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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주년] 불과 3년만에…게임산업진흥법, 규제법으로 변신

최근 게임업계는 온라인게임 과몰입과 '셧다운제'로 인해 신음하고 있습니다. 지난 3년동안 가장 '살벌한' 된서리를 맞은 산업 영역이 바로 게임산업인데요. 그 사이 어떤 규제가 새로 생겨났는지 짚어보고, 게임 업계 종사자들이 기대를 모았던 게임산업진흥법이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전혀 다른색깔로 윤색됐는지 살펴봤습니다. <편집자주>

[창간 3주년] 불과 3년만에…게임산업진흥법, 규제법으로 변신

지난 3년간 게임산업에는 많은 규제정책이 생겨났습니다. 청소년 보호를 골자로한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 피로도 시스템 도입, 게임 과몰입 대응 사업에 대한 예산 증액, 웹보드게임의 사행성을 조장하는 게임머니 간접충전에 대한 금지 방안 등 각양각색의 규제가 게임산업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물론 진흥책도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워낙 규제가 많아 진흥에 관한 법률이 눈에 띄지 않았을 뿐더러, 진흥인지 규제인지 구분이 안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내놓은 게임 이용자를 위한 상담치료사업, 그린게임캠페인, 게임과몰입대응 TF활성화사업 등이 있었지만, 결국 게임 과몰입 예방 및 올바른 게임문화 조성를 위한 취지를 알리는데 그치고 말았습니다. 사실 제대로 알렸는지조차 알 수 없기도 합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게임 과몰입과 역기능이 사회 문제로 부각되며, 셧다운제를 앞세운 여성가족부를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등 각 정부 부처의 규제 정책이 게임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현재 여성가족부는 청소년들의 심야시간 PC 온라인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셧다운제를 오는 20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며, 오픈마켓 모바일 게임의 사전등급분류 면제 등으로 인해 게임산업진흥법이 또 한번 개정됐습니다. 게임물등급위원회의 권한이 대폭 축소되는 한편, 유소년층 전용 게임등급 연령대를 실시하고, 확률형 아이템 판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의 입법예고를 한 상태로, 게임물등급위원회의 명칭을 게임물관리위원회로 바꾸고 문화부장관이 정하는 고시에 따라 민간 자율등급분류기구를 지정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이는 등급분류 중심인 게임물등급위원회의 권한을 민간자율심의 도입에 발맞춰 사후심의 위주로 전환하기 위한 것입니다. 향후 설립될 민간심의 기구가 청소년이용불가 게임물과 아케이드 게임물을 제외한 모든 게임들의 심의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문화체육관광부는 정부입법을 통해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규제를 가할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욱 확산되고 있습니다. 문화부는 당초 지난 10월 30일까지 업계로부터 자율 규제안을 취합해 이를 수용하거나 행정명령을 내릴 계획이었으나, 대책안을 마련하지 못해 한 달 가량 유예기간을 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문화부의 게임과몰입 대책은 해를 거듭할 수록 심화되는 분위기입니다. 문화부의 게임과몰입 종합대책에 따라 게임 내 피로도시스템 도입은 물론, 아이템 현금거래 규제, 선택적 셧다운제 등 다양한 규제책이 마련됐죠.

특히 셧다운제 도입은 충격적입니다. 당장 이달 20일부터 시행 예정이라, 게임업체들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법안을 따라가야하는 실정입니다.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았을 뿐더러, 일부 콘솔 게임기 및 모바일, 개인정보 수집이 불가한 게임의 경우 셧다운제에 포함되지 않아 형평성 논란에 불을 지핀 상태죠.

더욱 안타까운 사실은 게임주무부처인 문화부가 나서 여성가족부를 끌어들인 것인데요. 게임산업진흥법을 앞세워 굳이 게임법 속에 셧다운제 관련 조항을 넣어야만 했을까라는 생각입니다. 게임법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입니다. 진흥을 목적으로 제정됐지만 결과적으로는 규제가 더 많은 법이 된 것 같네요.

돌이켜보면 비단 게임산업 뿐만 아니라 문화 콘텐츠 산업 전반에 걸쳐 역기능은 존재하기 마련인데, 왜 게임산업만 규제가 높아지는지 안타까울 따름이네요.

게임업계 관계자들도 이제는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커지고 있습니다. 진흥은 바라지도 않고 규제만 하지말아 달라는 이야기인데요. 게임산업에 대한 성장과 국가적 위상이 높아질 수록 규제가 높아진다며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입니다. 일각에서는 셧다운제 도입은 게임산업 말살 정책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내년에는 또 어떠한 규제로 압박을 가할지 걱정이 앞섭니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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