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취중진담의 세번째 주자들은 세번째 시간인 만큼 3명으로 선정했습니다. 바로 인기 온라인 축구게임 '피파온라인2'를 책임지고 있는 기획-개발-사업 팀장들입니다. 기획을 책임지고 있는 임우재 팀장, 개발을 책임지고 있는 김영진 팀장, 사업을 책임지고 있는 이완수 팀장이 그 주인공입니다. 세 팀장들과 함께한 유쾌하고 진솔한 '피파온라인2' 취중진담.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피파온라인2'는 자타공인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게임입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프로스포츠는 야구겠지만 온라인게임 상에서는 축구가 월등한 성적표를 자랑합니다. 특히 '피파온라인2'의 경우 최고 동시 접속자 수 22만명을 돌파, '마구마구'나 '슬러거' 등의 동시 접속자 수를 모두 합해도 넘어서지 못하는 독보적인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런 '피파온라인2'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요.
◆'피파온라인2' 인기비결은 '협업'
취중진담을 위해 예약한 장소에 들어서자마자 기자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직 음식도 나와있지 않은데 미리 도착해 있는 세 팀장들이 그야말로 '깡소주'를 들이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작부터 '오늘 취중진담은 쉽지 않겠군'이라는 생각으로 자리에 앉았습니다. 앉고 보니 그들은 역시나 '피파온라인2'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각 팀장들은 각자 자기들이 원하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을 서로에게 이야기하고 의견을 조율하는 중이었습니다.
◇사진 좌측부터 '피파온라인2' 이완수 사업팀장, 임우재 기획팀장, 김영진 개발팀장
"많은 분들이 피파온라인2의 성공 비결을 물어보십니다. 그러면 우리는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바로 그 원동력은 협업이라고 말이죠. 사실 아시다시피 피파온라인2는 EA와 공동개발한 타이틀입니다. 다른 회사와 공동개발을 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엄청난 스트레스죠. 내부에서 기획, 사업, 개발팀이 뭉치지 않으면 산으로 가는 프로젝트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세팀장의 경력을 살펴보니 면면이 매우 화려합니다. 개발을 책임지는 김영진 팀장은 '피파온라인1' 때부터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그야말로 '피파온라인'의 산증인이죠. 임우재 기획팀장은 넥슨 출신입니다. 넥슨에서 사업쪽 일을 하다가 네오위즈게임즈로 옮겨서 기획을 맡고 있습니다. 이완수 팀장은 CJ E&M 게임부문 출신입니다. '마구마구'를 담당하다가 '피파온라인2'로 넘어왔습니다. 신기한 사실은 세 팀장 모두 처음에는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다가 개발-기획-사업을 맡고 있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그 부분이 피파온라인2의 성공 비결이 될 수 있겠네요. 어떤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지만 다른 분야 일을 이해하지 못하면 협업이 잘 되지 않거든요. 무조건 자기 분야가 중요하다고 주장하면 커뮤니케이션에서 실패한 프로젝트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각기 다른 분야 일을 해봤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고충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 점이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의 중요한 열쇠인 것 같아요."
◆월드컵 시즌, 기대보다 부담 심했다
대부분 온라인게임들의 최대 성수기는 겨울방학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방학이라 청소년, 대학생들이 게임을 할 시간이 많고 추운 겨울이라 외부 활동을 하기 보다는 집이나 PC방에서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잘 나간다'는 온라인게임들의 최대 동시 접속자 수 발표는 겨울방학이 이뤄집니다.
