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젊은 층을 위주로 급속도로 보급되고 있는 태블릿PC '아이패드'를 활용한 신종 도박장이 출몰했다. 아이패드에 사행성게임을 설치한 뒤 이 아이패드 이용 시간에 따라 돈을 받는 이른바 '아이패드방'이다.
'아이패드방'은 해외 오픈마켓에서 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사행성 게임 '체리마스터'를 아이패드에 설치한 뒤 이 아이패드를 사용자에게 빌려주는 방식으로 영업한다. 업주는 장소와 아이패드만 제공하면 되고 입금이나 환전은 모두 '체리마스터' 게임 내에서 벌어진다.
환전이 일어나지 않는 곳이기 때문에 업주는 PC 주변기기 임대업으로 영업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정황을 포착한 경찰도 최근 수사에 착수했다.
'아이패드방'과 관련한 정보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 '아이패드방'을 검색하면 '수익배분 7대3', '커피숍처럼 꾸며서 영업하면 된다', '지금 선점해야 한다' 등의 광고 문구를 쉽게 접할 수 있다.
경찰이 최근 수사에 착수했지만 단속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체리마스터'는 한국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불법 사행성 게임이다. 하지만 이미 해외 오픈마켓을 통해 대량의 미등급분류 게임들을 손쉽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업주가 '손님이 아이패드를 빌려서 다운로드받는 것까지 제재할 수는 없다'는 논리로 맞서면 현행법상 단속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게임물등급위원회 전창준 정책지원부장은 "시대 환경이 변하면서 현행법을 교묘히 피해가면서 사행성게임 영업을 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최근 확산되고 있는 아이패드방도 그 중에 하나"라고 설명했다.
게임물등급위원회 이수근 위원장은 "아케이드게임 위주의 사행성게임들이 최근에는 온라인이나 태블릿PC 등으로 옮겨 오면서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며 "틈만 보이면 어떻게든 사행성게임 영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밝혔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