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예술대학 디지털아트과 김대홍 교수가 "국내 게임 개발자들의 자성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교수는 "게임 개발자들은 게이머들의 행위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다"며 "지금은 개발자들이 어떻게든 게임을 오래할 수 있도록 잡아두는데만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대홍 교수는 왜 게임에 몰입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다. 김대홍 교수는 사람이 흥미를 느끼는 요소를 크게 세가지, 재미적 요소, 심미적 요소, 투영적 요소라고 설명했다.
재미적요소는 안전한 것보다는 위험한 것, 평범한 것보다 독특한 것, 정상적인 것보다는 희한한 것에 흥미를 느낀는 사람의 속성이다. 심미적요소는 보기에 아름다운 것에 흥미를 느끼는 속성이며 투영적 요소는 자신이 직접 즐기느냐에 따라 흥미 정도가 달라지는 속성이다. 김 교수는 "세 가지 흥미요소를 100% 충족시키는 것은 지금까지 게임이 유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대홍 교수는 게임 기획자들은 게임 플레이어가 자유도를 훼손받지 않고 내가 직접 게임을 만들어 간다고 생각하도록 만든다고 설명했다. 기획자가 게이머를 콘트롤할 수 있는 이유다. 김대홍 교수는 이를 '간접적인 콘트롤'이라고 밝혔다.
게이머들이 게임에서 흥미와 재미를 느끼기 때문에 게임을 이용해서 사람을 조종하거나 사람의 행동을 보다 나은 쪽으로 이끌 수 있다는 것이 김 교수의 주장이다. 이런 것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기능성 게임'이다. 다만 현재의 기능성 게임은 너무 가르치려고만 하고 재미가 빠져 있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재미도 있으면서 게이머를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게임 개발자들은 게이머들을 어떻게든 게임에 잡아두기 위해 평가보상만을 마련하고 있다. 평가보상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고 자신이 얼마나 똑똑한지 나타내고자 하는 게이머의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다. 김 교수는 "학습보상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습보상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하고 도전을 통해 완전히 익히고자 하는 게이머의 욕구다.
김대홍 교수는 "개발자들은 충분히 게이머들을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아직 그런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자성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김대홍 교수는 '게임중독'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 내비쳤다. 김 교수는 "스티브 존스가 게임이 인간의 문화에 미치는 영향과 두뇌발달, 사고력을 증진시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며 "게임이 무조건 좋다는 것이 아니라 매도되는 것이 불합리하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교수는 "처음 영화가 나왔을때 선정성과 폭력성이 지적받았고 책이 처음 등장했을때도 책이 사람들 문화수준을 떨어뜨린다는 목소리가 있었다"며 "게임도 마찬가지 길을 걷고 있는 것이며 게임 이후에 또다른 매체가 나온다면 똑같이 반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