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연간 매출 1조4400억엔, 영업이익 5300억엔을 기록한 닌텐도는 2년이 지난 지금 매출이 30% 수준으로 폭락했고, 도쿄증시에서 7만엔을 넘던 닌텐도 주가는 현재 1만1000엔 수준으로 추락했다. 급락하는 매출과 주가도 문제지만 이를 해결할 타개책이 보이지 않는 것이 닌텐도의 가장 큰 고민이다.
세계를 호령하던 닌텐도를 혼돈에 빠뜨린 것은 스마트폰이다. 지하철에서 닌텐도 게임기를 가지고 놀던 사람들 대부분이 스마트폰으로 게임기를 대체하면서 생긴 일이다. 월등한 성능의 게임기 역할을 하는 전화기를 두고 사람들이 굳이 닌텐도 게임기와 게임을 살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여기에 닌텐도의 고집도 화를 자초했다. 이미 '대세'가 된 스마트폰 오픈마켓에 자사 IP를 활용한 게임을 내놓지 않겠다고 선을 그은 것이 문제다.
지난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에 참석한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회장은 " 스마트폰 게임들이 전반적인 게임의 질을 낮추고 개발자와 산업을 위축시킨다"고 발언했으며, 실적발표를 앞두고 볼룸버그통신과 인터뷰한 야스히로 미나가와 닌텐도 대변인은 " 애플 iOS와 안드로이드를 포함한 모바일 플랫폼에 진출 계획이 전혀 없다"고 말하는 등 시대적 흐름을 읽지 못한 것이 닌텐도 추락의 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이 때문에 투자 펀드 회사인 스테이트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는 “닌테도가 슈퍼마리오 등 인기 높은 타이틀 시리즈만이라도 iOS용으로 공급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닌텐도는 가격을 60% 가까이 인하한 닌텐도3DS로 실적개선에 나선다는 계획이지만, 아직까지 파괴력을 갖지 못한 상태다. 3DS 판매량이 늘어나더라도 가격 인하폭이 너무 커 당장의 이익은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더 많다.
맥쿼리증권의 데이비드 깁슨 애널리스트는 스마트폰과 소셜네트워킹(SNS)이 단순하고 값싼 게임들을 내놓았다며“3DS의 실패가 게임시장이 이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