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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드라마에서 배우는 교훈

[[img1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최근 법의학을 다룬 드라마가 인기리에 종영했다. 이 드라마는 과학을 통해 미스테리한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주인공의 활약이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지난주 이 드라마에서는 자신이 만든 게임 시나리오 대로 살인을 일삼는 범죄자가 등장했다. 실제 게임회사를 촬영장소로 섭외해 사실감을 높였지만 기자는 좌불안석이었다. 번번히 게임을 공적으로 돌렸던 지난 일들이 떠올라 보는 내내 가슴 졸였다. 게임 때문에 살인자가 됐다는 마녀사냥식 결론이 또 다시 되풀이될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이 드라마는 부모의 무관심과 사회의 방치가 범죄자를 낳았다고 결론지었다. 게임은 그 사람이 잘못된 분노를 표출하는 매개체로 해석됐다. 매개체는 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 모든 것, 가령 술이라든지 약물, 운동 등도 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중독(혹은 집착)을 낳게 한 원인과 그 치료책이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여성가족부가 추진 주인 셧다운제에 대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여성부는 게임이 중독을 낳고 그래서 법을 통해서라도 청소년들이 접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청소년들이 게임에 몰입할 수 밖에 없는 현상에 대한 이해는 부족하다.

차라리 ‘컴퓨터 앞에만 앉아 있지 말고 나가서 놀라’고 부모들은 말하지만, 청소년들이 친구들과 만나 건전하게 놀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는지 묻고 싶다. 학교와 학원, 과외 등으로 쫒기듯 사는 그들이 그나마 손쉽게 타인과 대화하고 같이 할 수 있는 것이 게임 속이 아닐까.

지나치게 게임에 매몰돼 있다면, 일차적으로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무슨 문제가 없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하는 것이 바른 순서다. 부모와 청소년들도 이러한 사실을 주지 하고 있다. 한국입법학회가 청소년을 둔 부모 1000명과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게임이용 지도에 대해 학부모와 청소년 모두 약 90%가 가정에서 게임 지도, 관리의 주체라고 지적했다. .

설사 셧다운제가 실시된다고 하더라도 게임 과몰입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밤에 게임을 못하지만 낮에 6시간 이상할 수 있다면, 이 역시 문제이지 않은가.

그래서 게임 과몰입을 막고자 한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원인을 제거함과 동시에 게임 과몰입을 줄이기 위한 합리적 방안을 찾아야한다.

가정에서는 게임 이용에 대한 규칙을 세우고 자녀들이 단순히 재미 이상을 떠나 게임에 몰입하는 것이 아닌지 살펴봐야 한다. 게임회사는 게임 이용을 현실적으로 제한할 수 있는 피로도 시스템 등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또 정부는 게임 외에도 청소년들이 건전한 여가생활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인 장치들을 마련하고, 동시에 과몰입된 학생들에게 전문적인 치료를 제공해야 한다.

다행히 셧다운제가 포함된 청소년보호법 개정안이 법사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오는 4월까지 예상되는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합리적인 법안을 마련하라는 주문이다. 남은 시간 동안 여가부는 게임 과몰입이라는 결과에만 주목할 것이 아니라, 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던 원인을 찾아 해결책을 모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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