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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2, 반값에 팔아도 안 팔리네

블리자드코리아가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한 달 이용권을 절반에 못 미치는 가격에 판매했음에도 그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사실상 스타2 흥행이 끝났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중론이다.

블리자드코리아는 지난 4월 29일 소셜커머스 사이트인 ‘위메이크프라이스’에 스타2 30일 이용권을 4900원에 제품을 등록했다. 구매자가 100명이 되면 9900원인 원가에서 51%나 할인된 가격에 팔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소셜커머스를 이용하는 업체들은 박리다매를 통해 이윤을 얻는다.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해 많은 구매자를 확보하는 것이 기본. 때문에 이러한 사이트에 올라오는 물품 중 인기 있는 것은 준비한 사이트에 공개되자마자 준비한 수량이 금방 동이 나기도 한다.

블리자드코리아도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최대 수량을 3만개를 준비해 만약 구매자들이 몰리더라도 최대한 많은 양을 판매하려고 했던 정황이 그렇다.

하지만 스타2 한달 이용권을 산 사람은 고작 238명. 목표 구매자수 100명을 채웠다지만 기대보다 훨씬 저조한 수치다. 준비한 수량에 20%도 못 미치는 판매량이다.

블리자드코리아는 소셜커머스를 통한 반값 행사로 스타2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의도는 판매량 부진으로 수포로 돌아간 셈이다.

스타2는 해외와 달리 국내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블리자드코리아는 대한항공과 제휴를 맺고 비행기에 스타2 이미지를 덧씌우고 차별화된 정액 요금제를 도입하는 등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펼쳤으나 게임 흥행으로 이어가지 못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이벤트 리그도 임요환, 이윤열 등 유명 선수들이 참가했음에도 반짝 인기에 그쳤다.

이유는 여러가지로 분석된다. 일단 발매 첫날 180만장을 팔아 치운 북미와 유럽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패키지가 아닌 다운로드 방식의 정액 요금제를 도입한 것이 화를 키웠다. 발매가 저조하자 추가로 패키지 판매를 했지만 이미 시장 분위기는 식어버렸다.

한 달 이상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며 완성도가 뛰어난 싱글 플레이 콘텐츠를 소진한 것도 흥행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외에도 요금제로 인해 PC방 업주들과 마찰, 한국e스포츠협회와의 분쟁 등도 스타2 흥행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 모든 것이 ‘스타크래프트’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1998년과 현재 국내 시장 환경이 다름에도 이를 간과한 블리자드코리아의 잘못된 정책에서 기인했다는 지적이다. 전작이 흥행했으니 후속작도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는 잘못된 확신이 무리수를 낳았다는 설명이다.

박상우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교수는 “전작이 그렇게 성공한 나라에서 후속작이 흥행을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각도로 검토해 볼만한 사안”이라며 “그럼에도 한 가지 분명한 건 블리자드가 한국 시장을 너무 잘 안다고 자신했던 것이 스타2 부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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