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1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스타크래프트1 대회를 스타크래프트2 대회로 전환하고 스타크래프트를 플레이하는 프로게이머들도 스타크래프트2를 하도록 유도한다.'
블리자드와 그레텍이 2010년 5월에 체결한 계약서 조항의 일부분이다. 지난 28일 블리자드와 그레택, MBC게임과 온게임넷의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 지적재산권 관련한 법정공방에서 공개됐다.
블리자드는 그동안 공식석상을 통해 '스타1과 스타2 대회가 모두 공존하길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계약서 내용은 전혀 상반된 뜻을 담고 있다.
블리자드는 그래텍과의 계약 당시 성명서를 통해 "앞으로도 블리자드는 e스포츠의 성장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며, 그러기 위해 경기의 질을 향상시키고 이를 지켜보는 관중들에게 더 나은 재미를 줄 수 있는 경쟁적인 요소들을 더욱 많이 제공하기 위해 여러 기능을 추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즉 블리자드가 언급한 'e스포츠의 성장을 위한 최선의 노력'이란 스타2 대회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스타1 대회를 용인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결국 블리자드는 스타2 대회의 부흥과 이익 창출을 위해 한국e스포츠협회와 국내업계(MBC게임, 온게임넷)가 10년 이상 다져온 e스포츠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는 것을 법정 공방을 통해 밝힌 것이다.
사실 마케팅 차원에서 블리자드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 없어 보인다. 블리자드에게 스타1은 '골칫덩이'다. 10년이 넘도록 인기를 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타1의 경우 패키지 판매로 인한 수익 구조는 더이상 만들어지지 않는다. 반면 스타2의 경우 싱글플레이를 비롯해 배틀넷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6만9000원이라는 과금을 주고 패키지를 구입해야 한다. 따라서 스타1을 죽이는 것이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방법이 틀렸다. 블리자드가 자사의 이익만이 아닌 진정으로 한국e스포츠산업과 프로게임단, 관련업계 등을 진심으로 존중했다면 스타2는 정말 대성했을 수도 있다. 스타1 팬들의 입장도 별반 다르지 않다. 현존하는 스타1 팬들의 과반수 이상이 스타2 출시를 기다렸고, 새로운 대회가 개최될 것을 기다렸지만 블리자는 이를 외면했다.
이익만을 추구한 블리자드의 행보에 스타2 대회의 열기는 식어가고 있다. 지난 29일 개최된 결승전 경기만 보더라도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서울 잠실에서 개최된 스타2 결승전에서는 약 3000여명 수준에 이르는 관객만이 경기를 관람한 것과 대조적으로 광주에서 열린 스타1 결승전에는 약 8000여명이 넘는 관객이 몰려 극명한 차이를 나타냈다.
사실과 다른 입장만을, 혹은 거짓말을 반복하는 블리자드가 다음 공판에서는 어떤 카드로 내밀 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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