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바람의나라'로 시작된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이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그 동안 게임산업을 옥죄는 많은 규제들이 있었지만 한국 온라인 게임은 세계 1등 상품이 됐고 산업규모도 3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게임은 10년 전 이슈들을 정리해 지난 과거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편집자주>
◆ 2001년 3월 4일(일): 강진축구 정식 서비스
지금은 ‘피파온라인2’와 ‘프리스타일풋볼’이 대표 축구게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강진축구’가 대세였습니다. 재미있게도 이 게임은 최대 골키퍼를 제외한 최대 20명이 게임을 한 방에서 경기를 펼치는, 진정한 의미의 온라인 축구게임이었죠.
아담소프트는 2001년 3월 4일 ‘강진온라인게임 업체 아담소프트(대표 박종만)가 5일부터 자사 게임 ‘강진축구’ 정식 서비스에 나선다고 4일 밝혔습니다. 2000년부터 시범 서비스가 진행된 ‘강진축구’는 90만명 회원을 확보하고 동시접속자 3000명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정식 서비스를 준비한 아담소프트가 내세운 가장 큰 무기는 ‘욕방지 기능’이란 점이 흥미롭네요.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욕설 채팅은 여전한 것이 문제이긴 합니다만 지금은 필터링 기능으로 과거처럼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씁쓸한 위안을 하게 됩니다. 이야기가 잠시 다른 곳으로 흘렀는데요, 외에도 서버 변경 시에도 서버가 변경 시에도 게임을 계속 즐길 수 있는 기능이 추가됐습니다.
박종만 사장은 정식 버전에 이어 “연내 강진축구2와 3D 버전을 서비스할 계획”이라며, “2002년 월드컵을 목표로 한 풀3D 온라인 축구게임 사이버컵을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이 계획은 무산됐습니다.
◆ 2001년 3월 5일(월): 한국 게임 기술, 네트워킹과 그래픽에 주력
지금은 많은 업체들이 게임 개발시 기획력과 스토리에 주력하고 있지만 10년 전에는 네트워킹과 그래픽 수준 향상에 공을 들였습니다.
게임종합지원센터(대표 성제환)는 게임 기술 수요에 대한 효율적인 공급 체계를 마련하고 불필요한 연구개발과 중복 개발을 방지하기 위한 일환으로 게임기술지도를 제작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국내 게임개발 업체 가운데 출시작이 있는 200-300 여개 개발 업체를 대상으로 표본을 추출, 66개 업체를 최종 선정하여 기술 현황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국내 게임 개발사 가운데 34%가 게임 네트워킹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며, 22%는 그래픽 처리기술을, 11%는 3D게임엔진을 개발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개발사의 35%가 자체 보유 기술 가운데 3D 그래픽 처리 기술에 가장 자신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28%는 네트워크 기술에 강점이 있다고 응답해 이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가 이뤄져 왔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센터는 국내 게임 개발사들의 기술 보유 현황을 3D 영상 처리기술네트워크 처리기술 게임엔진 제작 기술 등 3가지 항목으로 조사했으며, 3D 영상 처리기술과 관련해서는 다이렉트(DirectX) 3D 제어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가 85%로 나타났습니다.
그래픽 처리 기술인 오픈GL 응용 분야도 개발 업체의 58%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3D 데이터 추출 기술은 업체의 73%가, 캐릭터 애니메이션 처리기술은 85%, 3D 지형제작 및 DB관리 기술은 69%, 실시간 렌더링기술은 76%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네크워크 처리기술과 관련해서는 개발사의 73%가 다이렉트(Direct) 플레이 제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윈속(Winsock) 제어기술은 80%, 머그게임과 배틀넷을 지원하는 클라이언트/서버 프로그래밍 기술은 62%, 분산서버 기술은 61%, 랭킹 서버 운영 기술은 56% 업체가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게임엔진과 관련해서는 조사대상 업체 대부분 1개 이상 보유하고 있었으며, 온라인게임 엔진이 28%로 가장 많이 개발된 것으로 나타냈습니다. 그 다음으로 3D게임엔진이 22%, 전략시뮬레이션게임 17%, 롤플레잉게임 11%, 기타 시뮬레이션과 온라인 3D게임이 각각 5%로 조사됐습니다.
국내 업체의 개발 장르는 롤플레잉 분야가 31%로 가장 많았으며, 전략시뮬레이션 12%, 시뮬레이션 게임 12%, 액션게임이 9%, 어드벤처 4% 순으로 나타났고, 에듀테인먼트 게임이 2%로 가장 작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업체당 평균 개발인력은 14.1명으로 나타났으며, 10명 이하가 45%로 가장 많았고 11명-20명이 35%, 21-30명이 15%, 31-40명이 3%, 40명 이상은 1%로 조사됐습니다.
개발사들은 향후 1-2년 내 기술 자립이 필요한 분야로 역시 네트워크 기술과 3D그래픽 기술을 우선 순위로 꼽았는데요, 이 두 분야가 가장 취약하다고 응답한 개발사도 각각 36%와 35%에 달해 개발 업체간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는 점은 지금과 별반 다르지 않네요.
