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년 9월 11일(화) : 온라인 게임으로 태교를
지금은 온라인 게임이 생활 깊숙이 들어와 게임 속에서 응급환자의 혈액을 구하든지 하는 일이 놀랄 일이 아니게 됐습니다. 그러나 태동기라 할 수 있는 10년 전에는 게임 속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하면 과연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부터 품었죠.
10년 전에 산모가 온라인 게임으로 태교를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화제가 됐습니다. 게임이 폭력성이 심하다는 그릇된 시선, 이 일로 많이 사라지겠네요.
최근 아기를 출산한 한 산모가 온라인 게임으로 태교를 했다고 해 화제입니다. 지난 8월29일 경북 안동 성소 병원에서 아기를 출산한 김모(28세) 씨는 ‘미르의 전설(www.mir2.co.kr)’이라는 온라인 머그 게임 이용자로, 지난 1월 이 게임을 시작해 임신 기간 내내 게임을 통해 태교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아기 6466’이라는 게임 아이디로 ‘미르의 전설’을 즐겨 오던 김 씨는 게임 동호회 회원들과 채팅을 통해 말벗을 삼았으며, 동호회 회원들도 게임의 채팅기능을 통해 몸이 무거운 산모의 말동무가 되어 주었으며, 아기를 출산한 이후에는 병원의 홈페이지(http://sungso.com)에 공개된 아기사진을 보고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미르의 전설2’에서 각 서버별로 활동하는 ‘미르2기자단’이 이를 기사화하여 아기사진과 함께 게임 홈페이지에 공개하여 이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의 박관호 사장은 “情에 대해 회의적인 온라인이라는 가상세계에서 한국인의 情을 느낄 수 있어 기쁘다”며, “앞으로도 유저들과의 대화를 통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온라인게임의 채팅기능은 유저들끼리의 만남, 커뮤니티 형성을 가능케하여 현실세계에서 결혼을 하기도 합니다. 온라인게임은 더 이상 가상세계가 아니라, 현실세계입니다.
◆ 2001년 9월 12일(수) : 위기의 포트리스 어디로 가나
국민 게임으로까지 불리고 있는 ‘포트리스2 블루’의 인기가 주춤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게임 업체 GV(대표 윤기수)가 서비스하고 있는 이 게임은 유료화를 시작했던 지난 상반기에 누적가입자 900만명, 동시접속자 14만명을 돌파하며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여 주었으나, 하반기에 접어들면서 가입자 증가율이 급감해 11일 현재 동시접속자는 14만명에 머물고 있으며 누적가입자 역시 970만명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 같은 누적가입자수와 동시접속률은 국내서 서비스되고 있는 온라인 게임 가운데 최고 수준에 해당됩니다. 그러나 ‘포트리스2 블루’가 보여줬던 예전의 가파른 성장세는 더 이상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입니다.
‘포트리스2 블루’의 성공 이후 많은 새로운 슈팅 게임들이 등장, 가입자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는 데다, 최근 게임 서버 불안으로 인한 접속 불량 사태가 빈번해 지면서 가입자 이탈 우려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GV는 유료 서비스 9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는 현재까지 한차례의 업그레이드도 실시하지 않은 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이용자 이탈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현재 신생 온라인 게임 개발사 비주얼랜드(대표 이승희)의 ‘X탱크온라인’을 비롯해 이소프넷(대표 민홍기)이 서비스하고 있는 ‘배틀마린’이 ‘포트리스2 블루’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으며, 온라인 게임 업체 위즈게이트(대표 손승철)는 ‘포트리스2 블루’의 모델이 됐던 PC 게임 ‘웜즈’를 온라인 게임으로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배틀마린’의 경우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3개월만에 가입자 70만명을 유치해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또한 비주얼랜드의 ‘X탱크온라인’에도 가입자가 꾸준히 몰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게임 모두 국내 상용화 이전에 대만에 수출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온라인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온라인 슈팅 게임은 비교적 중독성이 약한 장르로 ‘포트리스2 블루’의 가입자는 언제든 이탈할 수 있다”며 “최근 GV가 대만․일본 등을 중심으로 ‘포트리스2 블루’의 해외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으나, 집안 단속부터 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 2001년 9월 13일(목) : 미 9.11테러 게임 시장에도 타격
9.11 뉴욕 쌍둥이빌딩 테러 사건이 미․일 게임 업계에 타격을 주고 있습니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사건 발생 직후 미 게임 개발사 웨스트우드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레드얼럿2’ 게시판을 폐쇄했으며, 일본 게임 업체 남코는 미국 시장에 출시하려 했던 비행 슈팅 게임의 광고 방송을 중단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웨스트우드의 ‘레드얼럿2’는 미국과 소련의 전쟁을 소재로 한 대표적인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시나리오 상에 미국 본토와 펜타곤이 공습 당하는 장면이 등장, 테러 사건과 유사한 이미지를 풍긴다는 지적이 제기돼 사이트를 폐쇄했습니다.
