스포츠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라는 점은 이번 결승전을 통해 확인됐다. 만약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스타크래프트2'로 리그를 진행하면 이보다 더한 파괴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법적 공방을 통해 드러난 블리자드와 그래텍의 '스타크래프트' 리그 죽이기 시도와 지적재산권에 대한 무리한 금액 요구만 아니었다면 '스타크래프트'와 '스타크래프트2'는 e스포츠를 한걸음 더 발전시킬 수 있었다는 것.
한 업계 관계자는 "만약 블리자드와 한국e스포츠협회가 공조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큰 e스포츠 시장을 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그래텍을 통해 스타크래프트 리그 죽이려하고, 무리한 금액을 요구했던 블리자드가 이번 결승을 계기로 무엇이 더 스타크래프트2를 위하는 길인가를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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