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 게임업체들이 게임 출시일정을 놓고 눈치작전이 치열하다. 강력한 경쟁작과 출시일이 비슷할 경우 대다수는 게이머들에게 어필조차 못하고 묻히기 십상이기에 상대 업체의 게임 출시일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게임업계에서는 ‘블레이드앤소울’이나 ‘아키에이지’ 같은 대작들의 비공개테스트 일정을 파악하기 위한 움직임이 분주하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요즘 들어 ‘블레이드앤소울’의 2차 비공개테스트 일정을 우회해서 문의하는 업계 관계자가 부쩍 늘었다”고 말로 최근 업계 분위기를 대변했다.
A업체는 신작 FPS 게임 비공개테스트 일정을 8월 4주일로 잡았다. ‘블레이드앤소울’ 2차 테스트 일정이 31일이 유력하다고 판단하고 최대한 그 일정과 겹치지 않게 일정을 조정한 것이다. B업체 또한 마찬가지. 신작 MMORPG 런칭일을 25일로 임시로 결정해뒀다. ‘블레이드앤소울’ 출시일이 바뀔 경우 자사 게임 런칭일도 겹치지 않게 변동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게임업체들이 게임 출시일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것이 게임 흥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게이머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수도 한정적이기에 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 위해서는 경쟁작과 일정이 최대한 겹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업계의 불문율이다 ‘불멸온라인’처럼 출시일을 잘 잡아 흥행한 게임도 있고, ‘아이온’과 승부수를 띄웠다가 추락한 ‘프리우스온라인’ 등도 이러한 불문율을 반영하는 사례다.
출시일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특정 숫자가 겹치는 날을 지정해 게임을 알리는 마케팅도 나왔다. ‘이 날을 내가 선점했으니 알아서 피해라’는 일종의 선제공격인 셈이다. ‘아이온’(11월 11일)과 ‘테라’(1월 11일), ‘삼국지천’(2월 22일)이 이러한 날짜 마케팅으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사정은 이렇지만 중소 업체들의 ‘날 잡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광복절 연휴가 낀 8월 2주가 적격이지만 ‘스페셜포스2’ 런칭일이 버티고 있다. 이후에는 신작들 소식이 쏟아지는 유럽 게임쇼컴 기간(8월 17일~21일) 때문에 자사 게임 출시 이슈가 묻힐 가능성이 크다. ‘블레이드앤소울’ 비공개테스트 일정도 고민거리다.
결론적으로 8월 4주가 무난하지만 다른 중소업체들도 이 기간에 게임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져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중소게임업체 관계자는 “요즘 경쟁사 게임 출시일이 우리회사의 가장 큰 관심거리”라며, “8월에 게임을 내놓긴 해야겠는데 언제가 좋을지 정말 고민이라서 용한 점쟁이라도 찾아가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