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프로야구매니저'가 시장에 론칭될때, 지금의 이같은 결과가 나오리라고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과거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가 그랬던 것처럼 그래픽도 볼품없었고 타격감이 떨어지다못해 아예 조작하지도 않는 매니지먼트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엔트리브소프트 '프로야구매니저' 강상용 팀장은 이같은 예상 보란듯이 깨부수고 지난해 최고 흥행작 가운데 하나로 이 게임을 우뚝 세웠다. 숨가쁘게 달려온지도 어느새 1년, 강 팀장은 그동안 게이머들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해 미안하다며 이제부터 더욱 이용자들을 위한 업데이트를 준비하겠다고 말한다.
"사실 예상보다 훨씬 큰 호응을 얻어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주신 사랑은 많은데 아직 운영이 부족해서 게이머들이 원하는 바를 채워드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도 잘 알고 있고 이제 그런 부분을 채워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프로야구매니저'가 등장하기 전까지 온라인 야구 매니지먼트 게임은 불모지였다. '마구마구'와 '슬러거'가 양분하고 있는 시장에 KTH '와인드업'이 끼어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면서 경쟁하고 있는 액션형 야구게임 시장과 달리 매니지먼트 장르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다.
최초로 등장한 게임이 바로 '프로야구매니저'. '프로야구매니저'는 뛰어난 시뮬레이션 기능과 라이선스를 활용한 실제 선수카드 시스템을 도입, 야구 팬들의 팬심을 자극했다. 때마침 월드베이스볼클랙식(WBC)과 베이징올림픽으로 촉발된 야구열기는 지난해에도 뜨겁게 타올랐다.
직접 조작할 필요없이 선수들만 기용하고 몇가지 작전만 걸어주면 되는 간편한 게임성은 게임을 모르는 야구팬들을 '프로야구매니저'에 접속하게 만들었다. 직접 조작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마구마구'나 '슬러거'를 즐기던 게이머들도 짬짬이 '프로야구매니저'를 동시에 즐기면서 사용자가 늘어났다. 결국 '프로야구매니저'는 대박을 쳤다.
"흥행 성적표를 말씀드리긴 조심스럽습니다. 외부로 공식적으로 어떤 성적을 거뒀다고 말씀드린적이 없습니다. 다만 최근 개막효과 덕분인지 몰라도 매출이나 동접이 꽤 늘었습니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NHN 네이버가 서비스하는 '야구9단'이 등장하면 '프로야구매니저'에도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비슷한 게임성을 가지고 있으면서 야구팬들이 가장 자주 접하는 사이트 중 하나인 네이버 야구섹션에서 서비스되기 때문이다. 모르긴 몰라도 이용자 이탈이 있었을만도 하다. 하지만 강 팀장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라이벌 등장의 영향이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크지도 않습니다. 야구9단과 프로야구매니저는 웹게임과 클라이언트게임이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경쟁자라기 보다는 파이를 키우는 동료같은 느낌입니다. 맛집들도 한곳에 몰려 있으면 장사가 잘되는 것 처럼 말이죠. 특히 야구9단이 야구 팬들에게 많이 알려지면서 덩달아 프로야구매니저도 많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그럴때는 정말 감사합니다.(웃음)"
파이를 키운다고 하지만 강상용 팀장이 마냥 웃고만 있을수는 없는 노릇이다. 애니파크가 '마구마구'에 구단주모드를 추가한다고 나서고 있고 다른 스포츠지만 한빛소프트의 'FC매니저'와 KTH의 '풋볼매니저온라인'이 잠재적으로 '프로야구매니저' 사용자를 빼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매니지먼트게임이라는 장르가 비주류인데 최근 갑자기 신작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경쟁작이 별로 없고 시뮬레이션이라 조금 쉽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많이들 들어 오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시장이 그렇게 만만한 시장은 아닙니다. 우리가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지금의 밸런스를 만든 것처럼 다른 경쟁게임들도 마찬가지 길을 걸을 것입니다. 우리도 그 시간동안 노하우를 계속 쌓아 나가야할 것입니다."
강상용 팀장은 다른 게임들을 신경쓰기 보다는 '프로야구매니저'만을 보고 달려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게이머들이 원하는 바를 모두 모니터링하면서 업데이트 계획을 세우고 있다. 강 팀장은 "우리 게이머 분들이 조금 거치신 분들이라 게시판만 가봐도 금새 무엇을 원하는 지 알 수 있다"며 "그런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00년대 이전 선수 추가도 당연히 계획 중입니다. 이미 기본적인 선수 개발작업은 마친 상태인데 밸런스 조절을 위해 수천번 테스트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올 가을 정도에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길드의 일종인 이사회 업데이트도 계획중이고 팀컬러의 추가나 변동도 꾸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PC방 혜택 같은 경우도 PC방에서 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일정 금액을 지불하면 누릴 수 있는 정액요금제 도입도 신중히 고려하고 있습니다. 최근 VPN이라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누리시는 분들이 많은데 이 부분을 회사가 제공하는 것이 맞느냐 아니냐를 놓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엔트리브소프트하면 떠오르는 스타마케팅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엔트리브소프트는 이미 '프로야구매니저'에 MBC스포츠 플러스 송지선 김민아 아나운서를 모델로 기용, 게임 내 부매니저로 등장시키면서 큰 호응을 얻었다. 최근에는 '양신' 양준혁 해설위원을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 다른게임인 '앨리샤'에서는 인기 여가수 아이유를 메인 모델로 내세웠다.
"양준혁 해설위원을 끝으로 남자 모델을 기용할 생각은 없습니다. 다만 부매니저의 경우 여자 모델이 들어가면 좋은 콘텐츠기 때문에 여자 모델을 섭외 중입니다. 인기에 편승한 모델 기용보다는 의미있는 분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송지선, 김민아 씨처럼 야구 전문 아나운서 같은 분이면 좋겠습니다."
"이용자 분들에게 서비스 1년이 지났는데 따로 인사를 드리지 못했습니다. 1년 동안 보내주신 관심과 충고에 감사드립니다.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게이머들의 의견을 반영하는 프로야구매니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애정어린 질책, 사랑 부탁드립니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