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1 ]]“취지와 내용은 알겠는데, 도대체 어떻게 하겠다는 말인지 모르겠다.”
지난 23일 열린 네오위즈게임즈의 그린피망 선포식에 참석한 기자들의 반응이다. 사회 공헌 확대와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 중소개발사와의 동반성장을 제시한 선포식의 취지와 내용은 공감하나, 선언적인 내용만 담겨 있어 현실성이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특히 건전한 게임문화 조성 부분이 문제가 됐다. 네오위즈게임즈가 ‘그린피망’을 언급했을 때 업계는 고포류 매출을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 발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린’이라는 어감에서는 2009년 진행된 ‘그린게임캠페인’을 시켰고, 그때처럼 고포류 매출을 줄이기 위한 서비스 시간 제한이나 본인인증 강화가 도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린피망 선포식에서는 그린패트롤 시스템을 가동해 비정상적으로 웹보드게임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제재를 강화하고 이벤트 경품금액 최고 한도도 300만원으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내용만 발표됐다. 건전하게 만들 테니 지켜봐 달라는 성격이 강했다. 법에 지정된 경품한도 500만원을 굳이 300만원까지 내린 점도 요식적인 행위로 밖에 이해할 수 없다.
네오위즈게임즈에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것은 이 회사가 업계를 대표하는 회사가 됐기 때문이다. 네오위즈게임즈는 5기 게임산업협회의 사실상 회장사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4267억원으로 2009년(2771억원) 보다 배 가까이 성장했는데, 이 중 웹보드 매출이 1179억원으로 전체매출의 25%가량을 차지한다.
더군다나 4기 회장사였던 NHN이 그린게임캠페인으로 고포류 매출을 줄이자 반대급부로 네오위즈게임즈의 고포류 매출이 올랐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네오위즈게임즈의 급성장 이면에는 게임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부정적인 부분이 존재하고 이는 걷어내야만 하는 그림자 같은 것이다.
업계를 대표하는 회장사가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고포류 서비스를 통해 막대한 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은 약점이 될 수 있다. 4기 김정호 게임산업협회장이 국정감사에 불러가 고포류 문제로 집중포화를 맞은 것을 네오위즈게임즈도 잘 알 것이다.
그렇기에 정부가 나서서 규제안을 제시하기 전에 네오위즈게임즈가 먼저 선포식을 하고 건전한 게임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나선 것일 테다. 리딩 기업으로서, 회장사로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이겠다는 이 선포식은 나중에 혹시나 있을 정부의 간섭을 벗어날 핑계거리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네오위즈게임즈가 바라는 대로 비정상적으로 웹보드게임을 이용하는 사용자들의 제재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은 간단하다. 한게임이 했던 것처럼 회원들의 본인인증을 한번만 더 거치도록 하면 된다. 이러한 노력 없이 ‘고포류 매출을 10%대로 낮추겠다’는 네오위즈게임즈의 외침은 공허하게 밖에 들릴 수 없다. 그린피망 선포식이 정부를 향한 보여주기식 행사로 비춰지는 점도 이 때문일 것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