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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단 인터뷰] 대표 '게임회사'를 말하다 - 엘엔케이 남택원 대표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사원부터 대표까지 각 직책의 인재들을 만나 그들의 고충과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시작된 '계단 인터뷰'가 어느덧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한빛소프트 김수향 사원부터 윈디소프트 이유리 대리, 넥슨 나승균 과장, CJ인터넷 임형준 차장, 엠게임 오승영 부장, 액토즈소프트 이관우 이사까지 계단 인터뷰를 빛내준 그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계단 인터뷰는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남택원 대표를 끝으로 막을 내립니다. 그동안 성원에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데일리게임은 참신하고 알찬 기획들로 독자 여러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편집자 주>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계단 인터뷰 마지막 주인공을 섭외하는 과정에서 고민이 많았다. 당초 기획했던 바와 달리 말단 사원부터 시작해 한 회사의 대표까지 도달한 이를 찾기 힘들었을 뿐더러, 그에 걸맞는 컨셉을 맞추기도 어려웠다. 그러던 와중 오랜기간 게임회사를 운영하고 게임에 대한 시각이 남다른 분을 섭외하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어 엘엔케이로직코리아(이하 엘엔케이) 남택원 대표를 찾았다.


1997년 엘엔케이를 설립한 남택원 대표는 1999년 '거울전쟁 악령군'이란 패키지 게임 개발을 필두로 현재까지 약 14년 동안 게임회사를 운영한 몇 안되는 게임업계 '원년멤버'다. 남택원 대표는 창작에 대한 열정 하나로 게임에 발을 들였다. 공대 출신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꾸미고 만드는 것을 좋아해 새로운 것에 집착할 때가 많았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울티마온라인'이란 게임은 삶 자체를 송두리째 바꾸는 계기가 됐다. 그는 '울티마온라인'을 플레이하며 한글로 된 게임을 개발해야겠다는 일념 하나로 게임업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당시 친구들 4명이서 시작한 사업이 어느덧 10년도 넘었네요.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맨당에 헤딩한 것 같기도 합니다. 기술력도 부족했고 회사 운영에 따른 경영, 자금 등 모자란 것이 너무 많았죠. 하지만 후회는 안합니다. 아쉬운 마음에 그 때로 돌아간다면 더 많이 준비해서 체계적으로 게임사업을 시작하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남택원 대표는 엘엔케이 설립 후 2년만에 위기를 맞는다. '거울전쟁 은의여인'이란 PC용 패키지 게임을 개발한 남 대표는 당시 퍼블리셔와의 계약이 무산되며 회사를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을 직면하게 된다. 그러나 포기란 없었다. 그는 패키지 게임 시장이 어렵다면 온라인으로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붉은보석' 개발을 시작하며 전화위복을 맞게된다.

"지금 생각해보면 회사의 가장 큰 전환점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기가 끝인가라는 생각에 마음고생이 심했죠. 직원들도 하나둘씩 그만두기 시작하는데 막막했습니다. 아무생각없이 앞만 보고 혼자서 열심히 한적도 있습니다."


비단 게임사업 뿐만 아니라 사업을 하다보면 누구나 위기를 겪게된다. 쉽게 정리하자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사람이 성공하는 것이고, 위기에 무너지면 실패하는 것이다. 이러한 면을 고려해 볼 때 남택원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바꾼 사람이다. 남택원 대표는 회사를 이끄는 사람의 역할은 '투자'에 달려있다고 한다. 대표의 강한의지가 사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

"게임산업의 경우 다른 산업군과 달리 결실을 맺기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산업과 달리 정형화된 툴이 없기 때문에 제품(게임)에 대한 애착도가 상당히 낮은 편입니다.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마는 기호품이나 다름없죠. 즉, 투자가 가장 중요합니다. 투자의 결과물을 갖고 있는 사람은 대표와 직결됩니다. 때문에 강한의지가 없다면 투자도 못하겠죠."

남택원 대표는 직원을 채용하는 것도 투자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투자를 받고 있는 사람과 하는 사람의 입장은 다르다. 그는 직원을 채용할 때 가장 먼저 열정을 본다고 한다. 열정은 긍정을 만들고 긍정은 성공을 만든다는 것이다.

"게임업계에 종사하기 위해서는 게임에 대한 열정이 가장 중요하죠. 자부심을 갖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외에도 자신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 등 교과서적인 답변이 될 수도 있겠네요. 항상 넓게 보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라면 언제나 환영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어 그는 게임업계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남 대표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게임산업 특성상 분업화가 잘 되있기 때문에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느냐 설계하느냐에 따라 직종이 바뀔 수 있습니다.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봅니다. 또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벌겠다는 생각으로 섣불리 덤비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역경과 고난을 거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합니다"고 전했다.

남택원 대표는 인터뷰 도중 '열정'이라는 단어를 수 차례 언급했다. 열정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이다. 그는 게임 외에 다른 것은 하고 싶지 않다고 전한다. 끝없는 열정으로 끊임없이 개발하는 것이 그에게 행복이란다.

남택원 대표에게 지난 계단 인터뷰 주인공이었던 액토즈소프트 이관우 이사가 건넨 질문들을 물었다. 남 대표는 게임산업의 비전을 제시해달라는 질문에 단호히 '없다'고 말했다.

"확고한 비전은 없다고 봅니다. 왜 있어야 할까요. 일단 제 입장에서 게임은 만드는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요즘 직원들을 보면 만족을 못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도 더 높은 곳을 보기 마련이죠. 자신이 만족감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게임은 완성형 콘텐츠가 아닌 진화형입니다. 새로운 콘텐츠를 창조하는 것 자체가 매력입니다. 나 스스로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한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비전에 대한 생각이 바뀌지 않을까요."


그는 한국과 해외의 게임산업에 대한 차이점에 대해선 인프라 구조를 지적했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선진국가와 달리 한국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급격하게 발전한 1990년대를 기점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문화 수준의 차이가 있다는 것.

"국내의 경우 90년대 후반부터 급하게 학습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게임시장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취약한 상태에서 시작을 하니 만드는 사람이나 시장 모두가 모르는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하지만 인터넷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한국은 큰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네티즌들과 함께 성장한 것이죠. 단순 비교만 하자면 온라인게임에서는 단연 최고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는 또 대표직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는지라는 질문에 대해선 임직원과 교감이 끊어졌다는 생각이 들 때 상실감을 겪는다고 했다. 하나의 목표를 갖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임직원들이 마음을 알아주지 않을 때 힘들다고 한다. 끝으로 남 대표는 게임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직원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회사의 대표라고 해서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닙니다. 대표의 룰은 선구안과 노력, 운이 따라줘야 합니다. 여러분들과 함께하는 게임산업의 종사자일 뿐입니다. 새로운 것을 위해 탐구하고, 노력하며 자신의 경쟁력을 펼칠 수 있다면 즐겁게 일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항상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을 가슴 속에 담아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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