◆ 2001년 3월 6일(화): 2001 E3, 28개 국내 업체 참가
10년 해외 수출을 위한 국내 업체들이 E3에 참가한다는 소식도 눈길을 끕니다. 28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사상 최대 규모였죠. 물론 한국 공동관 형태였습니다. 5년 뒤에는 엔씨소프트가 단독 부스로 참여했고 당시 최대 전시회였던 E3도 게임스컴 등에 밀려 기를 못 펴는 것을 보면, 10년 새 정말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게임종합지원센터(소장 성제환)는 6일 E3 한국공동관에 참여할 국내 업체 28개사를 선정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한국공동관에 입주하게될 업체는 아케이드게임 업체 지씨텍(액추얼파이트)을 비롯해, 시멘텍(헬브레스) 등 온라인과 PC게임 업체 20개, PDA 게임 개발 업체 3개, 아케이드게임 업체 2개, 게임기기 업체 3개 등 입니다.
센터는 한국첨단게임산업협회(회장 박영화), 한국게임제작협회(회장 김정률), 온라인게임개발사협의회(회장 방갑용) 등 3개 단체와 공동으로, 총 49개 참여 신청 업체 가운데 시장성마케팅독창성수출경험전시회 경험 등의 항목을 심사해 참여 업체를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 2001년 3월 7일(수): PC방 2만개를 돌파
지금은 침체기를 맞고 있는 PC방 사업이 10년 전에는 호황을 누렸습니다. 식을 줄 몰랐던 ‘스타크래프트’의 열기와 온라인 게임 이용자풀이 늘어나면서 생겼던 현상이죠. 당시 국내 PC방이 2만개를 돌파했다는 소식은 정말 큰 뉴스였습니다.
6일 인터넷PC문화협회(회장 박원서)에 따르면, 작년 12월말 현재 전국 PC방이 2만1460개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이는 작년 상반기(1만9772개)에 비해 8.5% 증가한 것으로 업계 최초로 2만개 업소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지역별로는 전체 PC방 중 26%가 모여 있는 서울이 5610개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경기 3403개, 부산 1949개, 대구 1400개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외 지역은 경남(1127), 인천(1116), 경북(1112), 전북(929), 광주(813), 전남(740), 강원(753), 대전(666), 충남(659), 충북(552), 울산(432) 순으로 나타났고, 제주가 199개로 가장 적은 PC방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지난해 상반기에 4600개 PC방이 신규 창업한 것에 비해, 하반기에는 1700개 업체가 창업하는 데 그쳐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서울 등의 대도시의 증가세가 줄어들고 있으며, 대구와 울산은 각각 0.8%, 5.9%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경북 지역의 PC방 창업 열기가 식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네요.
◆ 2001년 3월 8일(목): 레드문, 중국 본토 진출
온라인게임 ‘레드문’이 10년 전 오늘 대만과 미국에 이어서 중국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레드문을 개발서비스하고 있는 제이씨엔터테인먼트(대표 김양신)는 8일 대만 세인트허밋사와 계약금 30만 달러에 매출액의 35%를 로열티로 받는 조건으로 중국 본토 서비스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습니다.
세인트허밋은 ‘레드문’의 대만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중국 판권을 확보하게 됐으며, 이 게임을 중국 본토 언어로 전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레드문’의 중국어 타이틀인 홍월은 지난 9월 대만에서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12월부터 유료 서비스에 나서 현재 회원수 6만, 동시접속자 4500명을 기록한 바 있습니다. 중국 본토 서비스는 4월 북경에서부터 시작됐지만, 지금은 아쉽게도 서비스가 종료됐네요.
◆ 2001년 3월 9일(금): E2소프트-무한엔터테인먼트, 아동용 게임 공동 개발
아이들이 열광하는 ‘뽀로로’나 ‘토머스’ 같은 소재를 게임으로 만들면 대박이 나겠다는 생각 쉽게 들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죠. 뽀로로는 IPTV용으로 그라비티가 제작해 서비스 중이지만, 애니메이션만큼 큰 반향은 일으키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원소스멀티유스(OSMU) 제품들이 그런 거 같습니다만, 아무튼 10년 전에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습니다.
게임 개발유통 업체 E2소프트(대표 서인석)는 창작 애니메이션 개발 업체 무한엔터테인먼트(대표 변강문)와 12일 서울 63빌딩에서 PC게임 공동 개발을 위한 전략적 제휴 조인식을 개최했습니다.
양사는 현재 KBS 2TV를 통해 방영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무지개요정 통통’을 아동용 PC게임으로 개발, 5월 중 출시할 계획이었습니다.
‘무지개요정 통통’은 무한엔터테인먼트가 한국방송제작단과 공동으로 제작한 장편 TV 애니메이션으로, 무한엔터테인먼트가 라이선스를 제공하고 개발은 E2소프트의 아발론스튜디오가 담당했습니다.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