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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TL 박병철 디렉터 "껍데기뿐인 드래곤볼은 필요없다"

NTL 박병철 디렉터 "껍데기뿐인 드래곤볼은 필요없다"
"처음 NTL에 합류해 드래곤볼온라인을 훝어보니 껍데기만 드래곤볼이었고 안은 판타지였습니다. 드래곤볼온라인에 오는 게이머들은 껍데기뿐인 드래곤볼을 원하지 않습니다. 진짜 드래곤볼이 되기 위해 변하고 있습니다."

NTL에서 '드래곤볼온라인'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박병철 디렉터는 처음 드래곤볼을 맡고나서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지금 상태로는 어떤 업데이트를 해도 게이머들에게 인정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것이 박 디렉터의 설명이다.

실제로 '드래곤볼온라인'은 '드래곤볼'이라는 막강한 아이피를 활용해 개발한 게임임에도 성적표가 매우 처참했다. 오픈 초반 PC방 점유율 순위 10위권으로 올라서고 동시 접속자 수도 7만명을 상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지만 이내 수많은 게이머들이 게임을 떠났다. 지금은 사실상 '잊혀진' 게임이 됐다.


"드래곤볼온라인 론칭 이후 2개월쯤 후에 NTL에 합류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경영진 설득작업을 시작했고 실제 대규모 업데이트를 준비한 것이 8~9월 경입니다. 겨울 내내 준비해서 5월19일에 밸런스를 대대적으로 수정하는 업데이트를 진행했습니다."

NTL은 지난 5월19일, '드래곤볼온라인'에 대대적인 밸런스 패치를 감행했다. 박병철 디렉터는 "연산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새로운 드래곤볼이 됐다"고 말한다. 연산방식이 완전히 변했기 때문에 기존 게이머들이 느끼는 변화는 무척 크다는 것이 박 디렉터의 설명이다.

"기존에는 레벨이 올라가면 캐릭터가 알아서 강해졌기 때문에 아이템에 대한 필요성이 거의 없었는데 이번 연산방식 변화로 아이템의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스킬 데미지들도 완전히 변했고요. 그냥 모든 수치는 다 바뀌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실 1년 6개월동안 서비스되고 있던 게임에 연산방식을 완전히 바꾸는 업데이트는 위험성이 매우 크다. 실제로 이정도의 업데이트를 감행했던 업체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그럼에도 박병철 디렉터는 '드래곤볼온라인'의 미래를 위해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한계가 명확했습니다. 연산을 바꾸지 않으면 뭘 해도 안되겠다 싶었고 그래서 회사와 파트너사인 반다이, 넷마블을 설득했습니다. 지난 2월, 이용자 간담회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게임을 고치겠다고 말씀드렸고 게이머분들도 변화의 필요성을 인지하셨습니다."

NTL 박병철 디렉터 "껍데기뿐인 드래곤볼은 필요없다"

'드래곤볼온라인'의 가장 큰 문제는 밸런스였다. 직업간의 밸런스가 맞지 않았고 몬스터와 캐릭터간의 밸런스도 엉망이었다. 캐릭터가 성장한다는 것을 게이머들이 체감해야 하는데 기존에는 힘이나 민첩성이 올라가도 게이머들이 '내 캐릭터가 강해졌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이번 5.19 업데이트로 게이머들도 어느 정도 저희의 노력을 이해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제 시작일뿐입니다. 드래곤볼이라는 게임은 이대로 무너져서는 안되는 게임입니다. 일단 기존 게이머분들에게 포커스를 맞춰 재밌다는 인정을 받고 싶습니다. 진정한 드래곤볼온라인을 보여드리기 위해 많은 것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박병철 디렉터는 '진짜' 드래곤볼온라인을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아직 외부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드래곤볼' 만화에 나오던 다양한 콘텐츠들을 하나씩 채워갈 예정이다. "드래곤볼에서 하늘을 날아다는 것은 너무 자연스러운 일인데 지금 게임에서는 불가능하다. 나는 것은 당연히 구현해야 한다"는 박 디렉터의 말에서 향후 '드래곤볼온라인'의 업데이트 방향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는 있었다.


끝으로 박병철 디렉터는 게이머들 사이에서 '드래곤볼온라인'을 지칭하는 '재배맨온라인'이라는 별명에 대해서도 속시원한 대답을 내놨다.

"처음 드래곤볼온라인 테스트 버전이 나왔을때 필드에 동물들만 뛰어다녔다고 합니다. 동물말고 드래곤볼에 가장 어울릴만한 몬스터가 뭔지 생각했더니 그게 재배맨이었다고 해요. 그래서 재배맨을 모 게임의 슬라임처럼 마스코트화 시켜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재배맨이 그렇게 많이 나온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도 재배맨은 너무 많습니다."

"재배맨온라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이제 그만 만들려고 합니다. 신규 콘텐츠에는 프리저 잔당, 나메크 잔당 같은 몬스터들도 많이 보여드릴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재배맨이 게이머분들에게 예쁨받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재배맨을 잡으면 작은 확률이지만 아이템 강화석을 얻을 수 있도록 조정해뒀습니다. 너무 뭐라고만 하지 마시고 재배맨도 좀 예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직 많이 부족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진정한 드래곤볼온라인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주시면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 절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겠습니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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