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만하자던 진흙탕 싸움 왜 다시?
1일 CJ 넷마블 남궁 전 대표와 게임하이 김정준 대표는 회동을 갖고 ‘양사가 언론에 더 이상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자제하자’고 합의했다. 이후 게임하이에서 ‘CJ E&M의 입장에 대해 게임하이는 아래와 같이 호소합니다’라는 입장 발표가 이뤄졌지만 CJ넷마블은 대응하지 않았다.
넥슨-게임하이도 양 대표가 합의한 ‘대응자제’ 원칙을 지켜 이후에는 입장발표를 하지 않았다. 실제로 2일 남궁 대표가 사임한 후 양사는 입장발표를 자제해왔다.
그러다가 7일 CJ넷마블이 ‘서든어택 재계약과 게임정보 제공에 대한 입장’이란 자료를 배포했고, 게임하이-넥슨은 ‘서든어택 재계약 결렬’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다음날인 8일 넥슨은 ‘서든어택, 신속히 이동하라’ 캠페인을 진행해, 게이머들로 하여금 인식표를 자체 업데이트 하도록 유도했다. 그러자 CJ넷마블은 9일 ‘서든어택 운영 권한 및 DB 이전에 대한 진실’이란 자료를 뿌려 진실공방 2라운드가 시작됐다.
CJ넷마블이 진실공방에 다시 불을 붙인 이유는 여론을 호도하는 넥슨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CJ 넷마블 관계자는 “양측 대표의 합의를 지키기 위해 침묵해 왔으나, 이를 CJ측이 과오를 인정했다는 식으로 여론을 몰아가는 넥슨의 행태를 더는 지켜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몇몇 언론은 넥슨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싣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CJ넷마블측은 “넥슨이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언론을 움직여 일방적인 내용만 싣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CJ넷마블이 ‘서든어택’ 게임DB를 넘겨주겠다고 천명했음에도 이러한 순수성을 넥슨이 훼손시키고 있다고 어필했다.
결국 가만이 있다가는 잘못된 정보로 이용자들에게 몰매를 맞게 될 것이 분명하므로, 다시금 진실공방을 벌인다는 것이 CJ넷마블측 입장이다.
여기에 대해, 넥슨 관계자는 “CJ측이 다시금 진흙탕 싸움을 벌이려고 한다”며 “이에 응할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진실공방이 계속되는 것 자체가 서로에게 무익한 소모적인 일이며, ‘서든어택’ 서비스 안정화에 주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CJ 넷마블, 게임하이-넥슨 거짓말 그만해!
CJ넷마블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서든어택 운영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게임하이가 하고 있으며, 당사가 제한한 것은 게시판 공지글 뿐이다”고 주장했다. 실제 게임을 플레이 해 보면 관련 내용을 알 수 있다고 글도 덧붙였다.
또한 서버 접속 차단과 관련해서는, “게임하이가 지난 5월3일 인식표 패치를 몰래 하면서 퍼블리싱 계약 조항을 위반했고 계약 위반 한 사항에 대해 서버접근 차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버접근 차단을 풀기 위해서는 재발방지 약속을 문서로 해주거나 넷마블에 패치 파일 등을 주면 직접 업데이트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마지막으로 “넥슨-게임하이는 ‘게임 정보를 고객에게 안 줄 수도 있으니’라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로 부당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이용자들을 혼란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넥슨이 서든어택을 새로이 서비스할 때 조금 불편하다는 이유로 당사의 소유이자 영업자산인 DB 이용 및 사용에 대한 논란을 불러 일으키지 않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넥슨-게임하이, CJ넷마블 억지 부리지마!
이러한 CJ넷마블의 주장에 대해, 넥슨측은 ‘재계약에 실패한 CJ측이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일축했다.
넥슨 관계자는 “게임 내 GM 운영 및 1:1문의 등이 가능한 건 사실이나, 발생한 문제에 대해 제대로 조치를 할 수 없는데 어떻게 정상적인 운영을 할 수 있냐”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또 “GM 운영창을 보면 많은 것들이 막혀 있다”며, “이 화면을 보여줄 용의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넷마블이 요구한 재발방지 약속 문서에는 ‘퍼블리셔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할 경우 이에 대한 손해배상과 위약금을 물고, 모든 법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문구가 들어가 있는데, 이를 받아들일 개발사는 없다”고 주장했다.
CJ넷마블이 업데이트를 해주겠다는 제안에 대해서는, “받아들일 용의가 있지만, 지금까지 업데이트를 게임하이가 해왔고 만약 패치 자체가 잘못된다면 서비스에 심각한 타격을 받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하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인식표’ 이벤트와 관련해서는, “인식표는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가 아니며, 스크린샷을 찍고 파일을 올리면 해당 파일이 사라지기 때문에 게임정보 유출 등의 위험은 없다”고 주장했다.
◆진실은 어디에?
양측 모두 자신들의 주장이 사실이며 이를 입증할 자료를 제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기업인 양사가 기업이미지를 걸려있는 이번 일에 거짓을 주장하지는 않을 것이다.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과 해석범위의 차이에 따라 같은 사안이라도 다른 주장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처음 논쟁이 된 계약금 150억원, 7:3(게임하이:넷마블) 수익배분만 봐도 그렇다. 사실부터 말하자면 이를 먼저 제안한 것은 CJ넷마블이 맞다.
게임하이는 지난해 12월 다양한 수익배분조건을 제시한 것도 사실이다. 그 내용 중에 150억원, 7:3 수익 배분도 들어가 있었다. 하지만 게임하이가 제시한 것은 채널링 계약과 관련된 것일 뿐, 퍼블리싱과는 무관하다. CJ넷마블은 지난 5월 30일 퍼블리싱 조건으로 이를 공개적으로 제안했고, 이것이 처음이다.
운영과 관련된 문제도 양측의 시각차가 존재한다. CJ넷마블의 주장대로 GM과 1:1 문의는 가능하다는 것을 둘 다 인정한 상태. 하지만 이것이 가능하다고 해서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하다고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입장이 다르다. CJ넷마블은 가능하다는 입장이고 넥슨-게임하이는 반대다.
CJ넷마블은 만약 게임하이가 제대로 된 운영을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면, 불법패치 방지 각서를 못 쓸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만약 그 각서의 문구에 이상이 있다면, 이를 어떻게 수정하자고 논의하는 것이 옳은 것이지 CJ 때문에 패치를 못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게임DB도 마찬가지다. 넥슨-게임하이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겠다는 것이고, CJ넷마블은 DB에 대한 권리를 편법으로 빼내간다고 맞서고 있다. CJ넷마블은 “‘신속히 이동하라’는 이벤트 자체가 CJ측을 믿지 못해서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물음이다.
이에 대해, 넥슨-게임하이는 “제대로 된 서비스를 위해 철저히 준비하는 차원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DB이전과 관련된 별도 협의도 진행할 것이라고 했다.
결론적으로 진실공방 2라운드 역시 주장만 있을 뿐,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공개는 배제됐다. 진실이 무엇이든 두 회사 모두 진흙탕 싸움으로 인한 게이머들의 질책과 회사 이미지 훼손이라는 손실은 면치 못하게 됐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