남코의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 ‘에이스 컴뱃 4’는 광고 내용 가운데 전투기 비행 장면이 삽입됐다는 이유로 방송을 중단해야 했습니다.
또한 이번 테러 사건의 후유증으로 활황을 예고했던 가정용 게임기 시장이 침체 국면으로 돌변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가정용 게임기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사건 발생 직후 도쿄 증시에서 닌텐도의 주가는 전일 대비 1000엔(5.62%) 이나 하락했고, 코나미 250엔(6.58%), 세가 150엔(7.68%), 에닉스 190엔(6.44%), 캡콤 90엔(2.60%)이 연이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당초 미 게임 업계는 마이크로소프트 ‘X박스’를 비롯해 닌텐도의 ‘게임큐브’ 발매가 예정하고 있어, 이를 계기로 올해 게임기 시장의 확대를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테러 사건이 터지면서 게임 관련 상품 판매가 악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관련 업체들 모두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특히 14일 차세대 게임기 ‘게임큐브’를 발매하는 닌텐도는 이번 사건으로 게임기 판매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한편, 비행 시뮬레이션 게임 ‘플라이트 시뮬레이터’를 판매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는 테러범들의 비행 교육에 이 게임이 활용됐을지 모른다는 추측이 제기되면서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습니다.
◆ 2001년 9월 16일(일) : 이오리스 ‘킹오브파이터2002’ 라이선스 확보
아케이드 게임 개발 업체 이오리스(대표 전주영)는 일본 아케이드게임 개발 업체 SNK(대표 기타노 가즈나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이 회사의 세계적인 인기 격투게임 ‘킹오브파이터2002(가칭)'에 대한 개발 및 판매권을 확보했다고 16일 밝혔습니다.
지난해부터 SNK와 협력 관계를 맺어 왔던 이오리스는 ‘킹오브파이터2001' 뿐만아니라 2002 버전에 대한 라이선스까지 확보함에 따라 이 게임의 실질적인 개발 업체로 나설 수 있게 됐습니다.
이 회사는 SNK에 계약금 5000만엔과 미니멈 개런티(최소 판매 보장 물량) 3만장(1개당 로열티 2000엔)을 제조․판매하는 조건으로 2001 버전의 라이선스를 취득한 바 있으며, 2002 버전도 이와 비슷한 수준으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전주영 사장은 “현재 개발 완료 단계에 있는 ‘킹오브파이터2001’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2002 시리즈 라이선스까지 취득할 수 있었다”며 “향후 2001 시리즈로만 최소 200억원 매출을 달성하고, 2002 시리즈는 경우는 최소 300억원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2001년 9월 18일(화) : 이소프넷, 반다이 게임 ‘건담’ 개발
일본 최고의 인기 캐릭터 ‘건담’이 PC게임으로 등장합니다.
게임 개발 유통 업체 이소프넷(대표 민홍기)은 반다이코리아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플레이스테이션용 게임 ‘SD건담 G-제너레이션’을 PC게임으로 개발키로 했다고 18일 밝혔습니다.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SD건담 G-제너레이션’은 등장 유닛이 총 470여종에 달하며, 160개 이상의 캐릭터가 총 43개의 시나리오 미션을 수행하는 대작 게임입니다. 특히 이 게임은 원작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명장면을 재현하고 있어 기존 게임과는 색다른 재미를 줄 예정입니다.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