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와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CJ E&M 게임부문의 신작 MMORPG '얼로즈'가 오는 2일 시장에 정식 론칭된다. '얼로즈'를 담당하고 있는 CJ E&M 게임부문 김상훈 PM은 "얼로즈가 넷마블의 MMORPG 선봉장 역할을 맡을 것이고 조만간 본진인 리프트가 공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CJ E&M 게임부문이 '리프트' 국내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얼로즈'에 대한 기대감이 조금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북미에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누른 게임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리프트'라 '얼로즈'를 담당하는 김상훈 PM 입장에서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사실 리프트가 넷마블은 MMORPG에 약하다라는 인식을 바꿀 수 있는 본진인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리프트가 공개되기 전에 넷마블도 MMORPG를 잘할 수 있다는 맛을 게이머들에게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얼로즈는 충분히 그 정도 역할을 해줄 수 있는 게임입니다."
'얼로즈'는 러시아 게임 개발업체 아스트롬 니발이 개발한 게임이다. 국산 MMORPG가 아니기 때문에 국내 게이머들에게 얼마나 잘 통할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제외한 북미나 유럽산 MMORPG '반지의제왕', '에이지오브코난' 등은 모두 국내 시장에서 쓴잔을 마셨다.
"그동안의 북미, 유럽산 MMORPG는 특징이 뚜렸했습니다. 반지의제왕은 원작 아이피를 그대로 살린 것이 장점이었고 프로젝트 취소된 게임이지만 워해머는 RVR을 강조했죠. 에이지오브코난은 무한PK를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얼로즈는 그런 특징이 별로 없습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처럼 종합선물세트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얼로즈'가 불안한 이유는 아스트롬 니발이라는 러시아 개발업체가 국내 게이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과연 개발력은 얼마나 뛰어날지, 콘텐츠는 얼마나 잘 구현했을지 개발업체의 이름만 듣고는 알기 어렵다. 김상훈 PM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보석같은 개발업체"라고 설명했다.
"아스트롬 니발은 1997년부터 PC패키지를 개발하던 회사입니다. 잘 모르실텐데 히어로즈오브 마이트앤매직5를 개발한 회사라면 아스트롬 니발을 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질 것 같은데요. 이 게임은 유비소프트가 개발했지만 아스트롬 니발은 유비소프트로부터 외주를 받아서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실제로 패키지에 아스트롬 니발 로고도 들어가있죠."
"콘텐츠 양도 매우 많습니다. 게임을 서버에 띄울때 걸리는 로딩시간을 보면 게임 콘텐츠 양을 알 수 있습니다. 엔씨소프트에서 오신 개발자분한테 이야기를 들어보니 아이온을 띄우는 것보다 얼로즈를 띄우는 것이 더 로딩시간이 길다고 합니다. 그만큼 탄탄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 얼로즈입니다."
'얼로즈'가 해외 게이머들을 위해 개발됐기 때문에 김상훈 PM은 한국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게 '얼로즈'를 바꾸는데 꽤나 오랜 시간을 들였다. 북미, 유럽 게이머들은 천천히 느긋한 플레이를 즐기지만 국내 게이머들은 엄청난 콘텐츠 소모 속도를 자랑하는 이용자다. 빠른 레벨업과 사냥이 흥행의 필수 요소 중 하나다.
"현지화라는 것이 그냥 언어만 바꾸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그냥 한글화만 했는데도 워낙 압도적인 콘텐츠로 국내에서도 성공했죠. 워낙 게임이 좋았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지 얼로즈가 그렇게 들어오면 성공할 수 없다고 봅니다."
"얼로즈는 깊이가 있는 게임이지만 느긋하고 불편한 게임입니다. 게이머들이 수수께끼를 풀듯이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고 느낄 정도죠. 국내 게이머들을 위해 빠른 이동이 가능한 포탈 시스템을 추가했고 몬스터 숫자나 리젠 타이밍을 조정했습니다. 퀘스트 설명이 모호한 부분을 정확하게 바꾸기도 했죠. 그러다보니 현지화 시간이 조금 걸렸습니다. 그래도 바뀐만큼 한국 게이머들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김상훈 PM은 '얼로즈'가 공략해야 할 게이머들도 정확하게 지목했다. 바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 같은 서구형 MMORPG를 좋아하는 게이머들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즐기다가 떠난 휴면 게이머들이 '얼로즈'의 주 타겟층이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서비스 기간이 길어지면서 정말 하드코어해졌습니다. 지금은 복귀 게이머나 신규이용자가 진입하기 쉽지 않은 게임이 됐죠. 자연히 휴면 게이머들이 다시 돌아가고 싶어도 갈수가 없어서 다른 게임으로 옮겨갔을 것입니다. 테라나 아이온이나 기타 신작게임으로 가셨겠죠. 그 분들을 다시 서구형 MMORPG '얼로즈'로 불러 들이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마 그런 분들 중에 얼로즈가 부분유료화라서 들어오기 꺼리시는 분들도 계실 거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그런 부담을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단시간에 매출을 올리기 위해 얼로즈를 돈을 꼭 써야하는 게임으로 만들고 싶지 않습니다. 사실 얼로즈를 정액제 게임으로 하고 싶었는데 개발 단계부터 부분유료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된거라 바꿀 수 없었습니다. 대신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캐시 아이템을 많이 제공할 예정이고 아이템 가격도 다른 게임들에 비해 저렴하게 책정했습니다. 얼로즈를 조금씩 길게 버는 게임으로 만들겠습니다."
김상훈 PM은 '얼로즈'를 한마디로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숨은 진주'같은 게임이라고 답했다. 막상 게임을 해보면 '이 게임이 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지?'라고 생각할 만큼 좋은 게임이기 때문이다. 김상훈 PM은 "오는 2일부터 시작될 시범 서비스에서 '얼로즈'가 '숨은 진주'인지 아닌지 결정될 것"이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얼로즈를 기대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아직 얼로즈를 모르는 분들도 많을 것입니다. 러시아라는 나라도 아스트롬 니발이라는 개발업체도 생소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한번 해보시면 쉽게 떠날 수 없는 매력을 지닌 게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기대해주시고 많이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