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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석] 반복되는 역사 속에 교훈이 있다

[[img1 ]]‘서든어택’ 재계약을 둘러싼 넥슨-게임하이와 CJ E&M 넷마블의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있다. 3일 동안 입장 발표가 5차례 이어졌고 시간이 흐를수록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고 있다. 결국 법적다툼을 운운할 정도로 서로의 감정이 상한 상태다.

두 업체 모두 ‘서든어택’ 이용자를 위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상은 아니다. ‘서든어택’은 지난해 약 800억원을 벌여 들인 인기게임. 넥슨이 게임하이 인수에 732억원을 투자한 것도 ‘서든어택’을 잡기 위해서 라는 것은 업계에 잘 알려진 사실이다. CJ 넷마블 역시 1800만명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주력 게임을 지속적으로 서비스하고 싶어한다. 황금알을 낳는 이 게임을 두고 두 회사가 핏대를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러한 다툼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지난 일을 되돌아보자. ‘서든어택 ‘ 재계약 논란은 2006년 불거진 ‘스페셜포스’ 재계약 사건과 비슷한 면이 많다. 개발사인 드래곤플라이는 더 많은 수익 배분을 요구했고, 네오위즈게임즈는 수익원 다각화를 위해 ‘아바’ 등 다른 FPS 게임 서비스에 주력하면서 갈등의 골은 깊어졌다.

그리고 수차례 협상 끝에 드래곤플라이는 ‘스페셜포스’ 자체 서비스를 선언했고, 네오위즈게임즈는 게임DB를 넘겨주지 않겠다고 맞섰다. 1년 넘게 지속된 이 이슈는 2007년 여름 극적으로 타협은 됐지만, 서로가 진실 공방을 벌이면서 업데이트 등을 소홀히 한 사이 이용자들은 이 게임을 떠났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때 혜택을 입은 것이 ‘서든어택’이다.

넥슨의 우려대로 ‘서든어택’에서 이탈한 이용자들이 ‘스페셜포스2’ 등으로 이동해갈 가능성이 없지 않다. CJ 넷마블이 이번 사태를 통해 바라는 것이 이러한 점이라고 항변하지만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CJ측 의도대로 이용자들이 움직여 줄지는 의문이다. 재계약 이슈로 수해를 입을 게임이 CJ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게임이 될지, 아니면 다른 회사의 게임이 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중요한 것은 두 회사의 명분대로 이번 사태로 인해 불안에 떨고 있는 게이머들이다. 5년 동안 ‘서든어택’을 즐기면서 시간과 돈을 들인 이용자들이 개발사와 퍼블리셔의 이권다툼을 바라보면서 양측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PC방 인기순위 2위를 유지하던 ‘서든어택’이 최근 4위까지 추락한 것도 이러한 점을 대변하고 있다.

또 게임하이 모회사인 넥슨과 CJ 넷마블 모두 다양한 게임들을 서비스하는 회사다. 신뢰를 잃은 서비스 업체를 고객들이 다시 이용할 수 있을지는 의구심이 든다. ‘서든어택’ 하나를 잡기 위한 싸움이 회사 근간을 흔들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만일 ‘서든어택’ 자체가 이번 사태로 망가지면 그 책임은 양측 모두에게 있을 것이다. 두 회사도 이를 잘 알고 자신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다. 두 회사가 이번 사태를 통해 원하는 것은 협상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는 것이겠지만, 상처뿐인 승리는 상처 밖에 남지 않는다는 것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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