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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일 지진에 수십억씩 기부하더니 수해복구 성금엔 무관심

지난 3월 일본 대지진 피해 당시 앞다퉈 성금을 기탁했던 한국 게임업체들이 정작 우리 나라 자연재해 복구에는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는 지난달부터 계속되고 있는 갑작스럽 집중호우로 인해 서울 경기을 중심으로 산사태와 침수 피해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방송사를 비롯한 각종 사회단체는 수해복구를 위한 성금 모금에 나서고 있고 많은 기업들이 동참하고 있으나, 게임 업계의 반응은 냉담한 상황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게임업체 가운데 이번 수해 피해에 도움의 손길을 보낸 업체로는 NHN이 유일하다. NHN은 자사 기부 사이트인 해피빈을 통해 폭우 피해 지원 성금을 모금하고 있다. 반면 NHN은 제외한 주요 게임 업체들은 성금 기탁이나 사회공헌활동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넥슨코리아나 엔씨소프트는 물론 게임협회 회장사인 네오위즈게임즈 역시 "아직 지원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불과 4개월 전 일본이 지진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을 때 앞다퉈 성금을 기탁했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당시 국내 게임업체들은 경쟁하듯 일본을 위해 성금을 보내기도 했다. 넥슨코리아는 삼성이나 LG, SK 등 대기업과 같은 규모인 1억엔(한국돈 약 14억원)을 기부했다.

엔씨소프트는 그 다섯배에 달하는 5억엔(한국돈 약 70억원)을 내놨다. 이 외에도 CJ E&M 게임부문, 네오위즈게임즈, 그라비티, 윈디소프트, 온네트 등 많은 업체들이 잇달아 성금모금 이벤트를 열었다.

이때문에 국내 게임 업계 관계자들은 이들 업체가 최근 국내 수해 피해는 외면하고 일본 내 기업가치와 게임 서비스만 의식한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미 국내에서는 브랜드 인지도나 게임 서비스가 안정된 마당에 구호 성금을 보내봤자 별다른 홍보 효과가 없다는 판단을 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게임업계 메이저 기업들과 달리 국내 주요 대기업들은 수해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한 성금을 계속 기탁하고 있다. 대기업인 삼성, LG, 현대 등은 50억원의 성금을 기탁했고 GS그룹과 포스코도 30억원을 내놨다. 이 외에도 롯데, KT, 신한금융 등이 수억원씩을 들여 사회공헌에 나섰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가뜩이나 게임업체들이 사회적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어 매출 1%를 기금으로 걷겠다는 황당한 법안도 등장하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보다 적극적으로 공헌활동에 나서야 함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게임업체들이 사회적으로 공격을 받아도 할 말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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