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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사 VS 서비스사' 갈등 수면 위로, 해결책 없나

온라인게임 개발업체와 서비스업체와의 갈등 관계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서비스 재계약을 앞두고 생기는 갈등이나 서비스 도중 발생하는 의견 충돌들이 대중들에게 공개되면서 게이머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최근 국내 1위 FPS게임 '서든어택'을 개발한 게임하이와 서비스하는 CJ E&M 게임부문과의 갈등이 공개됐다. 오는 7월10일부로 서비스 계약이 종료되는 양사는 재계약 협상에 난항을 겪어왔다.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서비스 업체인 CJ E&M이 먼저 칼을 빼들었다.

◆CJ VS 게임하이, 양사 폭로전까지 감수하며 힘싸움


CJ E&M 게임부문 남궁훈 대표는 '서든어택' 게이머들에게 "서든어택 재계약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협상이 쉽지 않다"며 "수익 배분율(7:3=게임하이:넷마블)과 재계약 금액 150억원, 넥슨과의 공동 퍼블리싱 조건 등을 제안했고 게임하이의 긍정적 검토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게임하이는 발끈했다. 게임하이는 "남궁훈 대표가 이야기한 수익 배분율과 재계약 금액은 우리가 제시한 것이며 CJ E&M 게임부문 측이 거절한 것"이라며 "CJ E&M 게임부문은 여론 조작 및 거짓 주장을 즉각 철회하고 사과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두 회사의 입장표명이 언론매체를 통해 이뤄지면서 폭로전도 이어지고 있다. CJ E&M 게임부문은 게임하이가 '인식표'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 정보를 빼가려고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게임하이는 CJ E&M 게임부문이 고의적으로 '서든어택' 이용자들을 '솔저오브포춘'이나 '스페셜포스2' 등으로 유입시키고 있다며 맞섰다.

양사의 폭로전이 계속되면서 이미 대화로 해결하기 힘든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게이머들은 '서든어택' 홈페이지를 통해 서비스가 중단되고 자신들의 게임 정보가 사라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을 뿐이다. 두 회사간의 극적인 합의가 없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게이머들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피파온라인2', '와인드업', '스페셜포스'도 갈등 빚어


이같은 개발업체와 서비스업체간의 갈등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 7월 서비스 계약이 만료된 '피파온라인2'의 경우 1년이 다되도록 아직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한채 서비스되고 있다. 개발업체 EA와 서비스업체 네오위즈게임즈는 수익 배분율에 합의하지 못하고 매달 계약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피파온라인2'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는 "재계약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을 수개월전부터 전해왔지만 여전히 재계약 여부는 오리무중이다. 언제 '피파온라인2' 서비스가 종료되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다.

게임 서비스업체 KTH도 게임 개발업체와 계속 마찰을 빚고 있다. KTH는 주력 매출원인 MMORPG '십이지천2' 재계약에 난항을 겪고 있다. 항간에는 이미 개발업체 알트원과 서비스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잠정 결정한 상태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KTH는 내년 4월까지 재계약 협상을 계속한다는 입장이지만 개발업체가 직접 서비스를 강하게 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KTH가 서비스하는 또다른 게임 '와인드업'의 개발업체 론탭도 최근 공식적인 방법을 통해 불만을 토로했다. 론탭은 '와인드업' 공식 트위터를 통해 "서비스업체가 조직을 축소하면서 마케팅, 홍보를 위해 힘을 쓸 여력이 없다고 한다"며 "개발업체 입장에서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 같이 일하던 직원들을 떠나보내고 남은 인원도 월급을 반으로 줄여가며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07년에는 FPS게임 '스페셜포스' 재계약을 두고 네오위즈게임즈와 드래곤플라이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큰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개발업체와 서비스업체, 서로간의 역할에 대한 이해 필요


이처럼 개발업체와 서비스업체의 대립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게임이 성공하면 모두 자신들의 공이고 게임이 실패하면 상대방 탓을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재계약 기간이 다가오면 많은 게이머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에서 더 자주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한 관계자는 "개발업체가 서비스업체를 통해 게임을 성공시키고 재계약 기간이 다가오면 서비스업체 없이 자신들이 직접 서비스해도 충분히 통할 것 이라는 생각을 하게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비스 업체의 입장은 다르다. 서비스업체 한 관계자는 "열심히 운영하고 서비스해서 게임을 같이 성장시켰는데 무조건 게임이 좋았고 서비스업체가 한 것이 무엇이냐 물으면 우리도 억울하다"고 말했다.

결국 양 업체가 서로의 역할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개발업체는 서비스업체에게, 서비스업체는 개발업체에게 꾸준히 알려줘야만 한다. 꾸준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서로의 역할을 분명히 이해하며 이같은 갈등은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

게임 전문가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박상우 교수는 "서로가 서로에게 자신들의 역할과 필요성을 알려주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며 "서로간의 필요성을 이해한다면 무리한 요구로 재계약 협상이 결렬되는 경우가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용자 DB의 무기화, 계약서에서부터 정확한 명기 필요

매번 이런 문제가 발생할때마다 가장 큰 문제는 사용자 데이터 베이스(DB)다. 서비스업체는 사용자 DB를 무기로 삼으면서 재계약 협상 결렬시 DB 이전을 해주지 않겠다며 개발업체를 압박하는 경우가 있다.

연세대 박상우 교수는 "사용자 DB는 기본적으로 서비스업체가 관리하는 것이 맞지만 개발업체 입장에서는 게임이 재밌기 때문에 사용자 DB가 쌓인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자신들의 권한을 주장할 개연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과거 서비스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는 사용자 DB 이전과 관한 조항이 명기되지 않았기 때문에 재계약 협상에서 사용자 DB를 보유한 서비스업체가 우위에 서는 경우가 많았다.

연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개발업체와 서비스업체간의 갈등을 반면교사로 삼아 최근 서비스 계약에는 사용자 DB 이전에 관한 내용을 명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박상우 교수는 "경험을 통해 계약서 작성의 중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에 계약서에 사용자 DB 이전 내용을 명시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며 "계약 당시부터 확실하게 내용을 정리해야 앞으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때 사용자들의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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