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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 경품을 보면 트렌드가 보인다

게임업계 경품 마케팅이 날로 고도화 되고 있다. 높게 치솟은 순금 시세에 따라 순금을 앞세운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는가 하면, 외제 승용차, 최신형 전자기기 등 시대적 트렌드에 맞춘 경품으로 게이머들의 눈을 현혹하고 있다. 지난 2009년에는 전세값 폭등에 따른 1억 원 상당의 아파트를 경품으로 내거는 등 경제적인 여파에 따라 다양한 경품을 내세우는 것도 눈길을 끈다.

게임업계, 경품을 보면 트렌드가 보인다


지난 10년 간 게임업계 경품 리스트를 살펴보면 가장 많이 등장한 경품은 IT/전자기기로, TV, 노트북, PC 등 게임과 관련한 상품이 보편적으로 지급됐다. 게임이란 특수성을 감안해 이용자 다수가 PC 등과 관련한 품목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해 볼 수 있다. 또 사회적으로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PC방을 제외한 가정에서의 PC, 인터넷 이용 환경이 그리 좋지 못했던 편에 속했기 때문에 PC, 노트북 등을 보급하기 위함으로 풀이 가능하다.

국내 온라인게임 태동기로 불리는 2001년엔 미니컴포넌트와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등이 주요 경품으로 나타났다. 당시 주요 고객층인 게이머들의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20~30대 고객들이 주를 이뤘기 때문에 MP3플레이어 등의 IT기기가 경품으로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 MP3플레이어는 2000년대 초반 누구나 하나씩 소지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제품이기도 했다.

2002년에는 DVD 열풍과 함께 게임업계도 DVD 플레이어와 각양각색의 타이틀을 앞세운 홍보에 열을 올렸다. 또한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2'도 경품으로 등장해 이용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당시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플스2를 경품으로 내걸며 눈도장은 확실히 찍었지만, 정작 온라인게임에 대한 관심 보다 플스 마니아들의 관심을 더 끌었던 것 같다"며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또 "이 때부터 온라인게임에 대한 '경품족'이 성행한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음해인 2003년부터는 순금과 자동차, 해외여행 패키지 등 고가의 경품이 출현한다. 게임업계는 자사 온라인게임을 앞세운 게임대회를 개최하는 한편, 대회 수상자를 대상으로 자동차 등 고가의 경품을 제공한 것. 이 때만 해도 자동차 등을 앞세운 마케팅 수단은 미디어를 통해 과장된 광고가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심지어 일반 서민들에겐 꿈도 꾸기 어려운 고급 외제차가 경품으로 지급되기도 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는 IT기기의 발전과 함께 경품도 단계적인 업그레이드 제품을 내놓았고, 시대적인 흐름을 반영해 스노우보드 세트, 스키 시즌권, 월드컵 여행권, 콘솔 게임기기 등이 선보여졌다. 특히 2005년엔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360을 비롯, 다양한 콘솔기기가 경품으로 지급되는가 하면, DMB 휴대폰, 카메라폰 등과 같은 통신기기가 제공되기도 했다.


게임업계가 내놓은 경품 중 가장 눈길을 끄는 품목은 '아파트'다. 2009년 써니파크는 '룬즈오브매직' 론칭을 기념해 경품으로 1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선물로 내놓았다. 그야말로 복권이나 다름없는 셈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아파트 제공은 정부기관의 조치에 따라 철회됐고, 써니파크는 이에 준하는 경품으로 대체해야 했다. 경품 규모가 정서상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부터는 애플 제품이 게임업계 경품 인기 품목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아이폰4G를 비롯해 아이패드 등 태블릿 PC 제품을 선물로 주는 업체가 비일비재하다. 스마트폰 열풍에 맞춘 마케팅 수단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으나, 거의 대부분의 게임사가 아이패드 등을 내세운 모습에 경품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 바 있다.

올해는 순금과 명품이 눈에 뛴다. 순금이나 명품의 경우 게임업계 뿐만 아니라 각 산업별로 단골로 지급하는 품목이기도 하지만, 올해는 특히 많은 게임사가 순금이나 명품을 택했다. 또 최신형 DSLR 카메라를 비롯해 고가의 자전거도 경품으로 자주 나왔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동향이나 트렌드에 맞춘 경품 이벤트도 좋지만 우려먹기나 단순 한방 논리 식 이벤트도 많이 나왔던 것 같다"며 "앞으로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참신한 경품 이벤트로 게임사, 고객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마케팅이 시도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일리게임 이재석 기자 jshero@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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