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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협 "게임업계에 경각심 불러 일으키겠다"

한국인터넷PC협동조합(회장 김찬근)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위치를 남용해 과도하게 ‘서든어택’ 요금을 높였다는 이유로 넥슨을 공정거래위원회에 5일 제소했다. ‘서든어택’ PC방 사업권을 CJ넷마블로부터 넘겨받은 넥슨이 기존 정액 요금제를 정량 요금제로 변경한 것이 원인이다.

인문협은 ‘시정명령을 받아낼 수 있도록 끝까지 밀어붙일 것’이라는 입장이어서, 통합 요금제로 양측이 대립한 2005년 이후 최대 규모의 마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문협은 지난 여름 발생한 과오금 사태까지 문제를 확산시켜, PC방을 동반자가 아닌 단순한 마케팅툴로만 보는 게임업계에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겠다는 계획이다.

아래는 인문협 조영철 정책국장과의 일문일답.

인문협 "게임업계에 경각심 불러 일으키겠다"

Q PC방이 비용을 더 많이 낸다는 입장인데, 얼마 정도 더 늘어날 것으로 보나.
A 최소 2배 이상이다. 전국 PC방이 1만 5140개 있는데 여기서 사용되는 ‘서든어택’ 이용률을 지금의 넥슨 정량제로 대입해 계산하면, 한 업소가 월당 약 33만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이것은 PC가 100대 이상인 정액 요금과 맞먹는 금액이다. 50대 기준으로 정액요금이 17만 2500원 정도니 최소 2배, 최대 4배 이상 비용이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Q 요금제는 업계 고유 비즈니스 모델이고, 쓴 만큼 요금을 내는 것이 합당하다는 지적도 있다.
A 지하철 요금으로 비유를 하고 싶다. 2호선을 타다가 5호선을 탔는데 비용을 두 배 이상 내라고 하면 시민들이 이해할까. 아니다. 사업주체가 다르고 요금제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소비자가 납득할 합당한 요금제로 변경되면 누가 반발하겠는가.
또한 넥슨이 서비스 하는 게임에는 ‘던전앤파이터’ 같은 정액제 게임도 있다. 통합 정량요금제 때문에 ‘서든어택’도 정량제로 해야 한다는 넥슨측 논리가 맞지 않는 대목이다.

Q 넥슨과는 대화가 진행되고 있나. 합의 가능성은.
A 6월부터 넥슨에 만남과 협의를 요청해 왔지만 넥슨측에서는 회신이 없었다. 오랜 기간 고민해 제소를 한 것이다. 취하하는 것도 가능하나 현재로서는 그럴 이유를 못 찾고 있다. 또한 우리가 준비하고 있는 것은 이 건만이 아니다.

Q 여러 가지 건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A 오과금 문제가 제일 큰 문제다. 현재 과금 시스템은 데이터를 게임사만 확인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10년이 넘도록 PC방은 게임업체를 믿고 비용을 지불해 왔으나 오과금 사건으로 그러한 신뢰가 깨졌다. 이제는 다른 업체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다.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과금 시스템과 관련해서는 넥슨 뿐만 아니라 전체 게임업체에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Q 공정위의 판단에 대한 기대는.
A 공정위가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믿는다. 요금제를 변경하면서 두 배 인상이라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부분이다. 정치권에서도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주장하고 있어 좋은 판결이 날 것으로 본다. 우리의 주장이 관철될 때까지 끝까지 밀어붙일 것이다.

Q 넥슨에서는 페이백 등 제도로 업주들의 부담을 줄일 거란 입장인데.
A 페이백 제도는 한시적이 이벤트다. 과거에도 페이백을 시행했지만 대형 업주들 몇 몇을 해외여행 보내주는 수준이었다. 비용은 전부가 냈는데 일부에게만 혜택을 주는 것이 페이백인가. 아니다.

Q 일각에서는 게임업계와 대립각을 세운다는 지적도 있다.
A 곤란한 상황이긴 하다. 김창근 회장 취임 이후는 대립 보다는 상생할 수 있는데 주력하다 보니, 소비자단체 대표인 인문협을 업계가 쉽게 본다. 자존심이 무너졌고 우리마저 침묵하면 누구도 PC방을 대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PC방은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 안에 4000개 정도 문을 닫을 것이고 이대로 가다가는 유통망 역할을 하던 PC방이 사라지면 게임산업도 힘들어질 것이다. 이처럼 게임산업 발전에 서로 기여하고 있는데 PC방을 게임업체의 적으로 보는 시선이 너무 안타깝다. 5년 만에 게임사에 쓴소리 하는 것을 알아달라.

Q PC방 업계가 과열 경쟁으로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다.
A 솔직히 그 점은 PC방의 잘못이 맞다. 하지만 그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PC방 업계는 환경을 좋게 만들고 PC사양을 높이는 등 투자를 통해 자구책을 마련해 왔다. PC 대수가 많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렇게 해서 신작이 나오면 알리고 이용자를 유치하는 등 게임산업 발전에 이바지 했다. 하지만 그렇게 맺은 과실은 업체 혼자서만 독차지 하는 구조가 돼 버렸다.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한데, PC방만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으니 솔직히 힘들다.

Q PC방협동조합은 금연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내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는데, 인문협은 조용하다는 지적도 있다.
A 앞서 설명한 대로 상생을 위해 자제해 온 것이다. 금연법 같은 경우는 법 개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내년에 총선과 내후년 대선이 있다. 이익단체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예정이다. 두 단체가 움직이는 방식은 다를 수 있다. 설립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제 위치에서 목소리를 내지만 원하는 것은 PC방 업계의 생존이라는 점에서 공통된다고 할 수 있다.

Q 표준약관에 대해 더 소개해 달라.
A 문화부 함께 만드는 것으로 3년째 토의 중이다.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 같다. 분쟁사례에 대한 해소법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내놓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PC방과 게임콘텐츠 공급하는 회사가 대등한 위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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