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1 ]]21세기 지성으로 꼽히는 기업인 스티븐 코비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으로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 이처럼 큰 파급력을 갖게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습니다만, 무엇보다 기업인들에게, 비즈니스 맨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입니다. 7가지 좋은 습관 가운데 마지막 습관 ‘심신을 단련하라’를 '대한민국 온라인게임 산업의 성공'을 이 7가지 습관과 연결지어보면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요.
한국 게임산업의 심(心)과 신(身)이란 아마도 '중심'과 '규모'일 것입니다. 이 가운데 신에 해당하는 '규모'는 무척 잘 단련되고 있습니다. 수직 성장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은 성장해왔습니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의 규모가 대략 추정만 해보아도 4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더 할 말이 없습니다.
물론 우리보다 더 빨리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5조원을 훌쩍 넘었다고 합니다만 인구수 대비로 따져보자면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반면 '중심'은 다소 우울합니다. 게임산업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콘텐츠’입니다. 그 중심을 ‘게임 개발’이라고 말해도 어색함이 없을 테지요. 안타깝게도 우리는 이 중심이 사라져가는 위기에 봉착해있습니다. 단련하는 것은 고사하고 온라인게임을 개발한다는 개발사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업계 종사자라면 다들 아실 이야기지만 시장에서는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꼽고 있습니다. 먼저 실력있는 개발자들은 물론 잠재력이 무궁한 젊은 도전자들이 더 이상 배고픈 벤처에 머물고 싶어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눈물 젖은 빵을 곱씹느니 안정적이고 성공 가능성이 어느 정도 보장된 거대 개발사나 유통사를 선호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에 만연한 배금주의가 도전정신 보다는 당장 시급한 생활고를 해결하라며 등을 떠밀기 때문이라고 보여집니다.
두번째는 사회적 인식으로 인해 벌어진 상대적 외면입니다. 이미 법적으로도 ‘해악’으로 규정되고 있는 게임산업에 투신할 젊은 인재를 찾기란 쉽지 않습니다. ‘마약’ 만드는 데 좋은 머리를 쓰라고 하면 누군들 하고 싶겠습니까. ‘셧다운제’와 같은 악법에 굴하지 않고 맞서는 용기란 이미 산업에 몸담고 있지 않은 이상 강요하기 힘든 것 일테지요.
세번째로는 제도적, 환경적 한계 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게임물에 대한 연령 등급 분류인데요. 스마트폰에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참담한 현실이 개발자와 개발사를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마음껏 개발하고,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누군가 도전해 볼텐데 이제 정부를 넘어 이동통신사들까지 자사의 이익이나 골치 아프다는 이유로 이미 국회를 통과한 사후 심의조차 시행하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습니다.
이런 식이라면 기존 개발사들이야 어찌어찌 방안을 모색한다하더라도 영세 규모의 개발사나 1인 개발자가 만든 재치가 번뜩이는 게임은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입니다.
스티븐 코비 박사는 ‘심신을 단련하라’는 마지막 습관을 넣은 이유를 자기관리의 중요성에서 찾았습니다. 외부적 요인보다 자기관리를 통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말이겠지요. 즉 한국 온라인게임 산업이 성공하려면, 사실 게임업계 스스로 시대를 관통하는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게임업체는 물론이거니와 최근 새롭게 출범한 게임산업협회나 통합된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 한국콘텐츠진흥원과 같은 기관들이 업계를 뒤흔들고 있는 여러 과제들에 대해 좀 더 사명감을 갖고 나서주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열린 차이나조이는 역대 최대 규모였다고 합니다. 보고 있자니 부쩍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스스로 대한민국이 온라인게임 종주국이라고 선언했던 말들이 너무 일찍 터뜨린 샴페인이 아니기를 솔직히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게임업계 선두 주자들과 리더들이 저와 같은 마음이기를 간절히 소망해봅니다.
데일리게임 취재편집부장 황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