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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오늘] 액티비전, 한국지사 설립 해프닝

1996년 '바람의나라'로 시작된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이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었습니다. 그 동안 게임산업을 옥죄는 많은 규제들이 있었지만 한국 온라인 게임은 세계 1등 상품이 됐고 산업규모도 3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데일리게임은 10년 전 이슈들을 정리해 지난 과거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마련했습니다. <편집자주>

[10년 전 오늘] 액티비전, 한국지사 설립 해프닝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 2001년 3월 21일(수): 군대서도 아케이드 게임 즐긴다

요즘 군대 PX에서는 아케이드 게임 뿐만 아니라 인터넷 게임도 즐길 수 있는데요, 군대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은 불과 10년 전부터 입니다.

10년 전 오늘 국방부 산하 육군복지근무지원단은 육군 장병과 군인가족의 복지 증진 일환으로 한국게임제작업협동조합(회장 김정률)의 협조로 병영 내 게임기를 설치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육군복지근무지원단은 한국게임제작업협동조합에 병영 내 게임기를 설치하는 것을 허가했으며, 조합 측은 어뮤즈월드지씨텍인터존21금영 등 4개 아케이드게임 개발사를 선정, 총 230대에 달하는 게임기를 공급키로 했습니다.

공급된 게임기는 이지투디제이(EZ2DJ)와 이지투댄서(EZ2Dancer) 각각 50대와 40대, 액추얼파이터 40대와 낚시게임기 판타지오브피싱 16대, 에이시퍼커스 44대를, 금영은 댄스노래방기기 DDK3000 44대 등입니다.


병영 내에 게임기를 설치 관리하는 일은 조합이 담당하게 되며, 게임기는 무상 공급하되 이를 통해 발생하는 수입의 70%는 각각 업체가 가져가고, 30%는 관리주체인 조합과 운영주체인 육군복지단이 나누게 됐습니다.

복지근무지원단 관계자는 병영 내 게임기를 설치함으로써 육군 장병의 건전한 여가 선용과 심신단련, 사기진작을 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업이 게임개발사의 육성과 게임인구 저변 확대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 2001년 3월 23일(금): 웹게임이 달라진다

지난해부터 웹게임 열풍이 불고 있습니다. 하루에 1000만원 이상 버는 웹게임도 많습니다. 그런데 이 웹게임의 가능성에 대해 10년 전에도 주목한 업체들이 있다는 점이 흥미롭네요.

일반적으로 웹브라우저 상에서 자동 설치되고 일반 콘텐츠처럼 실행되는 플래시(flash)게임쇽웨이브(shockwave)게임 등을 웹게임으로 통칭하는데, 지금까지는 전송 속도 제약에 의해 테트리스나 오목과 같이 데이터량이 적은 게임 위주로 개발서비스돼 왔으나, 최근 기술의 발달로 전략시뮬레이션과 같은 대작 게임은 물론 3D기반 게임까지 선보이고 있습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웹게임 서비스 업체 가운데 북마크아스트로네스트델피아이 등이 각각 삼국지 온라인 아스트로네스트 스피노스 등 기존 웹게임과는 차별화된 웹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최근 아이월드3D(www.iworld3d.com 대표 조경래)는 3D 기반 웹게임 카운터 포스를 개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게임들은 턴 방식으로 진행되는 전략시뮬레이션 게임 ‘삼국지온라인’과 ‘아스트로네스트’. 액션 롤플레잉 게임인 ‘스피노스’, 3D 웹게임 ‘카운터포스’ 등이 있습니다.

이처럼 새로운 형태의 온라인게임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것은 기존의 머그게임과 같은 콘텐츠로는 이제 더 이상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존 온라인 머그게임 시장은 포화 상태에 달하고 있으며, 머그게임에 식상한 소비자들은 웹게임자바게임 등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 2001년 3월 24일(토): 택티컬커맨더스, 인디게임패스티벌 대상 등 4개 부문 석권

한국 온라인 게임 기술력은 10년 전 이미 입증을 받았습니다. 넥슨의 ‘택티컬커맨더스’가 그 중인공으로 2001 인디게임페스티벌(IGF)에서 영예의 대상을 비롯해 게임 디자인상과 최고기술상, 관객이 뽑은 인기상 등 전체 6개 부문 가운데 4개 부문을 석권했습니다.

