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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어지는 자율등급분류, 이통사들 의지 없다?

오픈마켓 게임들의 자율등급분류를 위해 게임산업진흥법이 개정 및 시행이 이뤄진지 20여일이 지났지만 자율등급분류가 실제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율등급분류가 시행되면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한 이통사들이 게임물등급위원회와의 협의에 성의를 보이지 않는 것이 그 이유다.

지난 6일부터 시행된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에 따르면 오픈마켓 게임물 유통업체들은 게임물등급위원회와의 협의를 거쳐 자율등급분류로 게임을 유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게임물등급위원회는 6월말부터 오픈마켓 유통업체들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지만 눈에 띄는 진전이 없는 상태다.

협의가 계속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이유는 유통업체들의 미진한 반응 때문이다. 유력 유통업체로 꼽히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이 굳이 자율등급분류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자율등급분류를 시작하면 애플이나 구글도 흐름에 발맞춰 자율등급분류를 통해 글로벌 오픈마켓 게임 카테고리를 열 수밖에 없다"며 "글로벌 오픈마켓 게임 카테고리가 없는 지금이 오히려 이통사들의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이통사가 겉으로는 자율등급분류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실제로 시행하려고 들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도 논의가 진행중이긴 하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는 입장이다. 애플과 구글은 물론 국내 이통사들도 자율등급분류에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협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 등급위원회가 상세한 가이드라인까지 만들어서 협의에 나서고 있음에도 협의가 되지 않고 있는 것은 유통업체들의 의지가 미약하기 때문일 것이란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그나마 이통사와 애플, 구글을 제외한 또다른 업체가 오픈마켓 자율등급분류에 큰 관심을 가지고 게임물등급위원회와 적극적으로 협의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하지만 이 업체도 시장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메이저급 업체가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이통사들의 미지근한 태도와 애플, 구글의 눈치보기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는 당사자는 오픈마켓 게임 개발자들과 개발업체들이다. 자율등급분류로 유통체계가 훨씬 더 빨라질 수 있음에도 여전히 게임물등급위원회의 사전 등급분류를 받아서 게임을 유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유력 오픈마켓게임 개발업체 관계자는 "자율등급분류가 시행될 수 있음에도 계속 늦춰지면서 개발업체나 개인개발자들 사이에서 법 개정을 왜 했느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며 "7월은 고사하고 8월에도 자율등급분류가 시행되기 힘든 분위기"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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