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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엇게임즈 오진호 대표 "게이머가 최고 권력자"

라이엇게임즈 오진호 대표 "게이머가 최고 권력자"
한국에 출시도 되지 않은 게임에 전 업계가 이 정도의 관심을 쏟았던 적이 있나 싶다. 게임업계는 물론 e스포츠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지켜보고 있는 게임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이미 한국 이용자들은 북미 서버에 30만 명 이상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한국 출시가 되기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용자들도 대다수다.

라이엇게임즈 직원들의 피로도는 현재 최고 수준이지만 마음만큼은 어느 때보다 즐겁다. 오진호 아시아 지역 대표 역시 마찬가지였다.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한국 이용자들에게 게임을 서비스하기 위해 밤 낮 없이 일하고 있다. 몸은 힘들지만 하루 빨리 LOL을 플레이 하고 싶어 하는 한국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용자들 역시 라이엇게임즈가 자신들을 위해 밤 낮 없이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더욱 응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대표가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수시로 커뮤니티를 들어가 댓글을 달아주며 이용자들과 소통하고 있는 라이엇게임즈의 기업 운영 방식이 한국 게임사들만 상대하던 이용자들에게는 신선할 수밖에 없다. 이용자를 위한 게임사 라이엇게임즈 오진호 대표의 입에서 나오는 그동안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신기하기만 한 이야기들을 지금부터 함께 들어보자.

◆ 이용자의, 이용자를 위한, 이용자에 의한 라이엇게임즈

"라이엇게임즈요? 우리나라 게임사들이 보고 배웠으면 하는 회사에요. 이용자들의 목소리를 절대 외면하지 않거든요. 돈 버는 데만 급급한 회사들이 보기에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정책들이 많아요. 유저들이 어떤 게시판에 푸념조로 불만 사항을 적어 놓으면 바로 직원이 댓글을 달아 오히려 작성자가 놀라는 경우도 부지기수거든요."

나이스게임TV 정진호 대표가 라이엇게임즈를 두고 한 말이다. 이런 게임사는 처음 봤다며 시작했던 정 대표의 이야기는 들으면 들을수록 이렇게 해서 라이엇게임즈가 돈을 벌 수 있을지 의심할 정도였다. 라이엇게임즈는 사용자들에게 모든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진짜 ‘이용자를 위한’ 게임사였다.

이 이야기를 전해들은 오진호 대표는 나지막하게 웃었다. 한 두 번 들었던 이야기가 아닌 듯했다. 심지어는 이용자들도 댓글로 "우리는 좋지만 이렇게 운영하다 회사가 망할까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니 말이다.

라이엇게임즈 오진호 대표 "게이머가 최고 권력자"

"이렇게 회사를 운영해서 남는 것이 있냐고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요(웃음). 저희 이용자 중에서는 라이엇게임즈를 망하지 않게 하기 위해 필요도 없는 영웅캐릭터를 사는 분들도 있어요(웃음). 라이엇게임즈는 이용자들에게 지갑을 열게 하는 것 보다 마음을 열게 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믿고 있습니다. 마음을 열어 신뢰를 얻고 나면 이용자들은 돈보다 더 큰 것들을 회사에 돌려주시더라고요."

LOL 미국 서버에 이미 한국 이용자들이 다수 접속해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굳이 서비스를 하지 않더라도 큰 문제는 없는 상황이다. 투자 없이도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지만 라이엇게임즈는 수많은 한국 이용자들의 귀여운(?) 협박을 무시하지 못했다. 라이엇게임즈는 채팅을 영어로 해야 해 힘들다거나 서버 거리가 멀어 자주 끊긴다며 빨리 한국 서버를 만들어 달라는 이용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결국 한국 런칭을 결정한 것이다.

한국에 당장 LOL을 출시하지 않는 것도 철저하게 이용자를 먼저 생각한다는 라이엇게임즈의 철학 때문이다. 한국 이용자들에게 프리미엄을 주기 위해 현재 구미호 챔피언을 개발 중이다. 또한 서버 안정화를 위해 밤 낮 없이 테스크를 반복하고 있다. 미주지역에 서비스되는 게임 버전 그대로 가지고 와 한국에서 런칭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라이엇게임즈는 굳이 돈을 들여 개발을 따로 하고 있다. 오직 이용자를 위해서 말이다.

"구미호 챔피언이 나온 뒤 6개월 동안 나오는 수익금 전액을 기부하겠다는 발표에 많은 분들께서 깜짝 놀라시더라고요. 우리가 구미호 챔피언을 개발하는 이유가 한국 시장에서 돈을 벌기위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동안 기다려 주고 미국 서버까지 찾아와 LOL을 즐겨준 고마운 한국 이용자들에게 주는 선물이라 생각했습니다. 선물을 주면서 돈을 받는 다는 것은 말이 안 되잖아요."

철저하게 이용자에게 모든 초점이 맞춰진 라이엇게임즈만이 할 수 있는 말일 것이다. 현재 오 대표는 구미호 챔피언 수익금을 어떻게 기부할지 직원들과 의논 중이라고 한다. 직원들도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오 대표는 "몸이 피곤해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이유도 이용자들이 즐거워할 일을 하니 힘든 줄 모르겠다"고 전했다.