택티컬커맨더스는 국내 게임 사상 최초로 미 IGF에서 대상을 수상했음은 물론, 총 6개 부문 중 4개 부문을 석권, IGF 사상 최다 부문 수상작으로 기록됐습니다.

[10년 전 오늘] 액티비전, 한국지사 설립 해프닝

이번 수상으로 넥슨은 상금 1만2000 달러와 인텔 펜티엄4 웍스테이션 등을 부상으로 받게 됐으며, 일렉트로닉아츠(EA), UBI소프트, 스트레티지퍼스트 등 세계 메이저 유통사들로부터 택티컬커맨더스의 유통 제안을 받고 있다.

넥슨 미 현지법인의 이상벽 지사장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벌써부터 택티컬커맨더스의 수출은 물론 넥슨의 세계 게임 시장 공략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수상의 기쁨을 밝혔습니다.

게임 개발사와 유통사를 연계해 주는 인디게임페스티벌은 미 게임 미디어 그룹(Game Media Group)에 의해 1998년 만들어진 행사로, 올해 3회째 접어들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인텔이 후원하고 있습니다.

◆ 2001년 3월 26일(월): 디즈니, 아동게임 시장 공략 가속

월트디즈니가 10년 전 홈비디오와 함께 아동용 PC게임과 온라인게임을 잇달아 출시하고 국내 게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2001년 3월 26일 디즈니의 한국내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소프트뱅크코리아(대표 이홍선)는 이달 말 액션 PC게임 도널드덕을 출시키로 한데 이어, 내달 중순 공룡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게임 다이너소어를 출시하고 6월엔 아동용 온라인게임 아틀란티스 서비스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가장 먼저 선보일 도널드덕은 횡스크롤 방식의 액션 게임으로, 게이머는 도널드와 함께 그의 애인 데이지를 구하기 위해 3차원 그래픽으로 구성된 20개 스테이지를 클리어 하는 방식입니다.

다이너소어 액션 게임은 4월 중순 동영 영화 비디오와 함께 출시되며, 영화의 등장 인물인 여우원숭이 지니(Zini), 익룡 플리아(Flia), 그리고 알라다(Alada)가 게임의 주인공으로 등장합니다.

[10년 전 오늘] 액티비전, 한국지사 설립 해프닝

게이머는 14개의 스테이지에서 벨로시랩터(Velociraptors), 오비랩터(Oviraptors) 등 다양한 공룡무리와 대결할 수 있으며, 게임 내에서 제공되는 공룡백과사전 등으로 학습도 가능합니다.

소프트뱅크코리아 관계자는 “그 동안 디즈니는 홈비디오 시장에 주력했으나 최근 게임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아동용 시장을 겨냥한 타이틀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며 국내서도 아동용 게임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2001년 3월 27일(화): 밀리터리 게임 대회 붐

10년 전 FPS 대회 붐이 일었습니다. 프로게임리그 업체 배틀탑이 3월 28일부터 서든스타라이크 게임대회를 시작하며, PKO도 내달 5일부터 카운트스트라이크 게임대회를 개막했습니다. 또한 게임 유통 업체 카마디지털엔터테인먼트도 내달 1일부터 카마배 테이크 다운 클랜 리그전을 개최했습니다.

이들 게임들은 공식홈페이지(www.suddenstrike.co.kr)를 통해 참가 신청을 받고 온라인 예선을 통해 64강을 선발, 내달 15일 잠실 롯데월드 내 키글(KIGL) 스타디움에서 오프라인 대회를 치뤘습니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던 임요환, 봉준구, 이지혜 등 총 10여명의 스타 게이머가 참여했으며, 게임MBC와 인터넷 방송 두밥(www.doobob.com)을 통해 중계됐습니다.

배틀탑 이강민 사장은 “밀리터리 게임은 전략시뮬레이션과는 다른 사용자 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스타크래프트로 집중돼 있는 게임리그에 변화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대회를 계기로 유통사나 리그사 모두 게임 사용자 저변을 넓히는 데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2001년 3월 28일(화): 액티비전, 한국지사 설립 해프닝

10년 전에 글로벌 기업 액티비전이 한국에 지사를 설립한다는 소문이 돌았던 것 아십니까? 언론에 최초 보도가 되면서 기정사실화 되자, 액티비전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밝히기 위해 기자회견을 갖는 등 소란이 일었습니다. 지금은 블리자드와 합병해 최고의 게임업체로 성장한 액티비전이 한국에서 소문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기자간담회까지 열였다니, 당시에는 한국시장이 해외 업체들에게 정말 중요하긴 했나 봅니다.

