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쾌남)= 예지력일까요. 이쯤와서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을 뿐이었는데, 블리자드 북아시아 대표의 사임 소식이 들려오네요.
(까도남)= 그러게요. 블리자드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개인사정이라고 하지만, 스타크래프트2 실패가 주된 요인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드네요.
(망나니)= 그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스타2에 관한 기대가 너무 높았어요.
(까도남)= 어찌됐든 한 대표가 대단하긴 했지요. 스타크래프트를 국내로 가져와서 붐을 일으킨 것은 대단하다고 봐야죠. 스타2 출시할 때도 지사장직을 다시 맡았고, 하지만 스타2 국내 시장 공략 실패로 떠나는 것은 맞다고 봐야겠네요.
(쾌남)= 진짜로 개인사정일 수도 있죠.
(까도남)= 그렇긴 하지만 트위터에 남긴 글이 너무 의미심장했어요. 개인적인 판단이지만 게임업계를 떠난다는 뉘앙스를 풍겼던 것 같네요. 뭐, 자세한 것은 한 대표 본인만 알고 있겠죠.
(쾌남)= 그나저나 스타2, 실패한 것으로 봐야 할까요.
(까도남)= 스타2이기 때문에 실패했다고 봐야죠. 만약 블리자드 게임이 아닌, 일반 중견 게임사에서 만든 게임이라면 대성공이라고 보는 것이 맞겠죠.
(망나니)= 저도 같은 생각을 했어요. 스타2에 대한 이름값이 컸다고 해야할까요. 론칭 당시만 하더라도 국내 게임업계 뿐만아니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잖아요.
(쾌남)= 국내 게임산업의 붐을 일으킨 것도 블리자드가 긍정적인 기여를 했다고 봐야겠네요.
(까도남)= PC방 문화를 정착시킨 것 만으로도 대단한 일을 한 것이나 다름없지. 몇 년전이지만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 하나만으로 삼삼오오 모여 즐기는 경우가 허다했으니까.
(쾌남)= 우리가 평가하는 것이 지극히 주관적일 수 있지만, 게임성은 어떤 것 같아요?
(까도남)= 한마디로 재밌었다고 하고 싶네요. 싱글플레이 위주로 플레이하긴 했지만 게임 하나 만큼은 정말 잘 만들었다고 생각하네요.
(망나니)= 처음 나왔을 땐 정말 많이 해봤죠. 리뷰를 쓰기 위해 PC방에서도 열심히 했었죠. 게임성만큼은 저도 한 표를 주고 싶은 심정이네요.
(까도남)= 출시 전에 블리자드 본사에서 보고 느꼈지만, 참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기술, 개발력 하나는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망나니)= 일단 시나리오에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어요. 하지만 PVP 모드에서는 딱히 재미를 못 느꼈어요. 스타1과 차이를 못 느꼈었죠.
(왼발민)= 게임성 보다는 시기가 문제인 것 같다는 이야기를 먼저 하고 싶네요. 스타1의 인기를 스타2만으로 누르기에는 요즘 보급된 온라인게임이 너무 많아요. 예전처럼 여러사람이 같이 모여 팀플레이 등을 하는 것과 달리 요즘에는 게임 성향 자체도 많이 달라졌어요. PC방에서 스타2를 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긴 하지만 팀플레이로 내기를 한다던가, 어울려서 게임을 즐기는 경우를 찾아보긴 힘들죠.
(까도남)= 블리자드가 한국의 PC방 문화를 여전히 이해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ipx를 없앤다고 할 때 반발도 심했지만, 블리자드는 배틀넷을 통해 생태계를 만들려고 했죠. 국내 PC방 환경을 정확하게 짚어내지 못한 것 같네요.
(왼발민)= 그렇죠. 당시 대박이었던 게임을 보면 '포트리스' 같은 게임들, 여럿이 모여 같은 자리에서 파티를 맺고 같이 하는 것이 즐거움이었죠. 하지만 스타2 같은 경우엔 같이 게임을 즐기기 위해선 비밀번호도 입력해야하고 웹계정을 통한 로그인도 거쳐야 하고, 불편한 것이 한 두개가 아니죠. 접근성이 너무 떨어지는 것 같아요.
(쾌남)= 로그인만 안하더라도 플레이에 지장은 없을텐데, 지금이라도 상황이 바뀐다면 어떨까요.
(까도남)= 달라질 수야 있겠죠. 하지만 너무 멀리 와버린 것 같네요.
(망나니)= 걸림돌은 스타1이에요. 전작을 없애면 모를까 같이 공존하기는 어렵다고 봐야죠.
(쾌남)= 그래서 블리자드가 스타1 리그를 없애려고 하는 것일까?
