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 7월 11일(수): 게임산업 주무부처 문화부로 확정
10년 전 게임산업 주무부처를 놓고 문화부․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가 경쟁을 벌인 적이 있습니다.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고 수출도 많이 하면서 주목을 받은 것이지요. 정보통신부는 브로드밴드망을 활용한 첨단산업이라는 점에서, 산자부는 게임이 기술력을 필요하고 수출을 많이 한다는 점에서, 문화부는 게임이 문화콘텐츠라는 점을 내세워 자신들이 주무부처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결국 문화부가 주무부처가 되긴 했지만, 제대로 된 지원은 고사하고 셧다운제 등으로 발목을 잡는 문화부의 형태를 보면 지금은 사라진 정통부나 산자부가 주무부처가 되었음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합니다. 아래는 뉴스 전문입니다.
부처별 IT산업 지원 업무 중복 해소를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쟁점 사항 중 하나였던 게임 산업 육성 주무부처가 문화관광부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문화부․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 간에 벌여 왔던 논쟁이 일단락 될 전망입니다.
11일 정부 관계자는 “정부는 최근 문화․산자․정통 3개 부처 차관 회의를 거쳐, 문화부가 게임 산업 전반을 담당하는 주무부처 역할을 수행하고 정통부와 산자부는 기반 기술 개발 및 인력 양성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방향으로 조정안을 마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르면 문화부는 앞으로 게임 산업 육성 주무 부처로써 게임 전시회 등 관련 행사를 전담 추진하게 됩니다. 게임물에 대한 심의 업무도 종전처럼 문화부가 관장합니다. 또 문화부는 게임 콘텐츠 제작 지원과 인력 양성 업무 주관부처로써 응용 기술 개발은 물론 타 부처와 중복되지 않는 선에서 기반 기술 개발에도 나서게 됩니다.
이와 달리 정통부는 PC 및 온라인 게임에 필요한 기반 기술 개발과 인력 양성 업무를 맡게 됩니다. 산자부는 게임산업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가정용 게임기와 아케이드 게임기 하드웨어에 관한 기반 기술 개발 업무와 인력 양성 사업을 담당하게 됩니다.
사실 이번 조정안은 당초 재정경제부가 3개 부처에 제시했던 합의안을 뒤엎은 것으로, 문화부 입장에서는 조정전 상태로 돌아간 셈입니다.
그러나 문화부는 게임 산업 육성 주무 부처로서의 위상을 다졌으며, 정통부와 산자부는 게임 산업과 관련해 일부 지원 사업을 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을 갖게 됐습니다.
이번 조정안은 13일 열리는 경제정책조정(장관)회의를 통해 최종안으로 확정될 전망입니다.
◆ 2001년 7월 12일(목): 소프트맥스, ‘창세기전3 파트2’ 소장용 발매
PC게임 개발사 소프트맥스(대표 정영희)가 12일 창세기전 시리즈의 완결편 ‘창세기전3 파트2’의 새로운 패키지를 선보였습니다.
새 패키지는 ‘창세기전3 파트2’의 일러스트, 게임화면, 엔딩화면 등을 추가해 디자인한 것으로, 종전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계획입니다.
◆ 2001년 7월 13일(금): 프로게임협회, MBC게임과 KPGA 공동 추진
한국프로게임협회(회장 김영만)와 게임전문 케이블TV MBC게임(대표 윤건호)이 e스포츠 문화 정착을 도모하고, 프로게이머 활동 영역 확대를 위해 KPGA(KOREA PRO GAME ASSOCIATION) 투어 대회를 공동 개최한다고 15일 밝혔습니다.
KPGA 투어는 이달부터 내년 7월까지 매월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프로게임 대회로, 협회에 등록된 프로게이머들이 참여하는 정규투어와 일반 게이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오픈 대회 형식의 메이저 투어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MBC게임은 KPGA투어를 방영하고, 협회는 투어 결과에 따른 프로게이머 공식 랭킹을 매월 집계․발표합니다.
윤건호 사장은 “프로게임협회와 함께 KPGA투어를 국내 대표적인 게임 대회로 육성할 것이며, 이를 통해 게임방송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 2001년 7월 16일(월): 日문화 추가개방 중단, 게임계 `불똥`
일본 우익 정치인들이 독도를 방문하겠다는 밝힌 것 때문에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은 과거에도 걸핏하면 역사왜곡으로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불편한 관계를 만들었는데요, 이로 인해 문화 개방이 중단되면서 게임업계가 긴장했다는 소식입니다. 지금은 반대로 한국 온라인게임들이 일본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걸 생각해보면 10년 동안 참 많은 것이 변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정부가 일본 왜곡 역사교과서에 대한 정부 차원의 일본 대중문화 추가 개방을 중단한다고 12일 전격 발표, 일본 문화 개방에 따른 게임시장 확대에 기대를 걸고 있던 게임계가 술렁이고 있습니다.
