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한국 프로게이머들을 대표해 KT 박정석이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블리자드와 한국e스포츠협회, 그리고 온게임넷과 MBC게임과의 e스포츠 지적재산권 분쟁을 조속히 해결해달라는 의견을 전했다.
박정석은 22일 서울 용산구 게이트웨이타워에서 문화부가 주최한 2011년 저작권정책 대국민 업무보고에 토론자로 참여했다. 박정석은 "e스포츠협회와 방송사 및 e스포츠 여러 관계자들이 블리자드와의 지적재산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협상이 잘 되지 않고 심지어 법정공방까지 이어지고 있다"며 "이로 인해 은퇴하는 게이머들이나 혼란스러워하는 후배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박정석은 "10년동안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면서 많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지금처럼 힘든 시기는 없었다"며 "불법리그에 출전하는 선수라는 이야기는 정말 싫다. 부디 장관님이 협회와 블리자드의 지재권 협상 해결을 위해 노력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정석은 블리자드가 인정하지 않는 프로게이머의 실연권에 대해서도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박정석은 "실연권이 없다면 개발업체인 블리자드가 생각조차 못한 플레이를 만들어내고 신기에 가까운 콘트롤을 하는 등 프로게이머들의 플레이는 누구나 가능하다는 이야기인지 궁금하다"며 "블리자드는 실연권이 아니라 이미 게임 안에 프로그램된 내용을 프로게이머들이 그냥 하는 것 뿐이라고 하는데 그런 프로그램된 프로게이머들의 행동에 수천만의 시청자들이 열광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22일 서울 게이트타워빌딩에서 열린 2011년 저작권정책 대국민 업무보고에서 박정석 선수(오른쪽)가 e스포츠 저작권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정부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정병국 문화부 장관(왼쪽)이 박 선수의 설명을 경청하고 있다.
박정석이 언급한 블리자드와 한국e스포츠협회와의 지적재산권 문제는 지난 2007년부터 시작됐다. 그동안 국내에서 열린 '스타크래프트' 리그에 박수를 치며 고마워하던 블리자드가 돌연 e스포츠 종목인 '스타크래프트' 개발업체로서의 권리를 요구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한국e스포츠협회와 블리자드가 기나긴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고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2'를 출시하면서 한국 협상 위임자로 그래텍을 내세웠다.
블리자드와 그래텍은 방송사에게 개인리그 한 시즌 당 1억원, 프로리그 한 시즌 당 1억원의 대회개최료를 요구하고 있다. 온게임넷과 MBC게임이 1년에 3번 개인리그를 진행하고 프로리그가 1년에 1번 진행되기 때문에 협회와 방송사들은 1년에 7억원의 대회 개최료를 블리자드와 그래텍에 지불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협회에는 프로리그 스폰서 유치부터 대회 홍보에 이르기까지 제반사항 전반에 대한 사전승인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국e스포츠업계는 블리자드와 그래텍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판단했고 사태는 법정공방으로 흘렀다. 현재 민사소송 2차 공판까지 진행된 상태로 오는 3월18일 3차 공판이 예정돼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정병국 장관은 "오늘 업무보고에서 나온 의견들을 취합해 잘 정리해서 정책방향을 수정보완하겠다"며 "전문가들을 모시고 더 이야기를 들어봐야 하는 부분은 그 분야 전문가들을 모시고 간담회를 마련해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는 각계각층 저작권 전문가들이 참석해 정병국 장관에게 다양한 내용을 건의했다. KT 박정석을 비롯해 연기자 유태웅, 한국만화출판협회 황경태 회장, 한국이러닝산업협회 사무국장, 고려대학교 안효질 교수, 경희대학교 이상정 교수,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방극균 회장 등을 포함한 지정 토론자 22명과 온라인 신청자 40여명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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