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관호 네오위즈게임즈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네오위즈아이엔에스 대표가 오는 20일 게임산업협회장으로 선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최 후보가 협회장으로 나서야만 했던 배경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협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2월 장근복 전 MBC미디어플러스 사장을 후보로 추대했으나, 연봉문제와 외압설 등의 이유로 본인이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후 협회는 김성곤 사무국장이 협회장을 대행하는 구조로 지금까지 운영돼 왔다. 그 사이 게임업계의 발목을 잡는 셧다운제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협회장을 하루 빨리 추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부회장사와 이사사들 사이에서 형성됐다.
◆ 적임자
최관호 후보가 나선 것은 이러한 상황과 맞닿아 있다. 협회는 이번 셧다운제 관련 대처에서 제 목소리를 못 내면서 무능력한 이미지를 업계에 각인시켰다. 일각에서는 협회 무용론도 제기되기도 한다.
부회장사와 이사사들 입장에서는 산적한 문제들이 많은 상황에서 더 이상 협회장을 공석으로 내버려둘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최 후보가 네오위즈게임즈 대표직을 수행하면서 보여준 리더십과 풍부한 인맥도 협회장으로 적합하다는 하마평이 나왔다.
표면적으로도 김기영 전 협회장과 마찬가지로 위기에 처한 협회와 게임산업을 위해 최 후보가 자진해서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최 후보는 역대 협회장과 달리 게임업체 대표는 아니지만 네오위즈게임즈의 지주회사인 네오위즈의 COO며 계열사 대표를 맡고 있어 사실상 업계 인사로 최선이었다는 평가다.
◆네오위즈 '폭탄 떠안기'
반면 최 후보의 자발적 지원이 아닌 압력에 의해 네오위즈가 협회장을 떠맡았다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금까지 협회장을 맡았던 업체는 NHN(1기 김범수, 4기 김정호 회장), 한빛소프트(2기 김영만, 4기 김기영 회장), 넥슨(3기 권준모 회장) 등 4개사다. 게임업계를 리드하는 메이저 업체 중 엔씨소프트와 네오위즈게임즈만 회장사를 하지 않았다.
엔씨소프트는 4기 협회 출범 이후 업계 공동의 게임 전시회 지원 사업이나 캠페인 등에서 독자적으로 움직여 왔다. 3기 협회 시절에 엔씨소프트는 협회 업무를 쥐락펴력했던 것으로 알려져있고, 또 이에 대한 기존 회원사들의 불만 때문에 협회 내 활동이 4기 들어 위축된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엔씨 스스로도 4기 출범이후 협회 활동을 줄이려는 분위기다.
결정적으로 엔씨소프트가 야구단 창단을 결정하면서 회장사를 맡아야 한다는 부담에서 자유로와졌다. 야구단 창단이 게임산업 위상 제고에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엔씨가 협회 회장사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잃었다.
따라서 남은 회사는 네오위즈게임즈 뿐이다. 특히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피파온라인2’와 ‘크로스파이어’ 중국 로열티 덕분에 매출이 급증했다. ‘업계를 위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아무도 협회장으로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네오위즈게임즈 차례다’는 협회 이사사들의 요구를 수용해, 최관호 후보가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협회장을 공석으로 놔둘 수도 없는데 하겠다는 사람이 없으니, 네오위즈게임즈가 회장사 떠안았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협회 관계자는 “이번에는 네오위즈가 회장사를 맡아야 한다는 공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그래도 제대로 된 협회장을 뽑기 위해 많은 논의들이 오갔고 최관호 대표만한 인물이 없다는 합의를 이끈 것도 사실이다”고 말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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