(쾌남)= 리그 얘기로 넘어가죠. 사실 스타2 리그 흥행 중이라고 말할 순 없는 상황이죠. 리그 상황은 어떤 것 같아요?
(망나니)= 꾸준히 리그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스타1의 인기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왼발민)= 모든 스포츠는 사람싸움이라고 봐도 무방하죠. 유명한 스타플레이어가 있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죠. 스타2 리그의 경우 그동안 쌓아온 히스토리가 없기 때문에 성공하려면 장기적인 관점을 보고 하는 것이 맞겠죠.
(쾌남)= 스타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스타2 리그에서도 한 것 같은데요. 스타 황제 임요환을 메인으로 내세우고 있잖아요. 너무 빨리 탈락해 허무하긴 했지만...
(까도남)= 여기서 블리자드의 욕심이 보이는 것 같네요. e스포츠를 10년 이상 만들어왔던 사람들과 같이 했다면 대박으로 키울 수 있었을 것 같은데, 그들의 욕심으로 처음부터 맨땅에 헤딩을 한 것이나 다름 없죠. 지금 상황을 지켜보면 2000년대 초반 PC방 리그와 다를 바 없는 것 같네요.
(왼발민)= 리그 기간도 중요하죠. 지금 스타2 리그는 한달에서 한달 반 정도면 끝나요. 단기간에 많은 것을 보여주지만 사람들의 뇌리에 남는 것이 없죠. 지난 달 우승자가 그 다음달에는 갈리는 방식이죠. 장기집권체제가 아닌 단기적으로 리그가 진행되기 때문에 임팩트가 없는 것 같아요. 강자도 없고, 그렇다고 약자도 없고 특이한 경기도 없고 날빌만 존재하는 리그가 되버린 것 같네요.
(까도남)= 이용자풀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보이는데, 그 것 때문일까요?
(왼발민)= 예전 스타1 리그 초창기 대 양산형 경기만 되풀이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적 있어요. 다시 말해 기억에 남는 경기는 없다는 지적이죠. 지금 스타2 리그가 과거 지적을 되풀이한다고 봐야해요. 오로지 경기만 한다고 봐야죠.
(까도남)= 희소가치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은 했어요. 지금의 스타1처럼 일발 역전이라던지 '와' 라는 탄성을 자아낼만한 경기가 없는 것 같아요. 경기 흐름상 졌다고 보면 지는 구조인 것 같던데.
(왼발민)= 게이머들끼리도 그런 이야기를 종종해요. 한번의 싸움에서 밀리면 결국 패배하는 구조라고.
(쾌남)= 그건 아직 전략이 부족하기 때문이겠죠.
(까도남)= 게임 자체가 워낙 상성 구조기 때문에 뒤집기가 힘들어요. 상성을 무시하는 플레이를 본 적은 없는 것 같네요.
(왼발민)= 하긴, 예전처럼 마린 한 기로 럴커잡기 라던가 이런 것은 보기 힘들죠.
(쾌남)= 그렇다면, 스타2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망나니)=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일단 종족간 밸런싱이 중요하겠죠. 꾸준히 업데이트하면서 조금 더 재미있는 경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그럴려면 스타2 리그의 수준이 더 올라가야겠죠. 새로운 전략이나 플레이들을 보며 나도 따라하고 싶다는 것을 느낀다면, 당연히 스타1처럼 성장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 구조로는 힘들겠죠. 사실 말 나온김에 우리 입장에서도 스타1을 너무 오래 본 경향도 있고 해서 스타2가 출시되면 자연스럽게 스타2 분위기로 넘어가길 바랬었잖아요.
(쾌남)= 그렇죠. 벌써 10년도 넘은 게임인데 자연스럽게 넘어가길 기대한 것은 비단 우리 뿐만이 아니죠. 함께 손잡고 했으면 좋았을텐데, 블리자드와 생각이 달라서 아쉽긴 하네요.
(까도남)= 패키지 게임의 한계상 드라마 같은 붐업은 힘들 것 같네요. 워크래프트3 카오스 모드 같은 새로운 게임형태로 발전된다면 또 모르겠네요. 또 다른 성공 가능성을 볼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지금만으로는 저그 확장팩이 나오더라도 힘들 것 같아요. ipx 도입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해보이고 PC방을 기반으로 한 대회를 유치하고 붐업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일단 기본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봐요. 시간이 지나서 지적재산권 관련 문제도 해결되고 서로가 윈윈할 수 있으면 좋겠네요. 스타1, 사실 너무 오래봤잖아요.
*다음 이 시간에 계속됩니다. 다음 '난상토론' 주제는 '야구' 입니다. 많은 기대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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