라이엇게임즈 오진호 대표 "게이머가 최고 권력자"

◆ e스포츠는 이용자들에게 주는 선물

게임업계뿐만 아니라 e스포츠 업계도 LOL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을 오진호 대표도 잘 알고 있었다. 오 대표 역시 한국에서 LOL을 서비스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하나의 이유가 e스포츠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e스포츠를 대했던 다른 게임사들과 오 대표의 생각은 확실히 달랐다. 오 대표는 억지로 e스포츠 종목으로 만들 계획도, 지재권 문제로 한국 e스포츠 시장과 마찰을 일으킬 생각도 없다. 이번에도 오 대표 입에서 나온 말은 "이용자를 위한"이었다.

"한국 e스포츠 시장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웃음). 라이엇게임즈가 내린 결론은 억지로 종목을 만든다고 활성화 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죠. e스포츠는 게임을 즐기는 이용자들의 요구에 의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스포츠 대회는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넓히는 하나의 방법이 아닐까요?"

라이엇게임즈는 얼마 전 55억을 들여 전세계 리그 토너먼트를 열었다. 전 세계 각지에서 LOL을 즐기는 유저들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이용자들에게 LOL을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로 자리매김 했다. 미주서버에서 LOL을 즐기는 한국 유저들 역시 이번 토너먼트에 다수 참가했다고 한다.

"e스포츠는 이용자들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선물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은 애초부터 한 적이 없습니다. 한국 이용자들이 리그를 원하면 리그를 열 겁니다. 그것이 바로 e스포츠가 아닐까요? 방송으로 리그를 중계하는 것 역시 이용자들에게 게임을 하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동시에 주기 위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e스포츠 종목으로 활성화 시키기 위해 방송을 하고 돈을 투자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죠. 모든 것은 이용자들이 원할 때 이뤄지는 것입니다."

오 대표는 "스타크래프트가 e스포츠 종목으로 확고하게 자리매김 한 과정을 살펴보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또한 스타크래프트가 초반부터 크게 대회가 생겨난 것이 아니라 지역 PC방에서 조그맣게 대회가 계속 열렸고 그들의 욕구가 점점 커져 큰 대회가 자발적으로 생겨났다는 점을 주목했다.

"독단적인 생각으로 밀어 붙이게 되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잖아요. LOL은 절대로 억지로 모든 것을 하려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모든 과정이 자연스럽다면 한국e스포츠 시장과 마찰이 생길 수가 없겠죠. 이용자들을 위해 모든 일을 진행하게 되면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 자신합니다."

LOL에 대한 한국 e스포츠 업계의 관심이 크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오 대표는 지금부터 차근차근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의견을 접할 계획이다. 오 대표는 라이엇게임즈가 독단적으로 움직일 일은 없다고 못 박았다.

"게임사가 e스포츠를 대하는 태도는 명확해야 한다고 봅니다. 저희가 55억을 투자해 글로벌 리그를 하는 이유는 LOL을 즐기는 이용자들에게 더 재미있는 놀 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거든요. 한국e스포츠의 매력은 그 리그를 보는 재미를 더해줄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을 더욱 재미있게 만드는 능력이 있는 한국e스포츠에 저희가 오히려 더 많은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LOL이 어떻게 e스포츠 종목으로 성장할지 설레요."

라이엇게임즈 오진호 대표 "게이머가 최고 권력자"

오 대표는 한국e스포츠 시장을 축구의 프리미어리그에 비유했다. 오 대표는 "왠지 한국에서 성공하지 못하면 세계에서도 인정 받지 못하는 느낌을 받아 한국에 오게 됐다"고 전했다. 그만큼 한국 온라인 게임과 e스포츠 시장은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 있는 것이다.

◆"고객 만족, 발로 뛰겠소"

라이엇게임즈에 가보면 회사 기조가 붙어 있지 않다. 벽에 걸린 멋있는 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단 그들의 머리 속에 항상 자리잡고 있는 기조는 있다.

"발로 뛰어 이용자들을 만나고 그들이 만족할 때까지 쉬지 마라!"

고객상담 관계자만 이용자들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 전원이 댓글로 그들과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만 봐도 그들의 기조가 얼마나 확고한지 알 수 있다. 이용자를 위해 직접 발로 뛰는 라이엇게임즈 직원들은 이 작업을 억지로 하지 않는다. 이용자들과 직접 만나는 일을 스스로도 즐거워한다.

"대표부터 그렇게 행동하니 직원들도 자연스럽게 발로 뛰더라고요(웃음). 앞으로도 계속 발로 뛰는 기업이 될 겁니다. 절대 자만하지 않겠습니다. 계속 이용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행동할 테니 지켜봐 주세요."

오 대표는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한국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실수가 있을 수 있지만 그런 부분에 대해 너그러운 이해를 부탁했다.

"새로 시작하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하나 잊지 말아주세요. 항상 발로 뛰고 노력하는 기업이라는 점 그리고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이용자들을 위해 존재하는 기업이라는 것은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한국 이용자들의 머리 속에 라이엇게임즈가 그렇게 자리잡았으면 좋겠어요. LOL 기다려준 많은 이용자들에게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앞으로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데일리게임 곽경배 기자 nonny@dailygame.co.kr]
[데일리e스포츠 이소라 기자 sora@dailyesport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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