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4월 기준, 일본에서 서비스되는 대부분의 온라인게임들이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일본에서 월매출 20억원을 넘어선 'SD건담 캡슐파이터' 외에도 FPS게임 '아바'와 '엘소드', '드래곤네스트' 등의 지표도 점점 올라가고 있다.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온라인 게임 사용자들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NHN 한게임 정욱 대표 대행은 최근 제주도에서 열린 한게임 익스 2011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일본에서 온라인게임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욱 대표 대행은 "일본에서는 지진, 방사능 등의 영향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집에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 플레이 타임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는 물론 일본에서도 서비스되고 있는 FPS게임 '아바'의 경우 국내 매출보다 일본 매출이 더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아바'를 개발한 레드덕 관계자는 "일본 매출이 이미 한국 매출을 뛰어넘은 상황"이라며 "지진, 방사능 등의 여파로 휴대폰 사용이 원활치 않을 경우 온라인게임에 접속해 친지들의 안부를 묻는 등 인터넷을 활용한 게임들의 접속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 1위 게임업체 넥슨도 일본법인의 정확한 매출은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한국법인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게임사업을 하고 있는 대만 감마니아도 일본법인의 4월 매출이 3월 매출보다 15% 가량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늘어나면서 일본은 중국과 함께 국내 게임업체들의 또다른 기회의 땅이 될 전망이다. 일본은 전통적으로 사용자 1인당 평균 매출액(ARPU)이 높은 국가다. 중국처럼 100만~200만명씩 사용자를 모으기는 힘들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사용자만 확보하면 쏠쏠한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시장이다.
이미 일본 온라인게임 시장은 한국 게임업체들이 점렴한 상태다. 넥슨 재팬과 NHN 재팬이 일본 온라인게임업계 1, 2위를 다투고 있고 네오위즈게임즈의 자회사인 게임온도 일본에서 선전 중이다.
한국 업체들이 온라인게임 사용자 풀을 넓혀가고 있는 만큼 국내 온라인게임 업체들이 일본에 진출하기도 비교적 용이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처럼 기술유출이나 일방적 계약 파기 같은 문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 일본 시장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