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여대의 프리미엄 차량과 80여개의 차량 제조사, 전세계에서 실제로 운영되고 있는 레이스 트랙이 등장하는 이 게임은 키넥트를 이용한 다양하고 참신한 시도를 선보이며 레이싱 게임의 새로운 재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인 자동차 세팅과 섬세해진 그래픽
예전에 레이싱 게임이라고 하면 특별한 세팅이 없이도 시작과 동시에 악셀레이터를 가장 세계 밟고 비현실 적인 주행라인을 그리며 화려한 드리프트를 뽐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란트리스모 시리즈를 바탕으로 시작된 보다 현실적인 레이싱 게임의 바람을 타고 출시된 '포르자 모터스포츠4'는 게이머의 취향에 따라 ABS브레이크의 사용 유무, 스테어링 자동 보정, 수동 브레이크의 클러치 사용 등 실제 레이싱카들이 경기 상황에 맞춰 세팅을 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자동차의 기능에 대한 섬세한 세팅을 한 뒤 실제 레이스를 돌입하면 XBox360라는 게임기의 그래픽 구현 능력을 한계까지 표현한 아름다운 그래픽은 큰 장점입니다. 실제로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레이스에서 현실과 매우 유사한 배경은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기에 충분했습니다.
또한 세팅에 따라서 레이스 도중 자동차의 움직임도 충실히 재현했습니다. 하나의 예로 내리막길에서 액셀레이터를 필요이상으로 세세 밟을 경우 바퀴의 회전속도가 더욱 빨라져 구동축이 헛돌아 속도가 감소되는 현상까지 표현해 보다 현실적인 레이스를 추구한 것을 들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온과 노면 상태, 날씨에 따라 선택으로 사용해야 하는 타이어를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은 옥의 티입니다. 실제로 기온이 24도인 일본 트랙과 기온이 4도로 상대적으로 낮은 트랙에서도 타이어를 교체할 수 없다는 것은 감점요소입니다.
또 선행 주행하는 차와 추돌할 경우 비현실 적인 파괴효과도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소입니다. 범퍼끼리의 가벼운 충돌에도 선행하는 자동차의 뒷부분이 움푹 파이거나 가드레일과 충돌했는데도 멀쩡한 측면은 현실적으로 구현된 배경과 맞물려 한순간 몰입도를 저해하는 요소로 보입니다.
◆현실과 가까운 조작감, 하지만 재미도 놓칠 수 없다
고속주행에서 헤어핀 커브(U자형 커브)로 돌입할때 차체는 바깥쪽에 붙은 뒤 브레이크를 한계까지 밟고 클러치를 밟은 다음 기어를 한단계씩 내린 뒤 스테어링을 조정해 코스 안쪽으로 붙은 다음 타이어의 그립이 돌아오면 악셀레이터를 전개해 속도를 붙이면서 빠져나가는 일런의 out-in-out 주법은 레이싱 게임보다는 레이싱 시뮬레이션으로 불러야 할 것 입니다.
오락실에서 체험형 기계를 통해 레이스게임을 하던 게이머들이라면 토크, 밸런스, 오버스티어, 트랙션 등 실제 레이스에서 쓰이는 단어들이 귀찮게 느껴지는데요.
포르자 모터스포츠4는 게임의 재미를 살리기 위해 자동 브레이크, 오버스티어 보정, 스테어링 자동 보정등 여러가지 장치를 마련해 마치 '아웃런'과 같이 쉬운 조작을 요하는 세팅을 할 수 있습니다. 급격한 커브가 아니라면 브레이크 따위는 무시해도 되는 장식에 불과할 정도로 쉽게 코너를 공략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또한 크래시레이스가 아님에도 함께 주행하는 AI들은 자주 크래쉬를 유도하도록 구현되어 있어 보다 게임같은 레이싱게임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게임이라도 용서할 수 없을정도의 문제도 있는데요. 먼저 게이머가 스핀(충돌등의 이유로 주행방향이 급격하게 변경되는 경우)을 했을때와 AI가 스핀을 했을때의 리커버리(정상 주행방향으로 복귀하는) 속도의 차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로 보입니다.
물론 게이머의 운전 숙련도에 따라 회복 속도가 다르기 때문에 문제라고 할 수 없다고 할 수 있지만, 쌍방의 측면 충돌 뒤에 언제 그랬냐는 듯 멀쩡하게 라인을 가로지르는 AI를 보고 있자면 이건 사기다를 위치고 싶어집니다.
◆키넥트 연동과 잔재미, 시도는 좋았지만...
레이싱 게임은 싫어하지만 모터쇼는 빠지지 않고 참여해 자동차를 구경하는 게이머라면 포르자모터스포츠4는 반드시 구매해야할 타이틀 일 것입니다.
오토비스타 모드로 불리는 모드는 영국 BBC에서 방송되는 자동차 버라이어티 '탑기어'의 출연자 '제레미 클락'의 실제 음성으로 자동차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내부까지 구경할 수 있습니다.
또한 동작인식카메라 키넥트의 헤드 트래킹 기능과 모션 트랙킹 기능을 이용한 잔재미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레이스 도중 후속 차량을 보기 위해 버튼을 누루면 일시적으로 시점이 변환되는 게임과 달리 포르자 모터스포츠4는 키넥트의 헤드 트랙킹을 이용해 실제로 측면 거울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면 시점이 변경되 실제 자동차를 운전하는 묘한 착각에 빠지게 됩니다. 또 모션 트레킹으로 손을 추적해 특별한 컨트롤러 없이 레이스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키넥트를 이용해 레이스를 할 경우 허공에서 허우적대는 모습을 지켜보기 민만할 뿐만 아니라 20분 정도 게임을 플레이 하다보면 팔이 쉽게 지치기 때문에 왜 이런 기능을 넣었는지 궁금해 집니다. 또한 헤드 테레킹은 키넥트의 낮은 인식율로 인해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커다란 흠입니다.
◆현실과 게임을 넘나드는 포르자 모터스포츠4, 자동차를 좋아하고 쉬운 레이싱을 추구하는 게이머라면...
자동차 한대에 수억원을 넘는 레이싱카들이 마구 들이받으면서 펼치는 레이스를 보신적이 있나요? 현실의 레이스는 아주 사소한 충돌(크래쉬)도 크나큰 재산적 피해와 인명 피해를 끼치기 때문에 무척 위험한 행위로 판단해 여러 제재를 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규정부품을 사용하는 '포뮬러'레이스의 경우 커브 구간에서 추월을 시도할때 선행하는 차는 1회 이상 방향을 바꾸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선행하는 차가 뒤에서 추월을 노리는 차를 견제하기 위해 코너에서 여러번 진료를 변경한다면 큰 사고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기가 발전하고 그래픽이 현실과 유사할 정도로 발전한 요즘 레이싱게임은 게이머의 숙련도에 맞춰 실제 레이스와 비슷한 환경을 구현하는 것을 장점으로 받아들여 게임을 유행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등장한 대형 신작 '포르자 모터스포츠4'는 이런 현실에 가까운 레이싱게임으로 보이지만 설정에 따라서는 오락실에서 하던 레이싱을 떠올리며 즐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만약 너무나 현실적인 레이싱 게임에 지쳤거나, 탑기어를 빼놓지 않고 보는 게이머라면 '포르자 모터스포츠4'를 플레이해보길 권장합니다.
[데일리게임 서삼광 기자 seosk@dailygam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