28일 액티비전 본사 존 굳데일(John Gooddale) 부사장은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언론에 보도된 것처럼 액티비전 한국지사 설립은 검토한 바 없으며, 단지 한국의 PC게임 시장 조사를 위해 방문했다고 밝혔습니다.

당초 액티비전의 한국지사 설립설이 불거져 나온 것은 존 굳데일 부사장을 초청했던 애니메이션 개발 업체 미지온엔터테인먼트(대표 이강균) 측에서 액티비전과 한국 지사 설립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나, 이날 미지온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당초 말을 바꿔 협의 사실을 전면 부인했습니다.

이에 대해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EA에 이어 인포그램인터플레이 등 외국계 게임 유통사의 한국지사 설립이 이어지면서 액티비전도 한국 진출을 고려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이번 해프닝은 협상 결렬에 따른 사후 조치일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 2001년 3월 29일(목): 로봇축구 게임 시대 열린다

10년 전에는 로봇을 조정해 축구대결을 벌이는 아케이드 게임기가 보급되기도 했습니다.

29일 게임마케팅 전문업체 배틀탑(대표 이강민)이 로봇축구게임 개발 업체 로보컴(대표 송해진)과 업무 제휴를 체결하고, 로봇축구 게임의 보급활성화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제휴에 따라 배틀탑은 프로게임리그 운영 및 각종 게임이벤트 개최 경험을 바탕으로 로보컴의 마케팅을 대행하고, 로보컴은 게임기 연구개발에만 전념하게 됐습니다.

로보컴이 개발한 로봇축구 게임기는 여러대의 로봇을 무선으로 조종하여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한 아케이드형 게임기로, 세계 최초로 상용화를 시도했으며 빠르면 올 상반기 중 시중 아케이드게임장에 설치될 계획이었습니다.

이 게임기는 하나의 주파수 대역을 통해 다수의 사용자들이 동시에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했으며, 간단한 조작법으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게 한 것이 장점을 지녔습니다.

배틀탑은 로봇축구 게임기 출시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고, 자체 프로게임리그 종목으로 편입시키는 한편, 향후 2002한일월드컵과 관련해 국가별 대항전도 추진할 생각이었습나다. 이를 위해 로봇축구 게임기를 인터넷과 연동해 랭킹서비스를 제공하고, 전국 규모의 오프라인 대회도 추진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는 경제성이 떨어져 무산됐습니다.

◆ 2001년 3월 30일(금): 춘계 도쿄게임쇼 개막

지금은 자국 게임쇼로 전락한 도쿄게임쇼가 과거에는 엄청난 인기를 누린 덕에 가을과 봄, 2차례 열린 것을 아시나요? 그러다가 다시 추석을 전후로 한 가을에만 열리도록 변경됐습니다.

가정용게임 시장의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일본 최대 전시회 춘계 도쿄게임쇼2001이 30일 일본 지바현 마쿠하리메세 닛폰컨벤션 센터에서 개막했습니다.

게임이 여는 21세기 엔터테인먼트를 테마로 펼쳐지는 이번 춘계 게임쇼에는 한국을 비롯해 일본미국 등 3개국 83개사가 참가했으며, 내달 1일까지 15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국내서는 한국첨단게임산업협회(회장 박영화)가 한국공동관을 설치하고 애니미디어넥폰 등 10개 업체가 제품을 전시했습니다.

전시회 전체로는 휴대용 게임의 출품이 크게 증가해 전체 게임의 35.4%를 차지했으며, 그 동안 강세를 보였던 비디오게임 일색에서 벗어나 모바일게임, 네트워크게임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선보였다. 기종별로는 플레이스테이션2가 가장 많은 25.6%를 차지했습니다.

일본 컴퓨터엔터테인먼트소프트웨어협회(CESA)가 주최하는 도쿄게임쇼는 매년 봄가을에 열리며 미국의 E3, 영국의 ECTS와 함께 세계 3대 게임쇼로 당시에는 위세가 높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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