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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로윈에 열광하는 게임업계, 단오-동지는 모르쇠로 일관

게임업계가 할로윈데이를 맞아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한국 고유 기념일인 단오나 개천절, 동지 등에는 별다른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으면서 서양 기념일인 할로윈데이만 챙기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오는 31일 서양 기념일인 할로윈데이를 맞아 게임업계가 후끈 달아올랐다. 게임 업체들은 저마다 서비스 중인 게임들에 할로윈데이 이벤트를 진행해 이용자들을 붙잡기 위해 나서고 있다. 대부분이 할로윈데이의 상징인 호박을 내세운 이벤트들이다.

넥슨코리아, CJ E&M 게임부문, 네오위즈게임즈, 제이씨엔터테인먼트 등 유명 게임업체들은 모두 할로윈데이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게임업체들 가운데 10월초에 있었던 개천절이나 한글날 이벤트를 진행한 업체는 넥슨코리아 밖에 없다. 그나마도 넥슨코리아의 일부 게임에서 관련 이벤트가 진행됐다.

할로윈데이와 비슷한 개념인 동지에 이벤트를 진행한 업체는 전무하다. 동지가 절기상 크리스마스와 비슷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게임업체들은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진행한다. 한국 3대 명절로 불리는 단오에 이벤트를 진행하는 업체들도 눈을 씻고 찾을래야 찾을 수 없다.

게임 전문가들은 국산 온라인게임의 순기능 요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데도 이를 외면하고 외산문화가 한국문화를 잠식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비판이다. 연세대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박상우 교수는 "한국 고유의 전통을 외면하고 서양 기념일만을 이벤트나 프로모션에 활용하는 것은 게임을 통해 한국을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게임업계는 게이머들의 기호에 맞춘 이벤트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단오나 동지같은 날에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보다 할로윈데이같은 외국 기념일이 이용자들에게 시각적 효과를 높여 이벤트 참여도를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할로윈데이 이벤트를 진행하는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한국 고유의 기념일에 이벤트를 진행하면 더 좋겠지만 이용자들의 참여도나 프로모션 성과가 해외 기념일에 더 높게 나타난다"며 "향후에는 게임의 순기능적인 측면이 더 부각되면서 이용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이벤트를 고심하겠다"고 밝혔다.

[데일리게임 허준 기자 jjoony@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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