하지만 스포츠게임은 다릅니다. 스포츠게임은 겨울방학이 아니라 그 스포츠가 리그를 시작하는 시점이 성수기입니다. 예를 들면 지금은 프로야구 개막 시즌이라 야구게임들의 성수기인 것이죠. 그렇다면 '피파온라인2'의 성수기는 언제일까요? 그렇습니다. 바로 '월드컵 시즌'입니다. 지난해 6월, 남아공 월드컵으로 한국이 후끈 달아오른 그때, '피파온라인2'를 담당하는 세팀장들은 지옥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사실 월드컵 시즌은 기대된다기보다 부담되는 시기였습니다. 전작인 피파온라인이 공개되자마자 독일 월드컵이 열렸기 때문이죠. 당시에 최고 동시 접속자 수 18만명을 기록하면서 인기게임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4년후인 2010년, 피파온라인2 팀의 목표는 '2006년 성적표만 뛰어넘자'였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월드컵 시즌에 '피파온라인2' 성적이 잘 나오면 '월드컵 특수'라는 말이 나올 것이고, 성적이 좋지 않으면 축구게임인데도 월드컵에 잘 안된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 뻔할테니까요. 잘되도 세팀장들 덕분이 아니라 월드컵 때문이고, 안되면 세팀장들 때문이라는 질책이 나올 법도 하네요.
"월드컵 시즌에 맞춰서 여러가지 업데이트를 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월드컵 모드죠. 저절로 토너먼트에 참여하게 되고 승부를 겨룰 수 있는 모드였습니다. 다행히 반응이 좋았고 최고 동시 접속자 수도 연일 갱신됐죠. 월드컵 기간 내내 피파온라인2 팀은 비상대기 상태였습니다. 언제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몰랐기 때문이죠. 그래도 성적이 좋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피파온라인2'가 월드컵 시즌때만 '반짝'하는 게임은 절대 아닙니다. 세팀장이 정확히 이야기하진 않았지만 지금도 동시 접속자 수 발표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아?'라고 생각할만큼 많은 수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조만간 동시 접속자 수 발표도 생각하고 있다고 하니 조금 기다려보면 '피파온라인2' 저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이청용에서 에프엑스 설리로... 마케팅 타겟 바뀐다
최근 '피파온라인2'는 인기 걸그룹 에프엑스의 설리를 메인 홍보모델로 선정하면서 이슈 몰이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동안 '피파온라인2'가 연예인 모델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의 스타마케팅은 조금 의외입니다. 축구게임이기 때문에 축구선수들을 메인 모델로 사용했었죠.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설리는 조금 의외입니다. 물론 요즘 아이유를 필두로 게임과 여자 연예인이 손을 잡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지만 말입니다. 분명히 의도가 있을 것 같습니다.
"스포츠게임이 처음 시작할때는 그 스포츠게임의 팬들을 게임으로 흡수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당연히 인기 축구 선수들을 모델로 기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춘다면 그 게임은 그냥 그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만 회자되는 마니아 게임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설리의 모델 기용은 그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포석입니다."
그렇습니다. 사실 세팀장이 이야기한 부분은 '스포츠게임의 한계'라고 지적되는 부분입니다. 스포츠를 좋아하지 않는 게이머가 즐기기가 쉽지 않다는 점. 분명한 스포츠게임의 한계입니다. 이완수-임우재-김영진 팀장은 그 한계를 넘기 위한 전략의 첫번째로 설리 홍보모델 기용을 선택했습니다. 보다 대중적인 게임으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태세입니다. 경쟁작으로 불리는 '프리스타일풋볼'의 박지성 홍보모델 기용과는 분명히 다른 부분입니다.
"앞으로 피파온라인2는 대중적인 게임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축구를 모르고, 축구를 좋아하지 않아도 쉽게 적응하고 즐길 수 있도록 바꿔나갈 예정입니다. 업데이트 방향도 거기에 맞춰갈 것입니다. '축구게임이 다 똑같지 뭐'라는 생각으로 피파온라인2를 멀리하셨던 분들도 이번 설리 모델 기용과 향후 업데이트를 보시면 게임에 관심을 가지실 수 있을 것입니다."
jjoony@dailygame.co.kr
*2편에서는 경쟁작 '프리스타일풋봇'과 '피파온라인3', 그리고 EA와의 재계약에 대한 세팀장의 솔직한 답변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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