이번 개방 중단은 정부가 강력한 대응책을 단계별로 시행, 앞으로 추가적인 대응조치들이 잇따라 발표될 것으로 보여 게임-음반과 관련된 개방은 더욱 어렵게 됐습니다.
특히 김한길 문화관광부 장관은 "일본정부가 성의있는 조치를 취할 때까지 게임 음반 방송 영화 애니메이션 비디오 등 6개 분야 대중문화의 추가 개방 검토 자체를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혀 게임계에 끼치는 영향은 일파만파로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그 동안 게임업계는 3차 일본문화 개방을 앞두고 올 하반기부터 게임시장 확대 및 활성화에 기대를 걸고 있었습니다. 그렇치 않아도 일본의 유명 게임사들이 줄줄히 국내에 방문, 다양한 사업 타진을 하고간 것으로 알려진 시점에서 발생된 사태라 해당 업체들은 ‘올것이 왔구나’하는 눈치입니다.
국내 게임업체 대부분은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디오게임기 X-box가 올 하반기 발매됨에 따라 일본 비디오게임기 및 관련 콘텐츠도 빠르게 국내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 그에 따른 준비를 진행중인 업체가 상당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최근 게임보이컬러를 국내에 유통하고 있는 대원C.I도 관련 소프트웨어를 수입하기 위해 꾸준히 준비해 왔었으나 개방 중지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게임을 컨버전하고 있는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게임을 컨버팅(한글화)해 내놓는 작품이라 상관은 없지만 반일감정으로 판매에 악영향이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걱정했습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역사왜곡 사태는 참을 수 없는 사실이지만 하반기 문화개방으로 일본 비디오게임기 및 콘테츠 개방에 따른 국내 게임계 활성화 기대가 사라지는 순간"이라 말했습니다.
◆ 2001년 7월 20일(금): 온라인게임 매출 구조 전환
국내 주요 온라인 게임 업체들의 수익원이 PC방에서 개인사용자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동 안 PC방은 국내 온라인 게임 업계 부동의 매출 기반으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 가정 내 초고속망 가입자가 증가하고 각 게임사들도 개인 사용자를 대상으로한 수익 모델 개발에 나서게 되면서 매출 기반이 뒤바뀌고 있는 것입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를 비롯해 넥슨․위즈게이트․액토스소프트․제이씨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온라인 게임 업체들의 PC방 매출 의존도가 전년에 비해 대폭 하락했거나 50% 이하로 줄어든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지난 한해 동안 ‘리니지’ 서비스를 통해 벌어들인 돈은 총 560억원으로, 이 가운데 IP 판매에 의한 PC방 매출액 비율은 전체의 75%에 달했습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약 500억원 매출을 달성한 이 회사의 PC방 의존도는 62%로 낮아졌습니다.
넥슨(대표 정상원)은 2000년 게임사업 매출 141억원 가운데 60%를 PC방을 통해 올렸으나, 올 들어 점차 PC방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지난 6월말 현재 32%까지 떨어졌습니다. 반면 PC방 이외 개인 정액 사용자나 시간제 쿠폰 및 아이템 판매 등을 통한 매출 비중은 지난해 40%에서 올 상반기 62.5%로 급증했습니다.
온라인 머그 게임 ‘다크세이버’를 PC방에 공급하고 있는 위즈게이트(대표 손승철)는 지난해 ‘다크세이버’ 매출 30억원 가운데 약 60%(18억원)를 IP 판매를 통해 거둬 들였습니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다크세이버’ 매출 18억원 가운데 IP판매를 통한 비중이 30%(5.4억원)로 급락했습니다.
‘천년’을 서비스하고 있는 액토즈소프트(대표 이종현)도 지난해 62%에 달했던 PC방 의존도가 올 상반기 45%로 낮아졌으며, ‘레드문’의 제이씨엔터테인먼트(대표 김양신)는 이미 지난해 개인 사용자에 의한 매출 비중이 53%를 기록해 PC방 매출을 앞질렀습니다.
이처럼 온라인 게임사의 매출 구조가 PC방에서 개인 사용자를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은 우선 가정 내 초고속망 가입자가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각 온라인 게임사들의 경우 PC방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개인 사용자들 대상으로 다양한 수익 모델을 개발해 온 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온라인 게임사들은 초고속망 사용자들에게 게임 이용료를 할인해 주는 한편, 과금 방식도 기존의 단순한 방식에서 탈피해 700ARS, 핸드폰 마일리지 결제, 쿠폰 판매 등으로 다양화함으로써 개인 사용자의 증가를 유도했습니다.
온라인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는 PC방이라는 특수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온라인 게임 산업이 촉발됐으나, 지금과 같이 장기적인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개인 사용자를 중심으로한 매출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