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플의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이하 던파)에 해커들의 계정도용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자체 보안 시스템을 통해 OTP프로그램을 비롯한 보안카드, 고블린패드 등을 권장하고 있지만, 실제 게이머들의 아이템 피해 사례가 늘고 있어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개발사인 네오플측은 해킹 발생 시 캐릭터가 소유하고 있던 아이템 및 골드를 복원해주는 '선복구' 시스템을 이용해 고객들의 불만을 잠재우고 있다. 하지만 '30일간 거래정지'를 적용해 해킹 피해자들의 부담을 이중으로 가중시키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005년 8월 공개서비스를 시작한 '던파'는 6년에 달하는 서비스 기간 동안 다양한 형태의 해킹이 시도됐다. 주민등록번호를 도용한 아이디와 비밀번호 해킹은 물론, 해당 IP 로그 분석을 통한 해킹, 매크로를 통한 아이템 해킹 등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하물며 게임 내 사기 수법을 통한 아이템 및 골드 해킹, 비정상적인 신고로 인한 게임이용제한 등 여러가지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해킹 사례는 인기 게임이라면 한번쯤 겪어야 할 홍역과도 같은 일이다. 네오플은 해킹 사건 발생 시 고객센터를 통한 1대1 문의 및 전화연결을 통해 해당 사안을 접수한 뒤 선복구 조치를 시행 중이다. 이후 복구 처리는 접수일자로부터 약 10일 정도 소요된다. 간혹 3~4일만에 복구 조치가 완료되는 경우도 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게이머들 입장에서 반가운 일이다. 사실상 게이머들에게 누가, 왜 해킹을 시도했는지는 궁금한 부분이 아니기 때문. 또한 자신이 소유한 아이템 및 게임머니를 원상태로 복귀만 시켜준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 공통된 입장이다.
피해자 대다수는 "복구만 시켜줘도 다행이다. 간혹 OTP 서비스 미사용 등으로 인해 복구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할 때는 너무하다는 생각도 든다"며 "누가 해킹했는지는 알고 싶지도 않다. 내 아이템만 돌려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후의 절차다. 네오플은 해킹 피해 시 선복구 조치 후 30일간 거래정지를 시행 중이다. 30일 거래정지가 적용되면 단순히 복구된 아이템의 거래제한을 떠나, 아이템 강화/밀봉, 아바타 합성/생산, 레서피 합성, 싸우자, 선물하기, 경매장 거래 제한, 아이템 잠금 해제 취소 등 게임 내 모든 기능에 제한을 받게된다. 결국 게임 내에서 사냥을 제외한 그 어떤 기능도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게이머들의 불만이 거세지고 있다. 피해자들은 '던파' 공식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은 물론, 한국소비자원, 포털사이트,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피해 소식 등을 게재하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비단 어제 오늘일이 아니다. 해킹 피해 후 거래정지에 따른 불이익으로 피해자들의 호소는 몇 년째 지속되고 있다.
한 게이머는 "해킹 당한 것도 서러운데 2차 피해 방지라는 명목으로 30일간 거래정지를 시켜버리면 게임을 하지말라는 것인가"라며 "이럴꺼면 OTP 서비스를 비롯해 고블린패드 등은 왜 만들어 놓은 것인가. 형식적으로 만들어 보안등급을 올릴바에야 없느니만 못하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또 다른 게이머는 "2차 피해 방지라는 이유로 피해자에게 부담을 가중시키는 것 자체가 잘못된 일"이라며 "허술한 보안수준에 따른 피해를 게이머에게 고스란히 떠넘기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네오플측은 "계정도용 피해자일 가능성에 한해 자체 운영조항에 포함된 계정보호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계정도용이나 계정해킹에 대한 피해자에 대한 구제책도 마찬가지로 운영정책에 의거해 규정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 "던파의 선복구 정책은 여타 게임들과 다르게 피해 상황 접수 후 해킹을 당하기 전 상황으로 완벽하게 복원이 가능하다. 이같은 서비스 정책은 이용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한 최선책"이라며 "한달간의 거래정지 기능은 2차 해킹 피해 예방과, 해커들이 입수한 아이템을 회수하기 위한 기간에 불과하다. 피해자들이 원할경우 일정 기간동안 해커들의 움직임을 분석해 아이템을 회수할 수도 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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